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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경화 외교장관의 '5·24 제재' 해제 검토 발언에 대해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경화 외교장관의 "5·24 제재" 해제 검토 발언에 대해 "그들은 우리의 승인 없이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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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가 끝났는데 결과에 대한 평가가 아리송하다. 미국의 2018년 중간선거 결과는 '트럼프 심판'으로도 볼 수 있고, '트럼프 매직'으로도 볼 수 있다. 미국 특유의 선거시스템 때문에 나타난 결과다.

미국의 2018년 중간선거는 상하원의 결과가 엇갈렸다. 상원은 공화당이, 하원은 민주당이 승리했다.

미국 동부시각으로 7일 오전 3시(한국시각 오후 5시) 기준으로 민주당은 하원 435석 중 과반인 218석의 당선을 확정지었다. 아직 개표가 끝나지 않은 곳이 많지만 현재 추세대로라면 민주당은 8석 정도를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 득표수에서도 민주당은 과반을 넘게 득표하면서 공화당을 3% 포인트 이상 앞설 걸로 보인다. 2년마다 선거를 해 민심이 즉각 반영된다고 할 수 있는 하원 선거에선 민주당이 승리를 거둬 8년 만에 하원을 탈환한 것이다. 

상원 선거 결과 공화당은 100석 중 54~55석을 차지, 다수당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선거 대상이 된 상원 의석 35개는 민주당 소속이 24석, 민주당 성향 무소속 2석, 공화당 9석이었다. 절대로 유리한 입장에서 시작한 공화당은 1곳을 내주고 5곳을 빼앗았다.

50명 중 민주당 및 무소속 17 대 공화당 33의 구도였던 주지사는 이번 선거 뒤 23 대 27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 36곳의 주지사를 다시 뽑았는데 이 중 26곳이 공화당 소속이어서 본래 공화당에 불리한 선거였다.

상원 선거에 '트럼프 매직'이라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중간선거에서 상원 승리를 자축하면서 올린 트위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중간선거에서 상원 승리를 자축하면서 올린 트위터.
ⓒ @realDonaldTrum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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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상원에서의 승리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작가 벤 스타인이 "현직 대통령이 상원에서 의석을 늘린 것은 105년간 5번에 불과하다"면서 "모두 트럼프의 마법이고, 트럼프는 마법을 쓰는 사람"이라고 한 말을 그대로 트위터에 올렸다.

'트럼프 매직'이라고 표현된 이 말은 패색이 짙은 선거를 트럼프 대통령의 활약으로 이겼다는 의미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유세를 4번 한 인디애나주와 몬태나주, 3번 한 플로리다주와 미주리주의 상원의원은 모두 민주당이었는데,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이겼다.

'트럼프 매직'이란 말이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진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장악력이 높아진다. 탄핵심판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만들어줄 뿐 아니라 주요 공직자 임명과 외국과의 조약을 비준하는 일 등 상원의 찬성이 필요할 때 여론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게 된다. 재선 구도를 만드는 데에도 유리하다.

하지만 이같은 '트럼프 매직'은 교묘한 노림수에 의한 결과물로 보인다. 이번에 민주당 상원의석을 빼앗아온 인디애나·몬태나·플로리다·미주리주는 모두 2년 전 대선과 하원선거에서 공화당이 절대적으로 우세한 곳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상원은 임기가 6년이고 하원은 2년인 탓에 '지역 표심은 공화당으로 바뀌었는데 상원의원은 여전히 민주당인 곳'을 집중 공략해 '상원 승리는 트럼프 덕분'이란 이미지를 만들어냈다고도 할 수 있다. 그 와중에 플로리다에선 하원 의석 2개를 민주당에 빼앗기기도 했다.

하원 선거엔 개운치 않은 '트럼프 심판'

하원 선거에서 나타난 표심은 분명하다. '트럼프 심판'이다. ABC·CBS·CNN·NBC 등 미국 방송사들이 공동으로 실시한 출구조사에서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응답한 이들이 56%에 달했다. 최대 이슈로 건강보험 문제를 꼽은 이는 42%였다. 모든 시민의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한 '오바마 케어'에 온갖 비난을 퍼부으며 보조금을 삭감한 트럼프 정부가 역풍을 맞은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하원 승리도 개운하지만은 않다. 민주당이 '블루 웨이브'라고 명명할 정도의 선거돌풍은 아니었다는 평가가 많다. '트럼프 심판'에 나선 젊은이와 여성 유권자들의 선거 참여 열기도 뜨거웠지만, 이를 어느 정도 상쇄해 낸 '샤이 트럼프'의 결집력 또한 만만치 않다는 게 이번 선거로 확인됐다.

민주당의 하원 선거 승리는 트럼프 재선을 견제할 발판이 된다. 당장 하원 상임위원장 자리가 모두 민주당 차지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북한과 이란 관련 외교와 중국과의 무역분쟁 등에 대한 하원 청문회가 잦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하원의장직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낸시 펠로시 민주당 원내대표의 정치적 부상도 주목할만 하다. 펠로시 의원은 이날 "오늘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헌법의 견제와 균형을 회복시키는 날"이라면서 강력한 견제를 예고했다. 

태그:#중간선거, #트럼프매직, #트럼프심판,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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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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