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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인 가톨릭의 총본부인 위엄을 자랑하는 톨레도 대성당. 그 모습이 장엄하고 화려합니다.
 스페인 가톨릭의 총본부인 위엄을 자랑하는 톨레도 대성당. 그 모습이 장엄하고 화려합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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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에서의 짧은 여정을 접고, 우리 일행은 다시 스페인 톨레도로 향합니다. 톨레도는 스페인의 역사를 압축해놓았다는 중세풍의 옛 도시로 알려졌습니다. 가톨릭, 유대교, 이슬람 유적이 공존하여 '작은 로마', '작은 예루살렘', '이슬람의 메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닙니다. 톨레도는 도시 전체를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입니다. 시간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오래된 이야기가 들릴 것만 같습니다.

톨레도 가는 길에도 어김없이 푸른 초원이 펼쳐집니다. 하늘은 높을 대로 높고, 열려있는 맑은 하늘에 강렬한 태양이 내리 쪼이고 있습니다.

엘 그레코의 작품이 있는 산토 토메 성당 
 
 중세 고도의 정취가 남아있는 톨레도 골목길. 아기자기한 멋이 있습니다.
 중세 고도의 정취가 남아있는 톨레도 골목길. 아기자기한 멋이 있습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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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레도의 미로 같은 좁은 길은 서로 얽혀서 결국은 톨레도 대성당으로 모아집니다. 요리조리 좁은 골목을 벗어나자, 공터 앞 자그마한 성당 앞에서 가이드가 우리를 멈춰 세웁니다.

"여기가 산토 토메 성당이에요. 이 성당이 유명한 건, 톨레도를 너무도 사랑한 그리스 화가 엘 그레코의 그림이 걸려있기 때문이죠." 
 
 산토 토메 성당 입구. 엘 그레코의 작품 <오르가스 백작의 장례식>이 걸려있어 유명합니다.
 산토 토메 성당 입구. 엘 그레코의 작품 <오르가스 백작의 장례식>이 걸려있어 유명합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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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토 토메 성당은 엘 그레코의 걸작 <오르가스 백작의 장례식>이 있어 수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읍니다. 미켈란젤로의 <천지창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과 함께 엘 그레코의 <오르가스 백작의 장례식>은 세계 3대 성화로 알려졌습니다. '나의 숭고한 작품'이라고 엘 그레코 스스로가 평가한 1586년 대표작입니다.

엘 그레코는 그림에서 산토 토메 성당을 재건한 오르가스 백작의 장례식에 아우구스티누스와 성 스테파노가 지상으로 내려온 기적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엘 그레코의 <오르가스 백작의 장례식>. 사진 촬영이 금지하여 복사본 사진으로 대신하였습니다.
 엘 그레코의 <오르가스 백작의 장례식>. 사진 촬영이 금지하여 복사본 사진으로 대신하였습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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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촬영이 금지된 그림은 지상에서 오르가스 백작을 매장하는 장면과 천상에서 그리스도와 성모 마리아가 백작의 영혼을 맞이하는 장면으로 나누어졌습니다. 밝고 화려한 천상의 세계와 어둡고 무거운 현실의 세계를 잘 표현하였다고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작품 속에 숨어 있는 엘 그레코의 모습이 신기합니다. 오르가스 백작 시신 뒤에 손을 들고 있는 사람이 엘 그레코라고 합니다.

다시 이어지는 톨레도의 좁은 골목. 수많은 세월이 흘렀어도 골목에는 아직도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서두를 것도 없는 발걸음으로 중세풍의 골목 분위기에 젖어봅니다. 
 
 골목길에서 웅장한 모습의 톨레도 성당이 나타났습니다. 하늘을 찌를 듯한 첨탑이 우뚝 솟아있습니다.
 골목길에서 웅장한 모습의 톨레도 성당이 나타났습니다. 하늘을 찌를 듯한 첨탑이 우뚝 솟아있습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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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걷다 어느 순간, 골목 사이로 하늘 높이 솟은 종탑이 우리를 반깁니다. 톨레도 대성당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전형적인 프랑스 고딕양식이라지만 성당의 벽과 기둥에서 느끼는 웅장함과 화려함은 스페인만이 지니는 고딕정신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장엄하고 화려함의 극치, 톨레도 대성당

스페인 가톨릭의 총본부 성당인 톨레도 대성당. 이슬람 세력을 물리치고 이슬람사원이 있던 자리에 1227년 짓기 시작해 1493년 스페인 통일 다음해 완공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대성당은 무려 266년이나 걸려 지은 셈입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는 첨탑, 성당의 벽면에 새겨진 정교한 조각들은 장엄함과 화려함을 넘어 보는 이로 하여금 숙연함을 느끼게 합니다.

톨레도는 중세시대 두 가지 상징이었던 칼과 성경을 안고 있는 도시입니다. 칼에 해당하는 게 알카사르, 성경에 해당하는 게 톨레도 대성당이라 합니다. 대성당 정면에는 3개의 문이 있습니다. 지옥의 문, 용서의 문, 심판의 문이라 부릅니다.
 
 예수상이 서 있는 마요르 예배당의 중앙제단. 휘황찬란한 제단이 눈이 부실정도입니다.
 예수상이 서 있는 마요르 예배당의 중앙제단. 휘황찬란한 제단이 눈이 부실정도입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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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행은 성당의 내부에 들어섰습니다. 화려한 스테인드글라스에 감탄사를 부른 것도 잠깐, 회랑에 늘어선 프레스코들이 말을 걸어옵니다. 대성당 안의 수많은 작은 예배당들과 성구보관실의 보물들이 전시되어 있어 어디에다 눈을 두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예수상이 있는 마요르 중앙제단의 제단화는 정말이지 휘황찬란합니다. 중앙제단을 병풍 모양으로 제작한 조각품은 예수의 일생과 성모 마리아, 사도 등 주변인물을 묘사했습니다. 섬세함과, 색체, 규모를 보면 이를 세긴 조각들의 작업에 얼마나 많은 정성과 혼을 쏟았는지 짐작이 가고도 남습니다.

특별함이 있는 대성당의 성가대실

우리 여행을 안내하는 가이드가 제단 맞은편을 가리킵니다.

"저기가 성가대실이에요. 너무 아름답죠? 보통은 제단 옆에 성가대석이 있는데, 이곳은 제단과 맞보고 있는 독특한 구조이지요!" 
 
 화려하고 웅장하고 정말 멋들어진 성가대실입니다.
 화려하고 웅장하고 정말 멋들어진 성가대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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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가대실에 있는 성모자상.
 성가대실에 있는 성모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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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가대실이 그야말로 으리으리합니다. 무엇보다도 육중한 성가대 의자 등받이에 새겨진 각기 다른 모양의 조각들이 예사롭지가 않습니다.

"이베리아 반도 이슬람의 마지막 본거지였던 그라나다를 함락시켰던 장면을 의자 등받이에 조각했다고 해요."

성가대석에서 스페인 역사의 한 장면을 볼 수 있다니! 그들이 이슬람 세력으로부터 되찾은 영광을 얼마나 대단하게 여겼으면 성가대 의자에까지 섬세한 조각품으로 남겼을까? 정복 과정을 영화의 장면처럼 묘사해놓아 의미를 부여한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사는 작은 성당에서 성가대원으로 활동하는 아내는 성가대실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성가대실 양쪽에 있는 화려한 무늬를 가진 파이프 오르간에서 웅장한 음이 금방이라도 울려나올 것 같습니다. 앞쪽 백색 성모자상도 무척 인상적입니다. 성모 마리아의 턱을 만지고 있는 아기 예수와 자애롭게 환하게 웃는 성모. 여느 성모자상에서 볼 수 없는 모습입니다.

자연 채광, 그리고 눈부신 성체현시대 
 
 대제단 뒤에 있는 트란스파란테. 천장의 한 부분을 둥글게 뚫어 채광창으로 들어오는 빛에 의한 자연조명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대제단 뒤에 있는 트란스파란테. 천장의 한 부분을 둥글게 뚫어 채광창으로 들어오는 빛에 의한 자연조명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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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돔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조명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대리석조각들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돔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조명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대리석조각들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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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레도 대성당에서 시선을 사로잡은 게 또 하나 있습니다. 이른바 트란스파란테가 그것입니다. 트란스파란테는 인공의 빛이 아닌 자연의 빛이 돔을 통해 쏟아져 들어오는 자연 조명시설입니다. 돔에서 내리 비추는 빛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대리석조각들을 마치 살아서 움직이게 하는 것처럼 환상적입니다. 자연 채광을 이용하여 성화 속 천사상과 성모상을 보다 성스럽게 하였습니다.

우리는 성당에 있는 보물실로 가봤습니다. 내부 천정은 무데하르양식으로 종유석 모양이 독특합니다. 보물실의 백미는 진열장 속에 전시된 성체현시대(聖體顯示臺)입니다. 
 
 톨레도 대성당의 보물, 성체현시대. 금과 은의 세공작품으로 제작하는 데 7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톨레도 대성당의 보물, 성체현시대. 금과 은의 세공작품으로 제작하는 데 7년이 걸렸다고 합니다.
ⓒ 전갑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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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작가 엔리 케 데 아르페가 제작한 금과 은으로 세공한 작품이 화려함은 물론, 정교함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무려 5000여개의 금과 은으로 된 부품으로 만들어졌다는데, 무게만도 226kg이나 된다고 합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절이후 9주째 목요일에 열리는 성체축일에 가마처럼 성체현시대를 둘러메고 거리를 우아하게 행진한다고 합니다.

나는 중앙 제단 앞에 다시 섰습니다. 잠시 생각에 잠겨봅니다.
 
'혼신을 다해 이렇게 아름답고 웅장한 대성당을 세운 것은 어떤 간절함에서 연유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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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마니산 밑동네 작은 농부로 살고 있습니다. 소박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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