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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파푸아뉴기니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이 17일 오후 포트모르즈비 APEC 하우스에서 열린 "APEC 지역 기업인 자문회의(ABAC)와의 대화"에 참석해 현장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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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아래 에이펙)에 참석하기 위해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이 '보고르 선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문 대통령은 17일 오후(현지 시각) 파푸아뉴기니 수도 포트모르즈비에서 열린 APEC 기업인자문위원회(ABAC) 대화에 참석해 "무역‧투자 장벽 완화를 위한 APEC의 노력으로 APEC 회원국 전체의 GDP가 출범 당시에 비해 4배 가까이 성장했다"라며 "1994년 '보고르 목표'를 세우고 개방적 경제공동체를 향해 쉼 없이 전진해온 결과다"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보고르 목표'란 지난 1994년 제2차 에이펙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보고르 선언'을 가리킨다. 에이펙은 지난 1994년 11월 15일 인도네시아 보고르에서 제2차 정상회의를 열고 '보고르 선언'을 채택했다. 보고르 선언에 따라 회원국 가운데 선진국은 2010년, 개발도상국은 2020년까지 역내 무역과 투자 자유화를 실현하기로 합의했다.

보고르 선언 이후 에이펙 회원국들은 관세 인하, 비관세조치 철폐, 시장접근 개선, 외국의 소유권 규제 완화, 통관절차 촉진 등을 통해 역내 무역과 투자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보호무역의 파고 높아져... APEC 같은 다자협력체 역할이 더 중요한 때"

문 대통령은 "그러나 최근 보호무역의 파고가 높아지면서, WTO 중심의 다자무역체제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라며 "세계 경제에 커다란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이러한 글로벌 교역 환경의 불확실성은 한국과 같은 대외의존도가 큰 개방통상경제 국가에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라며 "경제위기를 함께 극복하면서, 협력의 경험을 쌓아온 APEC과 같은 다자협력체의 역할이 보다 중요한 때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우리가 함께 약속한 '보고르 목표'의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라며 "역내 무역‧투자 자유화를 완전히 실현해 함께 잘사는 아시아‧태평양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각 회원국이 공동의 책임감을 가지고, WTO 중심의 건강한 다자무역체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더욱 노력하자"라고 촉구했다.

이러한 문 대통령의 연설 내용이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이후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며 중국을 상대로 '관세전쟁'을 일으키고 있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앞서 15일 일본 도쿄에서 한·중·일 협력사무국과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 주최로 열린 한·중·일 3국 기자간담회에서 통상전문가인 기무라 후쿠나리 일본 게이오대 경제학부 교수도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자유무역으로 세계가 함께 번영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라고 주문했다.

"보호무역이 아닌 자유무역 지지하는 정상들 발언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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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파푸아뉴기니를 찾은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각국 정상들이 17일 오후 포트모르즈비 APEC 하우스에서 열린 "APEC 지역 기업인 자문회의(ABAC)와의 대화"에 참석해 현장 기업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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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ABAC 그룹토의에 참석한 재계의 한 인사는 "최근 보호무역주의 추세도 있어서 그와 관련된 질문이 많았다"라며 "대부분이 더 증진된 영리협력과 개방된 상호협력 하에서 무역이 이루어지는 게 좋지 않냐는 것이었다"라고 전했다.

이 인사는 "각국 정상들이 보호무역이 아닌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발언이 많이 나와서 무역을 바탕으로 성장해온 우리나라로서는 굉장히 바람직한 의견 교환이었다"라며 "여기에 모인 정상들이 하나같이 자유무역을 더 해야 한다고 지지하는 발언이 많아서 다행스러웠다"라고 말했다. 

이날 ABAC 정상 건의문에는 다자간 국제 무역체제 지지, 자유무역 혜택의 호혜적인 공유를 통한 포용성 증진, 디지털화 구현 및 관련 인프라 구축의 시급성 등이 포함됐다.

한국 대통령의 첫 파푸아뉴기니 방문... 한-호주 정상회담도 열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피터 오닐(Peter O'Neil) 파푸아뉴기니 총리, 스콧 모리슨 (Scott Morrison) 호주 총리와 잇달아 정상회담을 열었다.

먼저 문 대통령과 피터 오닐 총리는 상호 호혜적인 교역.투자 확대, 에너지.항만 인프라 등의 분야에서 협력 강화, 태양양지역에서 해양.수산분야 협력 확대 등에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두 나라가 오랜 기간 논의해온 투자보장협정이 조속히 체결되어 투자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고, 오닐 총리도 "투자보장협정이 최대한 빨리 체결되도록 관련사항을 검토하겠다"라고 화답했다.

한국은 지난 1976년 파푸아뉴기니와 수교했고, 그 이후 한국 대통령이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한 것은 문 대통령이 처음이다.

또한 한.호주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호주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정책의 협력국이다"라며 "한국이 추진하는 신남방정책은 호주가 구상하고 있는 인도․태평양 전략과 목표를 같이하고 있다, 서로 함께 협력하여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스콧 모리슨 총리는 "양국 간의 교역관계, 특히 우리가 FTA를 맺은 이후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라며 "호주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고, 이미 양국에 호혜적인 혜택이 되고 있다"라고 화답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주정부가 진행 중인 고속도로 확장.연장사업에 한국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달라"라고 당부했고, 스콧 모리슨 총리도 "한국 기업의 투자를 환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