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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찾기를 그리기 위해 도안을 그리고 있다.
▲ 미로찾기 미로찾기를 그리기 위해 도안을 그리고 있다.
ⓒ 김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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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을 보다가 눈에 띈 한 기사에 한참 동안 눈동자가 머물렀다. 속초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위해  놀이 길을 만들었다는 내용이었다.

그 어떤 지역보다 놀이 지도가 잘되어 있는 우리 지역에서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무작정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 교장 선생님께 기사를 공유하며, 놀이 길을 만들고 싶다는 의견을 드렸다.
  
로켓모양의 사방치기
▲ 사방치기 로켓모양의 사방치기
ⓒ 김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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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선생님은 흔쾌히 허락해주셨다. 놀이 길을 만들 공간을 알아보고 연락해주신다기에 기다렸다. 기다림은 잠시였다. 운동장 트랙 바깥쪽을 모두 써도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우리는 아이들 안전문제를 생각하며 논의, 놀이 선정과 도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드디어 시작된 놀이길 만들기, 엄마들이 선택한 놀이는 미로찾기, 안경 놀이, 사방치기, 선 술래잡기였다. 무작정 시작한 놀이 길은 이틀에 걸쳐 완성됐다. 선생님의 도움도, 아이들의 도움도, 다른 학부모회나 기관 단체의 도움도 전혀 받지 않았다. 딱 4명! 그저 순수하게 우리끼리만 모였다.
  
선술래잡기놀이길을 그리는 엄마
▲ 놀이길그리는 엄마 선술래잡기놀이길을 그리는 엄마
ⓒ 김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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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그린 것처럼 삐뚤삐뚤하게, 어설프지만 똑같지 않게 그리는 게 목적이었다. 엄마의 손으로 힘들게 만든 놀이 길이라는 걸 알리고 싶었다. 모두 똑같고 예쁘지는 않다는 게 우리의 마음이었으니까. '다름과 차이를 인정한다'는 깊은 뜻은 놀이 길을 만든 우리만 알지도 모른다. 그러나 알아주기를 바라서 그린 것은 아니다. 그저 아이들을 위한 일이었다. 

아이들이 신나게 노는 모습을 상상하며 이틀 동안의 힘겹지만 뿌듯한 놀이길 그리기 프로젝트는 마무리됐다. 엄마들이 함께 모여 만든 마을공동체 '어른 가게'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새기며...
  
놀이길이름새기기
▲ 이름새기기 놀이길이름새기기
ⓒ 김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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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가게'는 학부모가 주가 된 횡성의 우리 마을 교육공동체의 이름이다. 몇 년 동안의 고민과 준비 끝에 지난 8월 멤버를 구성하고 하반기에 프로그램을 기획,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태그:#성북초놀이길, #놀이길, #어른가게놀이길, #마을교육공동체, #성북초놀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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