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필자는 대학생으로 미래 자동차의 메가 트렌드에 대해 강의를 듣고 자율 주행차에 깊은 관심이 생겨 관련 발표를 한 적이 있다. 이 글은 발표한 내용을 더 많은 사람과 공유하기 위해 내용을 덧붙여 <오마이뉴스>에 올린다. - 기자말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는 법이다. 다시 말해 어떤 일을 하던 기계처럼 완벽한 사람은 없으며 인간적인 실수를 하기 마련이다. 물론 이는 운전을 할 때도 통하는 법칙이다. 하지만 운전 시 일어나는 실수는 곧 교통사고로 이어진다. 지난 5월, 영동 고속도로에 있었던 참극 또한 운전 중 실수가 낳은 사건이었다.

경찰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인구 10만 명 당 420.5명이 교통사고를 경험한다. 10만 명 당 420.5명이 영동 고속도로 참극과 같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교통사고는 운전 중 실수를 한 당사자가 아닌 다른 이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과연 교통사고를 막을 수 있는 효과적인 대안은 무엇인가?

  서울시에서 조사한 교통사고 발생 추이 및 원인 자료에 따르면, 교통사고 대부분은 운전자의 부주의로부터 나타난다. 즉, 사람의 실수가 가장 큰 원인이라는 것이다. 운전 과정에서 사람의 개입을 최대한 줄인다면 교통사고 비율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상상해보자. 차량 내부에 운전대가 없으며, 고도 수준의 인공지능이 주행 상황과 교통 법률, 안전거리 등을 조절하며 스스로 운전한다.

이러한 자율 주행차가 도로에 도입된다면 운전 중 사람의 실수로 인한 교통사고는 거의 방지될 것이다. 교통사고로 인해 수많은 인적, 물적 피해로 골치를 먹고 있는 현재로서 문제점을 거의 해소할 수 있는 자율 주행차는 미래 자동차의 필연적인 발전 방향으로 유력하다.

  자율 주행차(Autonomous Car)의 개념은 앞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인공지능에 의해 주행 정보를 판단하여 스스로 운전하는 차량을 말한다. 인간의 개입이 거의 없으므로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변수가 매우 적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자율 주행차가 스스로 운전할 수 있는 원리는 크게 인지, 판단, 제어 세 가지 중심 요소로 분리할 수 있다. 각각의 중심 요소를 통해 자율 주행차가 어떠한 방식으로 운행되는지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자. 
자율 주행차의 세가지 중심 요소를 보기 쉽게 분류한 그림이다.
▲ 자율 주행차 세가지 중심요소 자율 주행차의 세가지 중심 요소를 보기 쉽게 분류한 그림이다.
ⓒ 이재현

관련사진보기

 
  자율 주행차는 횡단보도, 터널, 장애물, 보행자, 신호를 인지하여 시각적 정보를 얻는다. 얻은 시각적 정보를 통하여 자율 주행차의 메인 AI는 어떠한 경로를 택할지와 같은 주요 판단을 진행한다. 인지와 판단 과정을 통해서 얻은 결론을 토대로 자율 주행차가 올바르게 움직이도록 제어된다. 위 과정에서 이용되는 기술을 ADAS(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이라고 부른다.

자율주행차를 도입함으로써 여태껏 해결되지 않았던 교통사고율을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를 도입하는 데에는 아직 많은 문제가 존재한다. 본 기사에서 자율주행 차량이 상용화되는 데에 걸림돌이 되는 문제점을 크게 4가지 차원으로 분류하여 소개한다.

1) 기술적 차원

자율 주행차는 하드웨어 기술(인지, 제어: 센싱 기술)과 소프트웨어(판단: AI) 기술을 융합한 최첨단 기술이다. 이때 하드웨어 기술과 소프트웨어 기술의 개발 수준은 균형을 이루지 않으면 과부하를 일으킬 수 있다. 수많은 기업에서 자율 주행차의 안정성을 위해 기존의 ADAS(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에 여러 가지 기능들을 추가하는 등, 하드웨어의 기술 수준만 발전시키는 방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하드웨어의 기술적 수준만 높이면 소프트웨어는 복잡해진 연산량을 견디지 못하고 과부하를 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테슬라에서 센싱 기술과 같은 하드웨어의 개발에만 치중한 탓에 자율 주행차의 소프트웨어가 늘어난 연산량을 견디지 못해 운행을 원활히 하지 못했던 사례가 있다.
   
자율 주행차의 기술적 차원 문제점
▲ 자율 주행차의 기술적 차원 문제점 자율 주행차의 기술적 차원 문제점
ⓒ 이재현

관련사진보기

   
2) 보안 문제

자율 주행차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항상 인터넷망에 연결되어 있다. 그렇다 보니 자율 주행차는 언제나 해킹의 위험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자율 주행차가 해킹된다면 사람들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갈 만큼 그 문제가 심각해진다. 기업 GM의 자율 주행차 메인 AI인 ONSTAR GO는 가상의 해킹 실험에서 너무나 쉽게 해킹당했던 사례가 존재한다. 이러한 보안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결코 자율 주행차의 상용화 또한 먼 미래의 일로 남을 수밖에 없다.

3) 제도 차원

자율 주행차로 인해 사람의 실수로 인한 교통사고를 거의 줄일 수 있지만,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에 의해서 얼마든지 교통사고는 일어날 수 있다.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기존의 자동차와는 달리, 자율 주행차와 관련된 교통사고에서 책임 소재를 명확히 따지는 것은 매우 모호하다. 하드웨어 제조사의 문제일 수도 있으며,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의 결함일 수도 있다. 연결된 네트워크 장애에 의한 통신사의 문제일 수도 있으며, 탑승객의 행동이 문제일 수도 있다.

이렇듯 책임을 따지는 데에 수많은 경우의 수가 발생하며, 법률적으로 이를 명확히 하지 않으면 억울한 사람이 책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자율 주행차가 상용화되기 위해서 책임의 소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법적 규정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자율 주행차의 제도적 차원문제점
▲ 자율 주행차의 제도적 차원문제점 자율 주행차의 제도적 차원문제점
ⓒ 이재현

관련사진보기

 
4) 사회적 반발 문제

최근 대한민국에 카풀을 도입하면서 택시 업계에서 거세게 항의하고 있다. 카풀과 같은 차량 공유 시스템이 활성화되면 택시 업계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다른 업계의 반발을 우려하여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지 않는 것은 장기적으로 기술이 퇴보하는 결과를 낳는다. 따라서 가장 효과적인 것은 구 시스템과 새로운 시스템이 시장에서 공존하며 서로의 시스템을 더 발전시키는 그림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둘 중 한 시스템이 몰락하는 것이 가장 가능성이 높으며, 국가 입장에서는 반발하는 택시 업계에 대해 어떠한 조치를 취해야 할지는 매우 곤란하다. 자율 주행 차량의 도입도 비슷한 파장을 유발할 것이다. 자율 주행 자동차가 도입되면서 여러 타 업계가 몰락할 수 있으며 곧 많은 반발이 예상된다. 이러한 반작용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지도 자율 주행 차량의 상용화에 있어서 해결해야 할 중요한 부분이다.

  이렇듯 자율 주행차의 상용화에는 많은 걸림돌이 존재한다. 문제점 하나하나가 만만하지 않아 완전한 해결에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자율 주행 자동차에 세계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는 것은 자율 주행 자동차의 미래 기대 가치가 매우 뛰어나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이 골치 아픈 교통사고를 거의 방지할 수 있으며, 다른 기술과의 연계가 뛰어나 사업 가치가 매우 높다. 국가 입장에서 점점 심해지고 있는 주차 공간 문제 또한 해결할 수 있다. 따라서 자율 주행차의 상용화가 이루어진다면 여러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미래 부가 가치가 매우 뛰어나다.

즉, 당장에 많은 걸림돌이 존재하고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해서 자율 주행차의 상용화를 부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 자율 주행 자동차의 불안정성에 비판만 할 것이 아니라, 혁신가의 자세로 미래의 부가 가치를 바라보며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것이 올바른 태도이다.

태그:#자율주행차, #4차산업혁명, #상용화, #기술, #발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