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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N "미스터션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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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9일은 도산 안창호 선생이 태어난 지 14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민족의 독립을 위해 평생을 헌신한 안창호 선생이 존경받는 민족 지도자라는 사실은 국민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안창호 선생이 등장하자 방송 직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유례없는 안창호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어 '안중근', '윤봉길'에 이르는 독립운동가들의 이름이 거론돼 격변하는 구한말 조선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겨보게 했다.

이 신드롬은 드라마의 영향을 받은 반짝 인기였던 걸까. 국가보훈처와 도산 안창호선생기념사업회, 흥사단 등이 탄신 140주년 기념행사를 전개했지만, 드라마의 인기에 비해 국민적 관심은 극히 저조했다.
 
도산 안창호 선생 탄신 140주년 기념식이 지난 11월 9일 도산안창호 기념관에서 열렸다. 하지만 이를 아는 국민은 많지 않았다.
 도산 안창호 선생 탄신 140주년 기념식이 지난 11월 9일 도산안창호 기념관에서 열렸다. 하지만 이를 아는 국민은 많지 않았다.
ⓒ 도산안창호선생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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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더 존경받는 도산 안창호 선생

하지만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안창호 선생을 향한 존경은 가히 대단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의회는 11월 9일을 '도산 안창호의 날'로 제정·선포했다.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도산 안창호의 날 제정 결의안에서 "도산은 국내·외 한국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애국지사 중 한 명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1878년 태어난 그는 한국인들에게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와 같은 존재"라고 설명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 미국 국적자가 아닌 외국 국적의 역사 인물을 기리는 기념일을 제정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LA 총영사관은 "도산이 민족의 지도자를 넘어 미국 현지인들에게도 이민 사회 지도자이자 사회운동가로 인정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실 미국에서 안창호 선생을 기리는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캘리포니아 LA 고속도로 구간에는 선생의 이름을 붙인 나들목이 존재하고 리버사이드 시청 앞 광장에는 선생의 동상이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와 미국 마틴 루터 킹 목사 동상과 함께 세워져 있다. 

LA 한인타운 제퍼슨길과 반 부렌길 교차로에는 안창호 광장이, LA 한인타운 6번가와 하버드 코너에는 도산 안창호 우체국이 세워져 있다.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내에는 '도산 안창호 패밀리 하우스'가 있다. 이곳은 1914년 LA로 이주한 안창호 선생의 가족들이 거주했던 공간이다. 당시 재미 독립운동가들의 모임 장소로 역사적인 가치가 높은 곳이며, 현재는 한국학연구소로 기능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LA 고속도로 구간에 도산 안창호 선생의 이름을 붙인 인터체인지가 존재한다
 캘리포니아 LA 고속도로 구간에 도산 안창호 선생의 이름을 붙인 인터체인지가 존재한다
ⓒ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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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호 선생은 왜 대한민국이 아닌 미국에서 인기가 남다를까. 안창호 선생은 초기 미주 한인 사회의 중심 인물이었으며, 미국을 기반으로 독립 운동을 전개했다. 그러나 안창호 선생이 미국 사회에서 한인들만이 아닌 미국인들에게도 존경받는 이유는 그가 미국 사회를 지탱하는 정치적 철학인 민주주의의 신봉자였던 것에 기인한다. 선생은 민주주의가 생소했던 구한말부터 일제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했고 한국사회의 민주주의를 구현하려 노력했다. 초기 미주한인 이민사회의 정착과정에 민주주의적인 요소를 담아 미국 사회의 건강한 성장에 기여했다.

또 하나의 요소는 선생의 리더십이다. 영웅을 존경하고 그리워하는 미국인의 특성이 반영된 측면도 있겠지만 선생이 보여준 화합의 리더십, 독립운동 과정에서 좌·우로 분열된 진영을 통합한 추진력 등이 미주 이민 한인사회는 물론 미국 사회 전반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LA한인타운 6번가와 하버드 코너에 위치한 도산 안창호 우체국
 LA한인타운 6번가와 하버드 코너에 위치한 도산 안창호 우체국
ⓒ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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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사회 환경 아쉬워

올해는 도산 탄신 140주년이기도 하지만 서거 80주년이기도 하다. 국가와 국민을 위한다는 정치인은 많지만, 안창호 선생과 같이 오로지 국가와 국민을 위해 평생을 바친 지도자는 흔치 않다.

안창호 선생은 세상을 떠났지만 그 정신은 오늘날 우리 민족의 가슴에 살아있다. 수많은 애국지사가 안창호 선생의 정신과 사상에 영향을 받아 독립투쟁의 길에 들어선 것처럼 이제는 우리 후손들이 선생을 상시 기리고 기념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태그:#안창호, #흥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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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와 대학원에서 모두 NGO정책을 전공했다. 문화일보 대학생 기자로 활동했고 시민의신문에서 기자 교육을 받았다. 이후 한겨레 전문필진과 보도통신사 뉴스와이어의 전문칼럼위원등으로 필력을 펼쳤다. 지금은 오마이뉴스와 시민사회신문, 인터넷저널을 비롯, 각종 온오프라인 언론매체에서 NGO와 청소년분야 기사 및 칼럼을 주로 써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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