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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도 국방예산(일반회계)은 46조 7000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무려 8.2%가 오른 것이다. 이는 2008년 이래 11년 만에 최고의 증가율로 이명박 정부 때의 연평균 5.2%, 박근혜 정부 때의 연평균 4.1%를 훨씬 넘는 수치다. 내년 국방비는 인건비(병력운영비)가 40.3%(18조 8000억 원)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며 운영유지비(전력유지비)가 26.8%(12조 5000억 원), 무기도입비가 32.9%(15조 4000억 원)를 차지한다.

11년 만의 최고 증가율... 한국 국방예산, 과연 낮은 수준인가?  

국방부의 < 2016년 국방백서 >에 따르면 남한의 국방예산은 2016년 기준으로 세계 10위다. 국방비의 절대규모로 볼 때 한국의 국방비가 세계적 수준임을 보여준다. 국방비가 국가재정이나 경제에 주는 부담 정도를 보면 한국은 다른 나라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크다. GDP 대비 국방비 비중(세계은행 자료)은 2017년 기준으로 한국이 2.6%로 중국 1.9%, 일본 0.9%, 대만 1.8%, 베트남 2.3%보다 높으며 영국 1.8%, 독일 1.2%, 프랑스 2.3% 등 유럽 나토국가들보다 높다.

또 한국의 2.6%는 세계 평균 2.2%(이하 2016년 기준)나 OECD 평균 2.2%, 동아시아 및 태평양지역 평균 1.7%보다 높다. 이는 국방비가 경제에 주는 부담이 한국의 경우 타국에 비해 훨씬 무겁다는 뜻이다.
      
중앙정부 재정 대비 국방비 비중(세계은행 자료)은 2016년 기준으로 한국이 12.12%로 중국 6.10%, 일본 2.55%, 대만 10.7%, 베트남 7.88%, 호주 5.59%, 독일 2.73%, 영국 4.66%, 미국 8.81%보다 높다. 또 한국의 12.12%는 세계 평균 6.03%나 동아시아 및 태평양지역 평균 6.84%의 두 배에 이른다. 이는 국방비의 국가재정에 대한 압박이 한국의 경우 다른 나라에 비할 수 없을 만큼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전체 노동력(ILO의 경제활동인구 기준임) 대비 군인의 비율(세계은행 자료)은 한국이 2.29%로 중국 0.34%, 일본 0.39%, 베트남 0.92%, 독일 0.41%, 프랑스 1.01%, 이란 2.07%, 미국 0.83%, 러시아 1.91%보다 높으며 세계평균 0.803%, 동아시아 및 태평양지역 평균 0.66%의 두 배를 넘는다. 이는 우리 국민의 병역부담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 무겁다는 것을 뜻한다.

최근 몇 년간 국방비 증가율로 보더라도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월등히 높다. 2010∼2018년 사이 한국의 국방비 증가율은 연평균 4.7%였다. 그런데 같은 기간 일본은 0.9%, 미국 –0.3%, 대만 0.9%, 영국 0.6%, 프랑스 2.2%로 한국보다 한참 낮다. 다만 중국이 9.1%로 한국보다 높았다. 그런데 중국은 GDP 대비 국방비 비중이나 정부지출 대비 국방비 비중이 한국보다 훨씬 낮다.     

한반도 평화시대에 역행하는 국방예산의 대폭 증액
 
문재인 대통령 예산안 시정연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9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 예산안 시정연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9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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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예산의 가장 큰 특징은 무기도입비가 전년 대비로 13.7%(금액으로는 1조 8530억 원)가 올라 국방예산 증가를 선도한다는 점이다. 인건비 증가율은 2.2%(4006억 원), 운영유지비 증가율은 11.4%(1조 2853억 원)다.

내년도 증가된 국방예산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형 3축 체계 등 핵심전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국방연구개발예산을 늘려 자주국방 능력을 높여나가"(11월 1일 2019년 예산안 관련 시정연설)겠다고 밝히고 있다. 내년 한국형 3축 체계 예산은 5조 785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무려 16.4%가 늘어난다.

그러나 3축 체계는 자주국방과 전혀 관계가 없다. 3축 체계는 남한을 방어하기 위한 작전체계도 무기체계도 아니다. 킬체인,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 대량응징보복체계로 구성되는 3축 체계는 대북 선제공격전략에 입각해 선제공격작전을 수행하는 체계다.

내년도 3축 체계 관련 예산에 포함된 F-35A전투기 도입(내년 예산 1조 5562억 원), 현무 2차 성능개량(4427억 원), 전술함대지유도탄(180억 원), 장거리공대지유도탄 2차(131억 원), 글로벌호크(1997억 원), 장보고-ⅢBatchⅠ(2991억 원) 등의 도입사업은 다 북한의 핵미사일 사용이 임박하다고 판단될 때 선제공격하기 위한 무기체계들이다. 광개토-ⅢBatchⅡ(5147억 원), 패트리어트 PAC-3유도탄(1190억 원), 패트리어트 성능개량(2786억 원), 철매-Ⅱ성능개량(1367억 원),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550억 원) 등의 사업은 대북 선제공격에도 살아남아 날아오는 북한 핵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사업이다.

K-2전차(20억 원), 상륙기동헬기(1586억 원), 대형기동헬기(7억 원) 등은 평양을 단숨에 기습점령하는 이른바 입체기동전 수행을 위한 무기체계로써 자주국방과는 관련이 없다. 특히 작전반경이 1000Km를 넘는 F-35A전투기나 중장거리 탄도탄요격능력을 갖추게 될 광개토-ⅢBatchⅡ(세종대왕함급) 및 장거리지대공 유도무기, 작전반경이 3000Km에 달하는 글로벌호크, 사거리 500Km를 넘는 함대지 미사일을 탑재할 장보고-ⅢBatchⅠ 등은 한반도를 뛰어넘는 작전반경을 가지고 있고 군함의 경우 원양작전을 목표로 하는 무기체계들이다.

대북 선제공격이 가능한 무기의 대거 도입 또는 양산은 모든 공간에서의 적대행위의 중지를 약속하고 나아가 한반도를 핵무기와 핵위협이 없는 평화의 터전으로 만들기로 확약한 판문점 선언과 평양선언 및 그 부속문서인 군사분야합의서에 역행한다. 대북 선제공격이 가능한 무기의 대거 도입을 허용하게 되면 이는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새로운 한반도 평화시대가 열리었다"는 자신의 말을 부인하는 꼴이 된다.

또 광개토-ⅢBatchⅡ나 장거리지대공 유도무기, 글로벌호크 등의 3축 체계구축을 위한 무기도입은 작전반경이 한반도 영역을 훨씬 벗어나 중국 등 주변국을 겨냥한 것으로 자위적 방어 수요를 훨씬 뛰어넘는 무기체계다. 이들 무기체계는 동북아시아 군비경쟁을 자초하고 남한을 미국의 대중국 전초기지로 전락시키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판문점선언과 평양선언에 위배되고 동북아에서 군비경쟁을 자초하게 될 3축체계 도입사업 예산은 삭감되어야 한다. 

국방예산은 어느 정도면 충분할까?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1월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튼튼한 안보, 강한 국방으로 평화를 만들어가겠습니다. 평화야말로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입니다"라고 하면서 "이를 위해 국방예산을 올해보다 8.2% 증액했"다고 밝혔다. 그에 앞서 국방부도 "힘을 통한 평화를 추구하는 문재인 정부의 안보전략 기조"(국방부 보도자료, 2018.8.27.)에 따라 국방비를 대폭 증액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 문 대통령의 말대로 국방예산을 크게 늘려 군사력을 키우면 평화를 이룰 수 있고 경제도 발전하는 것일까? 군사력이 크다고 무조건 좋은 것이 아니며 적정한 수준이어야 한다. 한 나라의 군사력이 방어능력를 넘어 타국을 공격(침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면 다른 나라도 그에 대항하여 군비를 늘리게 되어 안보 불안이 야기되기 때문이다.

군사력의 적정수준은 타국을 공격하기에는 부족하나 자기 나라를 지키는 데는 충분한 수준을 말한다. 이를 합리적 방어 충분성(또는 비공격적 방어)이라 한다. 이는 "군대의 전략적 및 작전적 개념, 전개, 조직, 무장, 통신과 지휘, 군수 및 훈련이 총체적으로 명백히 적당한 재래식 방어는 가능하지만 적의 영토에 대한 침입이든 파괴적 타격이든 국경을 넘는 공격은 분명히 할 수 없는 군사적 태세"(유엔군축국, <방어적 안보 및 정책의 개념 연구>, 1993)로 정의된다.

합리적 방어 충분성 개념은 침략을 부인하고 평화통일을 규정한 우리 헌법의 정신 또 전쟁을 불법화한 유엔헌장 2조 4항에 전적으로 부합한다.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 서기장은 이 합리적 방어 충분성에 입각해 소련 군병력(50만 명)을 일방적으로 감축하였고 서방에 대해서도 군축을 제안하여 INF(중거리핵폐기)조약과 유럽재래식전력감축조약(CFE 및 CFE1a)을 타결하였다.

합리적 방어충분성을 훌쩍 뛰어넘는 남한의 군사력
 
북한, 남북장성급회담서 한미훈련중단 요구 가능성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혼선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백악관이 한미 간 통상적 훈련은 계속하되 대규모 연합훈련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는 14일 열리는 제8차 남북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북측은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비롯한 한미연합훈련의 중단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측된다. 사진은 지난 2017년 8월 열린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의 일환으로 열린 육군 55사단 기동대대 공중강습훈련.
▲ 북한, 남북장성급회담서 한미훈련중단 요구 가능성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 혼선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백악관이 한미 간 통상적 훈련은 계속하되 대규모 연합훈련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오는 14일 열리는 제8차 남북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북측은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비롯한 한미연합훈련의 중단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예측된다. 사진은 지난 2017년 8월 열린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의 일환으로 열린 육군 55사단 기동대대 공중강습훈련.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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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방어 충분성의 견지에서 남한의 현 군사력 수준이 적정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합미 연합군의 맞춤형 억제전략은 북한이 핵 미사일 공격 징후를 보이면 선제 타격하는 전략이다. 한국이 도입하려는 킬체인은 이러한 맞춤형 억제전략에 따라서 북한이 공격할 징후를 보이면 선공격한다는 작전 개념이다. 우리 군은 북한이 '공격 징후'만 보여도 먼저 공격하는 사실상 대북 선제공격전략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군사전략 하에서는 군사력 건설 수준이나 국방예산이 방어전략을 취할 때보다 훨씬 클 수밖에 없다. 공격자는 방어자에 비해 최소한 3∼5배의 군사력 우세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탄도 및 순항미사일 수를 보면 남한은 최대 1900여 발(공군의 각종 공대지 미사일 제외), 북한은 최대 1300여 발로 남한이 1.5배 많다. 미사일 한 발당 탄두 중량을 500Kg으로 잡으면 남한 미사일의 폭발력은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폭발력 15Kt의 63배에 이른다. 이는 북한을 초토화하고도 남을 양이다.

전투기는 남한이 640대로 북한 550대, 일본 400대보다 많다. 해군 함정 총톤수는 남한이 21.5만 톤으로 북한 11.1만 톤의 두 배다. 남한 병력 60만(2018년)은 북한을 공격하고 점령하는 것까지를 상정한 병력이다. 미국방부의 보고서(<동맹국의 방위비분담 보고서>, 2004년)는 27개의 미 동맹국 중 한국군의 지상전투능력을 미국 다음의 제2위(일본 7위)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합리적 방어 충분성을 뛰어넘는 내년도 3축체계 관련 무기도입사업 예산은 삭감되어야 한다.

군비증강의 악순환 초래하는 억제론에서 벗어나야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7월 17일 군 지휘부와의 회동 때 "새정부는 북한과의 대화를 추구하지만 이 역시 압도적인 국방력을 바탕으로 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한겨레 2017.7.19.)

북한에 대해 압도적인 국방력을 가질 때 대화도 의미가 있다는 문 대통령의 소신은 상대(적)에 대한 군사력 우위에 의해서 전쟁이 억제되고 평화가 달성된다는 이른바 억제론에 서 있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이런 억제론은 상대(북)를 억제해야 할 대상, 즉 적으로 간주함으로써 필연적으로 첨예한 군사적 대결과 끝없는 군비경쟁을 자초한다. 상대를 군사력으로 억제해야 되므로 상대에 대해서 절대적인 군사적 우위를 추구하며 상대는 억제당하지 않기 위해 거의 반사적으로 군비증강을 추구하게 된다. 억제론에 서면 군비경쟁은 필연적이다.

남한 국방비는 2016년 기준으로 369억 달러(SIPRI 2018년판)로 북한 11억 달러의 무려 33.5배다. 이런 국방비 격차는 1980년대부터 시작되었으며 이제 북한으로서는 도저히 간극을 메울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그와 함께 군사력 균형도 남쪽으로 급격히 쏠리게 되었다. 하지만 북한이 남한의 절대적 군사적 우위에 의해 억제되었는가? 북한이 한미연합군의 압도적인 군사적 우위를 두려워해 탄도미사일이나 핵개발에 나섬으로써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은 고조되었다. 억제론이 가장 전형적이고 극단적으로 적용된 지역이 바로 한반도다. 그 결과 한반도는 항상적인 전쟁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하였고 세계에서 가장 군사력이 밀집된 지역으로 전락하였다.

 남북 공존과 협력 위해 3축체계 예산 전액 삭감해야

지금 한반도가 새로운 평화시대를 맞고 있는 것은 남이나 북이나 상대의 군사력에 굴복한 결과가 아니다. 반대로 그것은 남과 북이 핵을 포기하고 군사적 대결을 중지하고 서로를 적이 아닌 평화와 번영, 통일의 동반자로 여기기에 가능해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시정연설에서 "포용국가와 더불어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이끄는 또 하나의 축은 평화의 한반도입니다"라고 하면서 이 평화의 한반도가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서 또 "군사분야합의서를 통해 한반도에서 남북 간의 군사적 충돌 위험을 완전히 제거"함으로써 가능해지게 되었다고 강조하였다. 문재인 대통령 스스로 한반도에서 첨예한 핵대결이 대화와 협상으로 급변한 것이 어디까지나 남과 북, 미 최고 정치지도자의 정치적 결단의 결과임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한편으로는 상대에 대한 절대적인 군사적 우위를 추구하는 관점을, 또 다른 한편으로는 상대와의 '군사적 신뢰구축과 단계적 군축'을 통해서 평화와 번영, 통일을 추구하는 관점을 동시에 보이고 있다. 이 두 관점은 양립되지 않으며 서로 충돌한다. 문 대통령은 남북 공존과 협력을 통해서 즉 남북이 서로의 안보를 인정하는 가운데 평화와 번영을 추구할 것인가 아니면 북에 대한 군사적 우위 확보를 통해서 즉 북의 안보를 희생하는 방식으로 우리 안보를 확보할 것인가 선택을 해야 한다. 그런데 후자의 방식으로는 오로지 대결을 확대재생산할 뿐이다.

남과 북이 가야할 길은 단 하나, 남북 공존과 협력을 통한 평화와 번영의 길(이를 공동안보 또는 협력안보라 한다) 이외에는 없다. 이 점에서 대북 공격적 무기 또 작전반경을 중국 등 주변으로까지 크게 확장하는 무기들의 도입을 위한 내년도 3축체계 예산은 삭감되어야 한다.

태그:#국방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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