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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북미고위급회담 연기가 북측의 사정에 따른 것이라는 게 확인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 준비 혹은 대미 협상 책임자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북미고위급회담 연기 이유와 관련해 "미국에서 받은 설명으론 북측이 일정이 분주하니 연기하자고 (미국으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어 "미국에서 (연기를) 발표하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공개적으로 나중에 열릴 것이라고 얘기했다"며 "시기적으로 재조정을 계속 하고 있다.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건 지나치다"고 설명했다.

북미 양국의 고위급회담 개최 방침에는 변함없으며 단지 일정 조정 문제라는 설명이다. 이에 앞서 미국 동부시각으로 7일 로버트 팔라디노 국무부 부대변인은 비슷한 취지로 거듭 설명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지난 8월 말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출발 하루 전 취소되기도 했는데, 당시 협상이 열리지 않은 것은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주목되는 것은 북한에 있어 최우선 현안인 미국과의 협상을 뒤로 미룰 사정이 대체 무엇이냐는 점이다.

시진핑 답방 준비? 김여정으로 대미협상 선수 교체?
 
시진핑과 악수하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25일부터 나흘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 위원장(왼쪽)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 악수하는 모습.
▲ 시진핑과 악수하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3월 25일부터 나흘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중국을 비공식 방문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 위원장(왼쪽)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나 악수하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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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앞에 놓인 중대한 외교 과제들 중 미국과 관련한 것을 제외하면, 9.19 평양공동선언에 명시된 '연내 남한 답방'과 지난 3월 베이징 1차 북중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이 약속한 '북한 답방'이 남는다.

이 중에서 시 주석의 북한 답방이 추진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박종철 경상대 통일평화연구센터 소장(교수)은 8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최근 들어 <로동신문>과 조선중앙방송 모두 중국과의 관계를 강조하는 내용이 부쩍 많아졌다"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4일자 <로동신문>이 중국 예술인대표단 방북 활동을 1면과 2면 전체에 화보로 실으면서 대대적으로 보도한 일, 10월 초 <로동신문>이 '중국기행' 시리즈로 중국 동북지역 르포 기사를 실으면서 경제발전상을 소개하는 동시에 북중친선을 강조한 일을 예로 들었다.

박 교수는 "예술인 대표단의 광폭 행보는 올해 세 차례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밀착을 가속하는 북한과 중국이 단순히 문화예술 교류를 확대하는 차원을 뛰어넘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진핑 주석의 연내 방북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북중 간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미국과 중대한 합의를 이루기 전에 시 주석이 북한을 답방한다면, 북한으로선 시 주석 방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시 주석이 김 위원장의 후견인이라는 점을 과시하면서 미국과의 협상에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11월 4일자 북한 <로동신문> 1, 2면. 중국 예술인 대표단 방북 활동을 화보를 동원해 크게 다뤘다.
 11월 4일자 북한 <로동신문> 1, 2면. 중국 예술인 대표단 방북 활동을 화보를 동원해 크게 다뤘다.
ⓒ 로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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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국과 협상에 임할 폼페이오 장관의 상대방이 교체되는 수순이고, 이에 협상준비에 시간이 걸리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폼페이오 장관의 상대역을 맡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대신 나설 가능성이 있다. 지난 10월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때 김 위원장 단독면담에 배석한 이는 김영철 부위원장이 아닌 김여정 부부장이었다.

박 교수는 이와 관련해 "현재 북미 사이에 논의하는 내용이 타결되려면 최고위급의 결단이 있어야 하는데, 김영철 이상으로 힘을 실어서 협상을 할 수 있는 상대방은 김여정 부부장이 아닐까 한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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