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에 가까워진 SK  10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5차전 경기. 4-1로 승리한 SK 와이번스 선수들이 서로 격려하며 기뻐하고 있다. 2018.11.10

▲ 우승에 가까워진 SK 10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5차전 경기. 4-1로 승리한 SK 와이번스 선수들이 서로 격려하며 기뻐하고 있다. 2018.11.10 ⓒ 연합뉴스


'홈런 군단' SK가 올해 가을야구에서 처음으로 홈런 없이 승리를 따냈다. 트레이 힐만 감독이 이끄는 SK 와이번스는 10일 인천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 경기에서 장단 7안타를 때려내며 4-1로 역전승을 거뒀다. 2승 2패로 팽팽하게 맞서던 시리즈 5차전을 승리로 가져 간 SK는 힐만 감독에게 한국시리즈 우승반지를 선물로 안기기까지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SK는 선발 박종훈이 선제 홈런을 맞으면서도 5이닝을 6피안타 1실점으로 막았고 7회에 등판해 2이닝을 막아낸 김태훈은 생애 첫 한국시리즈 승리를 따냈다. 타선에서는 7번 좌익수로 출전한 정의윤이 3안타를 때린 가운데 김성현이 동점 2루타와 밀어내기 볼넷으로 2타점, 김강민이 결승 희생플라이를 때려냈다. 반면에 두산은 선발 세스 후랭코프가 호투했지만 두산답지 않은 2개의 실책으로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내준 것이 치명적이었다.

김재환 대신 출전한 두산 9번타자 정진호의 선제 솔로 홈런

체구(175cm)가 크지 않은 데다가 배트를 극단적으로 짧게 잡고 타석에 서는 정수빈의 호쾌한 스윙 하나가 두산을 위기에서 구했다. 두산이 조쉬 린드블럼, 함덕주의 호투와 정수빈의 역전 투런홈런에 힘입어 시리즈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두산은 5차전에서 2차전 승리 투수 후랭코프를 선발로 투입했고 한국시리즈에서 13타수 1안타(타율 .077)로 심각한 부진에 빠진 오재일 대신 류지혁을 8번 1루수로 배치했다.

4차전에서 7회까지 1-0으로 앞서 있던 SK는 8회 통한의 역전홈런을 허용하면서 3승 고지를 선점할 기회를 놓쳤다. 무엇보다 포스트시즌에서 불펜투수로 활용하며 쏠쏠한 재미를 봤던 산체스가 무너진 것이 아쉬웠다. SK는 예정대로 1차전 선발 투수였던 잠수함 박종훈이 5일을 쉬고 5차전 선발로 나섰다. 타선에서는 1차전 결승 홈런을 비롯해 3타점으로 맹활약한 후 10타수1안타로 부진한 박정권 대신 최항이 5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두산은 1회초 선두타자 허경민이 좌전안타를 치고 출루했지만 최주환이 병살로 물러나면서 첫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SK 역시 1말 공격에서 선두타자 김강민의 좌전안타와 한동민의 보내기 번트,최정의 몸 맞는 공으로 1사 1,2루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두산 선발 후랭코프는 초반에 맞은 득점권 위기에서 제이미 로맥을 좌익수 플라이, 최항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첫 이닝을 마쳤다.

두산은 2회에도 선두타자 양의지가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초구를 잡아당긴 박건우가 다시 한 번 유격수 앞 병살타로 물러났다. 두산은 주자가 있을 때 빠른 카운트에서 적극적으로 스윙했지만 썩 좋은 결과로 연결되지 못했다. 하지만 두산은 3회 1사 후 9번타자 정진호가 좌측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터트리며 선취점을 뽑았다. 프로 데뷔 8년 만에 터진 정진호의 가을야구 첫 홈런이었다.

두산은 4회초 2사 만루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SK에게 반격의 기회를 제공하는 듯 했다. 하지만 후랭코프는 3회 세 타자 연속 삼진을 기록하는 등 5회까지 3피안타 2사사구 8탈삼진 무실점으로 SK타선을 압도했다. 지난 두 번의 가을야구 등판에서 한 번도 5이닝을 넘기지 못했던 박종훈 역시 5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면서도 두산 타선을 1실점으로 막으며 후랭코프와 팽팽한 투수전을 이어갔다.

SK가 승리한 경기에는 언제나 '철벽셋업' 김태훈이 있었다
 
SK 이겼다 10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5차전 경기. 1대4로 이긴 SK 마무리투수 정영일이 포수 이재원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18.11.10

▲ SK 이겼다 10일 오후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5차전 경기. 1대4로 이긴 SK 마무리투수 정영일이 포수 이재원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18.11.10 ⓒ 연합뉴스

 
SK는 6회 산체스, 7회 김태훈을 마운드에 올리며 본격적인 불펜 싸움을 시작했다. 그리고 6회까지 후랭코프에게 3안타9탈삼진으로 꽁꽁 묶여 있던 SK 타선은 후랭코프가 지치기 시작한 7회말 드디어 동점을 넘어 역전에 성공했다. SK는 7회 정의윤의 안타와 강승호의 보내기 번트로 만든 1사 2루 기회에서 김성현의 적시 3루타와 김강민의 희생플라이로 스코어를 2-1로 뒤집었다.

두산도 8회초 2사 후 양의지의 안타와 도루로 동점 기회를 잡았지만 박건우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또 한 번의 득점권 기회가 날아갔다. SK는 8회말 공격에서 김재호의 실책으로 만든 1사 2루에서 박정권의 적시타와 김성현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2점을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두산은 9회 1사 1,2루의 마지막 기회를 잡았지만 정진호의 잘 맞은 타구가 더블플레이로 연결되며 경기가 끝났다.

작년 시즌 프로 데뷔 9년 만에 1군에서 승리를 따낸 김태훈은 작년 21경기에 등판해 2승2패3홀드 평균자책점 6.53을 기록했던 평범한 투수였다.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나름대로 쏠쏠한 활약을 했지만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되기도, 필승조에서 활약하기에도 애매한 성적이었다. 하지만 김태훈은 올 시즌 61경기에 등판해 9승3패10홀드 ERA 3.83을 기록하며 힐만 감독이 가장 믿는 불펜 투수로 거듭났다.

가을야구에서도 김태훈의 활약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3.1이닝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김태훈은 한국시리즈에서도 SK가 승리한 1,3,5차전에 모두 등판해 5.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실점 없이 1승2홀드를 따내며 SK가 따낸 3번의 승리에 모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만약 이번 한국시리즈가 SK의 우승으로 끝난다면 김태훈은 강력한 시리즈 MVP 후보로 손색이 없다.

미세먼지와 폭우 속에 4일 동안 열린 인천 3연전에서 힘들게 2승을 챙긴 SK는 이제 가벼운 마음으로 잠실 원정을 떠나게 됐다. 무엇보다 6차전 이용찬을 투입해 승리하더라도 7차전 선발이 마땅치 않은 두산에 비해 SK는 6차전에서 메릴 켈리와 문승원 중 한 명을 선택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반면에 벼랑 끝에 몰린 두산은 잠실 2연전을 모두 승리해야 하는 커다란 부담을 가진 채 안방에서 대반전을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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