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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일 <뉴스톱> 대표
 김준일 <뉴스톱> 대표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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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짜뉴스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며 몇몇 언론사는 팩트체크 담당 부서를 두고 전문적인 팩트체크를 해나가고 있다. 그러나 팩트체크를 부서 차원이 아니라 전문으로 하는 미디어가 지난해 창간되었다. 바로 <뉴스톱>이다.

뉴스톱은 기존 언론사와 달리 우리 사회 논란이나 문제가 되는 이슈를 팩트체크해 기사를 쓰고 있다. 한국에서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로는 유일한 곳이다. 현재 가짜뉴스 논란을 김준일 뉴스톱 대표는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 지난 14일 서울 혜화역 근처에 있는 뉴스톱 사무실에서 만났다.

다음은 김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팩크체크가 더 많이 필요해진 세상

- 최근 가짜뉴스가 사회 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가짜뉴스란 단어가 본인을 반대하는 언론이나 정치세력을 낙인찍는 식으로 오남용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이 단어를 사용하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CNN을 보며 'CNN은 가짜뉴스(CNN is fake news)'라고 얘기를 했어요. 가짜뉴스란 단어에 집착하기보다는 사회 전체적으로 허위정보나 잘못된 정보가 얼마나 퍼져있는지를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과거에도 가짜뉴스나 허위정보가 있었지만 전파 속도가 훨씬 느렸죠. 이제는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인해서 이들이 더 빨리 확산되고 유통됩니다. 그런 점에서 허위정보가 미치는 사회적 영향력이 훨씬 커졌죠.

그런데 뒤집어 생각해 보면 이걸 바로잡는 팩트체크 정보도 그만큼 빨리 확산될 수 있어요. 다만 팩트체크의 전파 속도는 허위정보 또는 가짜뉴스보다 느립니다. 그래서 팩트체크를 더 많은 곳에서 해야 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 가짜뉴스라는 단어에 대해 얘기를 하셨는데 가짜뉴스라면 장난 같은 느낌도 있지 않나요.
"페이크(fake)라는 단어를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fake는 가짜로 번역되는데 보통 사람들이 생각할 때 가짜의 반대는 '진짜'잖아요. 가짜뉴스라고 하면 뭔가 짝퉁 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진짜의 모조품이라는 의미죠. 그런데 fake의 반대말은 진짜(real)가 될 수도 있지만 참(true)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페이크 뉴스는 거짓(false)뉴스도 되는 겁니다.

전통 언론사들이 페이크뉴스의 문제점을 강조하는 이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죠. 전통 언론사들은 가짜뉴스의 문제점을 부각하면서 이것이 유통되는 플랫폼들의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그런데 가짜뉴스라는 단어에는 진짜뉴스라는 것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가짜뉴스를 지적하면 전통 언론사는 진짜뉴스를 생산하는 곳이 됩니다. 그래서 전통적인 언론사가 만드는 것만이 진짜뉴스가 되고, 나머지는 가짜뉴스가 됩니다. 그런데 그게 정확한 구분법이냐는 거죠."

- 그럼 전통적인 언론에서도 가짜뉴스가 나오나요.
"이 부분은 논란의 여지가 있어요. 왜냐면 가짜뉴스는 사회적으로 합의된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마다 생각하는 정도가 다릅니다. 대체로 언론계에서 공통분모로 나오는 가짜뉴스의 정의는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내용이 허위여야 합니다. 두 번째는 뉴스의 형식을 어느 정도 갖춰야 하고요. 세 번째는 정치적·경제적 이득을 위해 독자를 속이려는 목적성이 있어야 합니다. 미국에서 가짜뉴스의 대표사례로 꼽히는 것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트럼프를 지지했다는 기사인데, 내용이 허위이고, 기사 형식을 띠고 있으며, 트럼프 당선과 클릭 수 증가라는 이익을 얻기 위한 목적성이 있었죠.

일반적으로 언론사의 오보는 가짜뉴스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위 세 가지 기준을 적용한다면 한국 언론에도 가짜뉴스가 꽤 있습니다. 전통 언론사에서 내보내는 기사 중 내용이 허위이면서, 자사의 이익을 위해 독자를 기만하려는 목적성이 보이는 기사가 꽤 있습니다. 기사니까 당연히 기사 형식을 갖췄고요. 내용의 허위, 언론 기사 형식, 기만적 의도 세 가지가 다 충족된다면 전통 언론사가 내보내는 것도 가짜뉴스로 볼 수 있습니다."

- 그럼 유튜브 방송 중에서 가짜뉴스로 볼 수 있는 게 있나요.
"유튜브의 시사 논평 방송의 경우 다양한 형식이 존재하잖아요. 저도 팩트체크할 목적으로 <정규재TV>를 봤어요. 거기는 스튜디오를 차려놓고 뉴스 형식을 그대로 똑같이 해요. 만약 정규재TV가 허위 내용을 기사 형식으로, 남을 속일 목적으로 보도를 했다면 가짜뉴스에 해당할 수도 있는 거죠.

그런데 '어디까지가 뉴스형식인지'에 대한 합의가 없어요. 모두가 1인 저널리스트인 시대에 어떤 것을 뉴스형식으로 봐야 할까요. 김어준의 인터넷 방송 <다스뵈이다>는 뉴스 형식일까요, 아닐까요? 그래서 유튜브의 잘못된 내용을 담고 있는 모든 동영상이 가짜뉴스라고 보기는 힘듭니다.

시중에 유통되는 루머나 소위 '지라시'를 모두 가짜뉴스로 분류하는 것에 대해 의문이 있어요. 개념적으로 혼선이 있기 때문에 가짜뉴스라는 단어 자체를 쓰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2016년 가짜뉴스란 단어가 한국에 들어오기 전에 우리는 이런 것들을 허위정보, 조작정보, 루머 등으로 불렀어요."

- 편의상 가짜뉴스로 할게요. 가짜뉴스와 루머는 다르다는 이야기인가요.
"네. 조금 달라요. 루머의 역사는 오래됐습니다. 수천 년 전 인류가 시작되면서 루머가 시작됐다고 보는 사람도 있고요. 시중에 떠도는 소문을 보통 루머라고 부르는데, 개중에는 시간이 지나면 맞는 것도 있거든요. 악의적으로 누군가 음해하기 위해 퍼뜨리는 루머도 있고 아니면 개연성을 가지고 자연발생적으로 나타나는 루머도 있습니다.

루머는 좀 더 넓고 느슨한 개념으로 봐야 하고요, 가짜뉴스는 정보의 조작과 전파가 손쉬워진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나타난 허위정보의 특수한 형태를 지칭하는 것으로 봐야 합니다."

- 가짜뉴스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으로 보세요.
"첫 번째 너무 많은 정보가 사람들에게 주어지잖아요. 현대인은 대부분 정보 과부하상태예요. 페이스북하시죠? 저도 페친들이 공유한 기사의 제목만 보고 지나가는 것 되게 많아요. 바쁘잖아요. 그런데 제목과 내용이 달랐을 때 제목만 본 사람들은 낚이는 거죠. 실제 제목만 보고 내용 안 보는 사람이 70~80% 된답니다. 사람들이 가짜뉴스를 믿는 것도 문제지만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중요한 정보가 밀려난다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게다가 이런 가짜뉴스가 많으면 저널리즘 전체 신뢰도가 하락합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모두가 최소한으로 공유하는 가치가 중요하고 그런 가치를 토대로 서로 토론이 가능한 건데, 가짜뉴스는 최소한의 공유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작동합니다. 서로 완벽하게 다른 정보를 듣고 세상을 바라본다면 사회의 분열이 더욱 심각해지겠죠."

- 그럼 일반 시민은 어떻게 가려내야 하나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한눈에 구별하는 방법은 없어요. 저 같은 경우에도 들여다봐야 맞는지 아닌지 알 수 있습니다. 일단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렇게 놀라운 사실이'라고 느낀다면 가짜뉴스일 확률이 높아요.

저는 '섹시하면 의심하라'고 얘기하거든요. 이제서야 이렇게 놀라운 사실이 알려졌을 리가 없습니다. 분명 과장이 있거나 와전됐거나 조작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한국 사회가 워낙 역동적이어서 놀라운 사실이 계속 벌어지기는 하죠. 그럼에도 너무 자극적인 정보라면 한 번 더 의심해볼 필요가 있죠.

두 번째는 확증 편향이라고 하죠, 보고 싶은 거만 보고, 믿고 싶은 거만 믿는 것을 말하는데 본인의 확증 편향을 조금만 의심해보라는 거예요. 내가 한쪽 시각으로만 바라보는 게 아닌지요. 문재인 대통령을 무조건 빨갱이로만 바라본다든지 문 대통령이 틀릴 리가 없다는 고정된 시각으로 접근을 하면 오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거예요.

또 하나는 제목에 속지 말라는 겁니다. 의심스러우면 제목 말고 내용을 보세요. 그러면 제목과 내용이 안 맞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 의심스럽고 진위가 확인이 안 된다면 팩트체커에게 물어보시면 가능한 한도 내에서 성심성의껏 팩트체크하겠습니다."

한국 저널리즘의 현실은...
 
 김준일 <뉴스톱>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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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인 뉴스톱을 창간했잖아요. 1년 5개월 정도 되었는데 어떠세요.
"작년 대선 즈음에 일종의 사명감으로 시작했죠. 문제가 많아서 시작했는데 해도 끝이 없어요. 허위정보 가짜뉴스는 넘쳐나는데 팩트체크 작업이 따라가질 못하는 거죠.

왜냐하면 팩트체킹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거든요. 팩트체크 업무에는 가짜뉴스의 진위를 가리는 것뿐 아니라 정치인과 유명인의 주장을 검증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미국 팩트체커의 주요 업무 중 하나가 트럼프 대통령이 거짓말했는지 안 했는지를 가려내는 일이거든요. 저희도 중요 정치인의 발언을 검증하고 있습니다.

일부 팩트체크는 시간이 정말 많이 걸립니다. 팩트가 맞는지 아닌지를 일일이 체크하다보면 '기사 생산성'이 좋지 않아요, 어떤 기사는 하나 작성하는데, 일주일씩 걸리기도 합니다. 체르노빌에서 방사능으로 몇 명이 사망했나를 검증하는데 해외의 공식자료와 연구를 다 뒤졌어요. 한국에서는 저널리즘의 가치보다는 기사 클릭 수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기사 생산성이 좋지 않으면 재정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 기존 언론이 아닌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를 선택한 이유가 있을 거 같아요.
"한국에 '팩트만 다루겠다'라거나 '팩트가 생명이다'는 식으로 표현을 쓰는 언론사는 있지만 팩트체크 전문으로 하는 곳은 저희밖에 없습니다. 그만큼 쉽지 않은 길인데 저는 한국의 저널리즘 질 향상을 위한 실험이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경향신문을 10여 년 다니다 그만두고 미국에서 4년간 저널리즘 박사과정을 하며 다양한 미국의 저널리즘 실험을 지켜봤는데 팩트체킹이 한국에 꼭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마이뉴스가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는 모토로 2000년대 초반에 한국 저널리즘에 활력을 불어넣었잖아요. 저희는 '모든 전문가는 팩트체커다'란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한국의 전문가들은 사회적으로 존경도 받고, 돈도 잘 벌고 있습니다. 이젠 그동안 받은 것을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 방식 중 하나가 팩트체킹 참여라고 생각합니다.

기자가 팩트체킹을 하더라도 어차피 전문가를 취재하거나 조언을 얻어야 합니다. 그러면 전문가들이 직접 팩트체킹을 하면 훨씬 전문적이고 제대로 할 수 있겠단 생각을 한 거죠.

뉴스톱에는 현재 20여 명의 전문가 팩트체커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여러 시민사회단체가 뉴스톱과 함께 팩트체킹을 하고 있고요, 교수나 전직 기자 등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어요. 전문가들의 지식과 재능을 사회에 도움 되는 방향으로 쓸 수 있게 다리를 놓는 거죠.

참여하는 전문가분들께는 팩트체커라는 자부심과 일정 정도의 원고료를 드리고 있습니다. 수년 안에 100명 이상의 전문가 팩트체커를 뉴스톱에 모실 생각입니다. 한국에는 아직 없는 미디어 모델이죠."

- 어려움이 있을 것 같아요.
"돈이 제일 큰 문제죠. 한국은 저널리즘 가치가 인정받기 힘든 사회입니다. 좋은 기사를 쓴다고 돈을 더 벌 수 있는 게 아니라서요. 클릭 수가 많이 나오는 기사가 우대받고 광고도 붙잖아요. 저희는 그런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어요. 다만 재정적으로 자립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공익재단으로부터 펀딩을 받기 위해 노력 중이고요, 앞으로는 독자 후원도 시도해볼 생각입니다."

- 팩트체크 아이템을 잡는 기준이 있을 거 같아요.
"기준은 딱히 없어요. 다만 관심 있는 분야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각자 자신의 전문 영역이 있잖아요. 예를 들어 개그맨 출신인 정재환 전문가 팩트체커는 한글문화연대 대표이고 성균관대에서 역사학으로 박사학위도 받았거든요. 그분 같은 경우 본인이 제일 잘 아는 한글과 관련된 한국 근현대사를 주로 쓰세요. 소속된 팩트체커 역시 대부분 주요 관심사가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 주로 정치 분야와 허위정보 팩트체크를 주로 합니다. 그래서 일베도 자주 들어가서 동향을 살피죠(웃음)."

- 팩트체크하며 겪는 어려움도 있을 텐데.
"모든 게 어렵죠. 팩트체크는 아이템 선정부터 쉽지 않습니다. 허위 정보라도 팩트체크할만한 가치가 있는지 판단을 해야 하거든요. 게다가 기사의 팩트가 틀릴까 봐 매우 신경을 씁니다. 팩트체크했는데 틀린 내용이 있으면 안 되잖아요. 다른 언론과 큰 차별점은 팩트체크의 모든 근거자료를 기사 안에 제시하는 겁니다. 온라인에서 획득 가능한 자료는 하이퍼링크를 넣어 바로 갈 수 있도록 합니다. 링크가 많으면 30개씩 들어가요. 시간이 많이 걸릴 수밖에 없죠."

- 팩트체크 하며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앞으로도 계속할 일이 많겠다는 생각이요. 가짜뉴스가 끊이지 않고, 예전 루머나 허위정보가 약간 변경되어 다시 나오고, 특정 주제에 대해 오랫동안 잘못 알고 계신 분들도 많고요. 그런 걸 바로 잡으려면 할 일은 무궁무진합니다. 그런 부분은 긍정적으로 보고요.

최근에는 우려되는 점도 많습니다. 정부가 가짜뉴스를 잡겠다고 대대적인 규제 정책을 내놨는데요. 수천 년 동안 루머가 사라지지 않은 것처럼 가짜뉴스든 허위정보든 사라지지 않습니다. 개념도 모호하고요. 정부는 차라리 팩트체크하는 언론사나 단체를 지원해서 그쪽으로 많은 자원이 들어오게 하는 것이 낫습니다. 팩트체크를 많이 한다면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도 그만큼 쉬워지겠죠."

-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려요.
"제가 언론사에 입사할 즈음 오마이뉴스가 탄생했습니다. 오마이뉴스가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았어요. 오마이뉴스가 한국 언론에 많은 자극을 줬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대안언론을 넘어 주류언론이 되어가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더군요.

다만 예전의 실험과 도전정신이 사라진 건 아닌가란 싶어요. 다양한 저널리즘 실험을 오마이뉴스>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마이뉴스 독자들께 한 말씀 드리자면 팩트체크에 관심 가져주시고, 뉴스톱이라는 매체도 관심 가져주시고 지켜봐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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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