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포스터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포스터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주의! 이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영화 <신비한 동물사전>(2016)은 <해리포터>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으로 영화 속에서 '신비한 동물사전'을 쓴 뉴트(에디 레드메인)의 모험을 이야기한다. 원작 소설이 없는 이 영화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쓴 소설가 J.K. 롤링이 직접 각본을 썼다. 이 영화는 개봉 후 전 세계에서 8억 달러(한화 약 9천억 원)이 넘는 흥행성적을 올렸다.

이 시리즈는 전체 5부작으로 기획되었으며, 이번에 개봉한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그 두 번째 이야기다. 주인공 뉴트는 상대방과 이야기할 때 눈을 잘 마주치지 못하고 대화에 서투르지만 신비한 동물들을 대할 때면 자신감이 넘치고 행복해 보인다. 인간관계에 서툰 그의 모습이 더 인간적으로 보이는 건 현실에서 관객이 느끼는 관계의 어려움을 잘 대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영화 속에서 어두운 존재를 좇아 음모를 밝히고 악당을 물리치는 모습은 관객들에게 쾌감을 줬고, 뉴트가 가진 특성은 이 영화가 가진 강력한 아이덴티티가 되었다.

기대감을 높이는 초반 그린델왈드의 탈옥 장면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스틸 컷.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스틸 컷.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일단 영화의 첫 장면은 악당인 그린델왈드(조니 뎁)의 탈옥 장면이다. 매우 위엄 있게 시작한 영화는 그린델왈드가 탈출한 순간부터 속도감 있게 전개된다. 조니 뎁이 연기한 그린델왈드는 아주 창백하고 차가운 이미지로 대척점에 있는 덤블도어(주드 로)와 완전히 상반된 이미지로 그려진다. 그린델왈드가 차가운 겨울의 이미지라면, 덤블도어는 따뜻한 여름의 이미지다. 그런 측면에서 그린델왈드가 탈출하는 액션 장면은 그의 성향이나 추구하는 바를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뉴트는 덤블도어를 대신해 그린델왈드가 강력한 능력을 가진 크레덴스(에즈라 밀러)를 찾는 것을 막는다. 영화 내내 뉴트는 그들의 중간점에서 명확한 자신의 위치를 찾으려 애쓴다. 형 테세우스(칼럼 터너)와 갈등하고, 정치적인 사건에 얽히지 않으려 애쓰지만, 봄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그는 결국 여름과 겨울 한가운데에서 양쪽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

영화 내내 이어지는 산만한 이야기 전개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스틸 컷.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스틸 컷.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사실 이 영화에서 등장하는 캐서린(티나), 퀴니(앨리슨 수돌), 제이콥(댄 포들러), 레타(조 크라비츠), 내기니(수현) 등의 캐릭터는 그린델왈드와 덤블도어의 이야기의 곁가지에 불과하다. 그래서 영화 속에서 그들의 이야기가 반복해서 등장하고 과거 이야기가 나올 때 몰입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영화 내내 인물을 바꿔가며 계속되며 몰입을 방해한다. 그린델왈드가 크레덴스를 포섭하는 과정 중에 크레덴스의 과거 이야기에 일부 인물이 얽혀있기는 하지만 사실 그것조차 영화의 트릭에 가까워 보는 이를 혼란스럽게 한다.

이번 2편의 이야기에서 영화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관객에게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는다. 많은 인물들을 내세워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뉴트가 이 사건에 개입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보여주게 되는데, 이는 모든 면에서 매끄럽지 못하다. 왜 뉴트가 이 사건 속에 휘말리게 될 수밖에 없는지, 그린델왈드는 왜 그렇게 덤블도어와 갈라질 수밖에 없는지 등 영화의 여러 측면에 대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앞으로 나올 나머지 3편의 시리즈에서 그 이야기가 보충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2편은 여러모로 불필요한 이야기들이 너무 많은 느낌이었다. 신비한 동물들을 간간히 보여 주면서 시선을 사로잡지만 큰 액션 장면이 처음과 끝에만 배치되어 있어 그 부분을 제외한 영화의 중반부는 다소 늘어진다. 또한 <해리포터> 시리즈나 이 영화의 전작인 <신비한 동물사전>을 보지 않은 관객들은 영화의 전개를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이 영화의 이야기는 불친절한 측면이 많다.

매력적인 캐릭터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언제쯤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스틸 컷.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 스틸 컷.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마지막 그린델왈드가 하는 정치적 연설은 이 영화가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해나갈 것인지를 보여준다. 그가 하는 연설은 일종의 정치적 기만에 가깝다. <신비한 동물사전> 시리즈에서 가장 현실의 정치적 상황을 대변하는 캐릭터인 동시에 관객에게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가장 많은 캐릭터다.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는 영화 내내 그린델왈드의 범죄보다는 그의 정치적 선동에 더욱 집중한다. 앞으로 이어질 시리즈에서는 이 분열된 세력 간의 충돌을 통해 긴장감 있는 이야기 전개를 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영화가 <해리포터> 시리즈의 팬들을 위한 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이번 2편에서는 호그와트의 과거 수업 과정이 보여지고 맥고나걸 교수, 덤블도어가 직접 수업하는 장면도 들어있다. 또한 호그와트가 처음 등장할 때 들려지는 해리포터의 배경음악은 기존의 팬들만큼은 만족시키기 충분해 보인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동근 시민기자의 브런치, 개인 블로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신비한동물사전 조니뎁 신비한동물사전과그린델왈드의범죄 에디멘드레인 해리포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여러 영화와 시리즈가 담고 있는 감정과 생각을 전달합니다. 브런치 스토리와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서 영화에 대한 생각을 전달하고 있어요. 제가 쓰는 영화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저의 레빗구미 영화이야기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에서 더 많은 글을 보실 수 있습니다. 같이 영화가 전달하는 감정과 생각을 나눠봐요. :)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