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슈퍼 히어로 캐릭터를 만들어낸 마블코믹스의 스탠 리가 타계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각) 스탠 리 마블코믹스 명예회장이 향년 95세로 타계했다. 수년 전부터 폐렴으로 건강이 악화된 그는 자택에서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
   
마블 스튜디오는 성명을 통해 "스탠 리 회장의 남긴 업적과 그의 삶에 존경을 보낸다"라며 "스탠 리 회장은 앞으로도 마블코믹스의 독자들이 책을 펼칠 때마다 항상 함께할 것"이라고 애도했다. 

17세의 나이로 마블코믹스의 전신인 타임리 코믹스에서 편집 조수로 일을 시작한 스탠 리 회장은 <캡틴 아메리카> 각본을 쓰며 본격적으로 만화 제작에 참여했다. 그러면서 동료들과 함께 <엑스맨> <아이언맨> <토르> <스파이더맨> <헐크> <블랙팬서> 등 수많은 슈퍼히어로 캐릭터를 창작했다. 

일선에서 은퇴한 후에도 마블 코믹스의 편집위원, 명예 회장 등을 역임한 그는 2008년 백악관에서 미국 예술가의 최고 영예로 여겨지는 '국가 예술 훈장'(national medal of arts)을 받기도 했다. 

마블 영화 40편에 카메오로 출연한 스탠 리... 배우들의 추모글 이어져

스탠 리 회장은 자신이 만든 슈퍼히어로 캐릭터의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하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그동안 40여 편에 달하는 영화에 출연했고, 관객들은 영화 속에서 '스탠 리 찾기'라는 소소한 재미를 만끽하기도 했다. 최근에도 <앤트맨 앤 와스프>에서 갑자기 작아진 차 때문에 당황하는 할아버지로 나와 관객에 웃음을 선사했다.

CNN은 "스탠 리 회장은 수많은 캐릭터를 창조해내며 만화 산업을 일으켰고, 스파이더맨과 같은 일부 캐릭터는 세계적인 아이콘이 되었다"라며 "마블코믹스의 성과는 라이벌은 DC코믹스를 앞질렀고 거대한 미디어 기업이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스탠 리 회장의 타계 소식에 슈퍼히어로 캐릭터를 연기한 수많은 할리우드 스타들의 추모 글이 쏟아졌다. <아이언맨> 주인공을 맡아 전성기를 누린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나는 당신에게 많은 것을 빚졌다. 편안히 쉬시길"이라고 전했다.
      
<캡틴 아메리카> 시리즈에서 캡틴 아메리카를 연기했던 크리스 에반스는 "다시는 스탠 리 같은 인물을 볼 수 없을 것"이라며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모험, 안락, 확신, 영감, 힘, 우정, 그리고 기쁨을 만끽하게 해줬다"라고 강조했다.

<헐크>의 마크 러팔로도 "슬프다. 스탠 리 삼촌이 편히 잠들길 바란다"라며 "당신의 사랑이 더 나은 세상을 만들었으며, 당신의 세상에서 작게나마 역할을 맡은 것을 영광으로 여긴다"라고 밝혔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의 톰 홀랜드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스탠 리가 만들어낸 세계에 빠져 있었겠지만 나만큼은 아니었을 것"이라며 "그는 마블의 너무나 많은 사람들을 믿을 수 정도로 행복하게 했다"라고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