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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논란도 혐오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엄경철의 시사토론> 후기
18.11.14 22:53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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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논란도 혐오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엄경철의 시사토론> 후기


 
"학교에서 최대한 먼 곳으로 집을 구해요."

JTBC<효리네 민박>에서 한 교사 출연자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물론 교사도 사람이기에 사적생활과 공적생활을 분리해 생각해야 하는 게 정상이다. 그러나 교사의 작은 움직임이 아이와 학부모에게 큰 폭풍우처럼 여겨질 수 있기 때문에, 교사들은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 반대도 존재한다. 얼마전 KBS<엄경철의 시사토론>에 나와 교권이 무너졌다며 하소연함과 동시에 구조적 문제에 대해 지적한 이덕선 한유총 비대위원장의 모습이 대표적이다.
 
이 위원장은 논제가 던져짐과 동시에 '제도의 문제'를 꼽았다. 유치원과 맞지 않는 회계 시스템으로 이러한 결과가 나왔다는 입장이었다. 물론 잘못했다고는 표명했으나 반성보다 시스템 문제에 대한 의견을 더 힘주어 말했다. 정작 형사처벌에 해당되는 비리는 전체 중 10%도 되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의 말대로 진정한 교육자 마인드로 어렵게 사립유치원을 운영하고 있는 원장도 있다. 그러나 대중이 분노하는 이유는 다른 차원이다. 교육자들의 도덕적인 태도가 그것이다. 논란이 터진 직후 바로 용서를 구하는 성명을 내기보다 연합회에 모여 외부인을 통제해놓은 후 논란에 대한 입을 맞춘 행태, 문제를 제기한 박용진 의원에 대한 고소 등의 행동들이 그렇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핑계를 대는 태도에 대한 괘씸함이 지금의 분노로 이어지지 않았을까.
 
이날 토론에서 아이를 둔 시민의 이야기가 인상 깊었다. 무려 5분이나 얘기했지만 그 5분이 이 사안의 핵심을 모두 담고 있었다. 이 논란의 가장 큰 피해자는 아이들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토론회에서 비친 사익 추구를 중요시하는 교육자의 태도는 아이들이 어떤 교육을 받았을지 유추 가능하게 만들었다. 또한 학부모들이 많은 유치원에 공동위원회를 설치하고 여러 대응을 하고 있지만 정작 아이들은 계속 해당 유치원에 다녀야만 한다. 또한 상황에 대해 알려고 하는 반응도 이어진다. '선생님이 나쁜 사람인거냐' '비리가 무엇이냐'라는 질문을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한다고 한다.
 
유치원은 최초의 교육을 제공하는 곳이다. 아이의 성격과 가치관의 토대가 되기 때문에, 이 유치원에서 만일 잘못된 일들이 벌어졌다면 그 책임자는 이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오해를 받는다면 그 범위를 정해서 알리는 행동도 책임자의 의무다. 이를 방치한 채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는 것으로만 그친다면 서로의 혐오로 이어지는 꼴 밖에 되지 않는다. 관의 현장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회계시스템을 적용하지 않길 바란다면 이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방법을 제시하고 조율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무조건적인 반대는 설득력을 떨어트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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