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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자 로동신문 2면, 북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첨단전술무기 시험을 지도했다
▲ <로동신문>2면 16일자 로동신문 2면, 북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첨단전술무기 시험을 지도했다
ⓒ <로동신문>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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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첨단전술무기 시험을 지도했다. 북의 관영매체인 <로동신문>은 16일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께서 국방과학원 시험장을 찾으시어 새로 개발한 첨단전술무기시험을 지도하시였다"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무기의 시험과 관련한 공개활동에 나선 것은 지난 2017년 11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5형' 시험발사 현지지도 후 1년 만이다.

미국에 던지는 메시지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는 여러 추측을 낳고 있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미국에 메시지를 주었다는 게 공통적인 평이다. 무기는 '첨단'이지만 미국이나 한국에 직접 위협을 가하는 전략무기가 아닌 '전술무기' 시험이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로동신문>이 이날 시험을 보도하며 "우리 령(영)토를 철벽으로 보위하고"라고 한 것을 봐도 첨단전술무기는 대외 공격용이라기보다 방어용일 가능성이 크다.

북측이 첨단전술무기를 보도한 방식도 살펴볼 만하다. <로동신문>은 첨단전술무기와 관련한 기사를 1면이 아닌 2면에 실었다. 이날 1면은 김 위원장이 '신의주시 건설 총 계획'을 지도했다는 소식이었다. 사진에서 김 위원장은 총 계획도와 도시건설 전망 모형 등을 놓고 손으로 가리키며 하나하나 지시하는 행동을 취했다.

<로동신문>은 "이 계획을 당중앙위원회는 해당 절차를 거쳐 토의 결정하게 될 것이며, 국경도시건설을 국가적인 지원으로 5개년 계획목표를 세웠다"라고 알렸다. 구체적인 계획표를 짜고 있는 셈이다. 같은 날 첨단무기에 앞서 경제와 관련된 보도를 전진 배치한 점은 김 위원장의 관심이 어디에 쏠려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북, 판 깨지기 원하지 않아"
 
<로동신문>1면
▲ <로동신문>1면 <로동신문>1면
ⓒ <로동신문>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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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은 왜 이 시기에 전술급 무기를 공개했을까? <로동신문>은 "위대한 (김정일) 장군님께서 생전에 직접 종자를 잡아주시고 특별한 관심을 돌리시며 개발 완성에 걸음걸음 이끌어오시던 무기체계"라며 "(김정은 위원장이) 저 무기는 유복자(태어나기 전에 아버지를 여읜 자식) 무기와도 같다"라고 한 발언을 보도했다.

긴 시간 개발하고 심혈을 기울였다는 무기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 전부터 관심을 기울였던 것인 셈이다. 결국,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정체를 겪고 있는 이때 미국에 직접적 타격을 주는 무기는 아닌 '첨단전략무기'로 협상을 재개하자는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최용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측은 종전선언에서 제재완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협상의 키를 돌렸는데, 미국이 제재완화는 없다고 강경하게 나오고 있다"라며 "북은 물러선다고 미국의 요구수위가 낮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한 발 세게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미 비핵화 협상의 판을 뒤엎자는 뜻은 아니다. 전략무기로 수위조절을 한 것"라면서 "판이 깨지는 걸 원하지 않으니 어서 협상에 나서라는 사인으로 볼 수 있다"라고 풀이했다.

북, 민심 다독이기?

김 위원장의 무기 현지지도는 미국뿐만 아니라 북의 주민을 다독이기 위한 해석도 있다.

북측은 수십 년 동안 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오다 핵·경제 병진 노선 폐기를 공식 선언했다. 이후 남북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비핵화 협상은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이후 주춤하는 시기가 오자 내부 단속도 필요했을 것으로도 보인다.

구갑우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이 비핵화를 선언하고 대북제재 해제에 매달리는데, 구체적인 성과가 하나도 없는 상황"이라며 "내부에서 비핵화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경제적으로 무언가 보여줘야 하는데 제재 때문에 답답할 것이다. 답답한 상황에서 주민들에게 보여줄 어떤 액션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태그:#로동신문, #김정은, #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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