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동욱 OCN < 손 the guest> 종영 인터뷰 제공 사진.

6일 서울 삼성동에서 OCN < 손 the guest>의 윤화평, 배우 김동욱을 만났다. ⓒ 키이스트


'한국형 엑소시즘'을 표방하며 시작했던 OCN < 손 the guest >가 지난 1일 그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었던 < 손 the guest > 최종회. 단연 압권은 박일도를 영원히 봉인하기 위해 스스로 박일도를 받아들인 뒤 죽음을 택하려는 윤화평(김동욱 분)과 그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건 구마 의식을 행하는 최윤(김재욱 분), 강길영(정은채 분)의 모습이었다. 여러 아쉬움이 남았던 드라마의 끝을 모두 상쇄하고도 남을 명장면. 6일 서울 삼성동에서 만난 김동욱은 이 장면을 찍으며 얻은 감기를 완전히 떨치지 못한 상태였다.
 
"바다에 8시간 정도 있었던 것 같아요. 비 온 다음에 갑자기 추워져서 너무 힘들었어요. 특히 저는 특수 분장을 해야 했는데, 촬영 후에 온몸에 두드러기까지 생겼어요. 감기는 당연한 거고, 면역력이 확 떨어져서 마지막 촬영까지 버티는 마음으로 찍었던 거 같아요.
 
너무 중요한 장면이고, 작품의 대미를 어떻게 장식하느냐가 달린 장면인 만큼 다들 준비를 많이 했어요. 열악한 환경 견뎌내면서 함께 절실한 마음으로 찍었고, 그만큼 감정이 폭발할 수밖에 없었어요. 결과적으로는 너무 마음에 들게 잘 나온 것 같아요. 너무 좋았어요."

 
'쌍천만 배우' 김동욱의 선택... "재밌었고, 걱정됐다"
 
 배우 김동욱 OCN < 손 the guest> 종영 인터뷰 제공 사진.

배우 김동욱 OCN < 손 the guest> 종영 인터뷰 제공 사진. ⓒ 키이스트

 
영화 <신과 함께 1, 2>로 '쌍천만 배우'가 된 김동욱. 영화가 개봉된 후 가장 많은 관심이 집중된 것은 단연 김동욱의 연기였다. 절절한 눈물 연기로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한 만큼, 당연스레 그의 차기작에도 시선이 쏠렸다. 쏟아지던 러브콜 가운데 김동욱이 택한 작품은 '엑소시즘 장르물' < 손 the guest >였다.
 
김동욱은 그저 "대본이 재미있어서" < 손 the guest >를 택했다고 했다. 4부까지 주어진 대본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는 그는 "이게 드라마 대본이 맞나 싶었다"고. 낯선 소재, 낯선 장르라는 점도 그랬지만, 과연 이 어둡고 무거운 이야기를 드라마에서 어떻게 풀어나갈지, 얼마나 담아낼 수 있을지 걱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홍선 감독에 대한 기대와 신뢰로 작품을 택했고,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첫 방송을 보며 든 생각이 '너무 재미있다'는 거였어요. 앞에 30분 정도는 아역 친구들이 나오는 장면인데, 저희는 촬영 때 보지 못한 장면이라 어떻게 나올지 궁금했거든요. 어린 친구들이 너무 잘해줬고, 재미있게 잘 담겼더라고요. (대박의 기운이 느껴졌는지 묻자) 이 느낌으로 쭉 가면 뭔가 나오겠구나 하는 기대감이 들었죠. 우리가 처음 기대하고 생각했던 작품이 나올 수 있겠구나, 촬영 미술 조명 분장 모두 감독님 연출 안에 너무 잘 담겼다고 생각했어요."
 
비극으로 가득한 윤화평의 삶, 장난치며 연기했다
 
 OCN < 손 the guest> 스틸 사진.

OCN < 손 the guest> 스틸 사진. ⓒ CJ E&M


< 손 the guest > 첫방송 후 '너무 무섭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하지만 정작 김동욱은 그 반응이 의아했다고. "우리 드라마 장르가 공포는 아닌데 왜 무섭지?" 싶었단다. "잔인하다거나 수위가 너무 세다는 반응이 나올지 모른다는 걱정은 했지만, 무섭다는 반응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며 웃었다.
 
극 중 윤화평의 인생은 비극으로 가득 차 있다. 어머니와 아버지, 할머니, 가족처럼 믿고 의지했던 육광(이원종 분)까지 모두 박일도에 의해 목숨을 잃었고, 최종회에는 평생을 쫓아다녔던 박일도가 할아버지(전무송 분)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결국 박일도를 완전히 봉인하기 위해 박일도를 받아들인 채 스스로 죽음을 택하기까지 한다. 평범한 삶을 사는 주인공이 어디있겠느냐만은, 해도 해도 너무한 윤화평의 비극. 이런 윤화평을 연기하느라 감정적으로, 체력적으로 힘들진 않았는지 묻자 "많이 지쳤다"는 답이 돌아왔다.
 
"감정적으로, 육체적으로 센 장면이 많아서 너무 힘들었어요. 촬영장 분위기도 어둡고 더럽고... 사람이 살지 않는 폐건물에서 찍기도 하고, 세트 촬영이더라도 그런 느낌의 미술 효과를 줘야 하기 때문에 먼지가 굉장히 많았거든요. 연기도 늘 깔려있었고요. 많이 지쳤죠.
 
그래서 촬영장에서 더 많이 웃고 장난도 많이 쳤던 것 같아요. 연기할 때는 웃고 편안한 감정이 전혀 없기 때문에 쉬는 시간에라도 웃고 장난을 쳐야 감정이 리프레쉬될 수 있었거든요. 장난 덕분에 버텼던 것 같아요. 장난은 주로 제가 많이 쳤는데, 너무 장난을 쳐서 재욱씨는 제발 자기 쳐다보지 말라고 한 적도 있었어요. 이 자리를 빌려 개인적으로 사과드리고 싶네요. 전 그 분들이 제 장난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어요. (웃음)"

 
수중 구마 성공했을까? 시즌2는?
 
 OCN < 손 the guest> 스틸 사진.

OCN < 손 the guest> 스틸 사진. ⓒ CJ E&M

 
시청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박일도의 정체였다. 배우들은 박일도의 정체를 언제쯤 알았는지 물으니,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촬영 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했다. 감독과 작가들은 끝까지 숨기려고 했지만, 주연 3총사는 '박일도 정체를 알려주지 않으면 촬영을 시작할 수 없다'며 협박·회유를 반복했다고. 결국 이들의 열정에 진 감독은 박일도의 정체를 밝힐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감독은 끝까지 '어떻게 될지 모른다', '바뀔 수도 있다'는 말을 강조했단다. 
 
"절박하고 절실함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계속 주어졌기 때문에 박일도 정체를 미리 알았다고 해도 연기에 크게 영향이 있진 않았어요. 추리를 굉장히 많이 하시던데, 제 주위에도 '내가 이렇게 추리했다'고 어필하는 분들이 계셨어요. 시청자분들이 양신부파와 할아버지파로 나뉘어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면서 캡처를 보내주시는 분들도 계셨고요. (추리 내용을 보면) 굉장히 예리한 분들도 계시고, 터무니없는 의견도 있고 다양하더라고요. 저는 답을 알고 있으니 더 재미있었죠."
 
 배우 김동욱 OCN < 손 the guest> 종영 인터뷰 제공 사진.

김동욱은 "배우로서 출연한 작품이 시즌2 거론된다는 건 너무 행복한 일"이라면서 "함께한 배우들과 감독 모두 함께라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 키이스트

 
드라마 종영 뒤, 박일도 정체에 대한 궁금증은 해소됐지만, 시청자들은 또 다른 질문을 하고 있다. 마지막 수중 구마가 성공한 것인지, 시즌 2는 나올 것인지. 우선 윤화평에게서 박일도는 완전히 떨어져 나간 건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는 답이 돌아왔다.
 
"작가님께 따로 물어보지 않아 잘 모르겠어요. 다만 화평이가 격리된 삶을 살고 있다는 건 스스로 확신하지 못한다는 거잖아요. 자기 안이든, 바닷속이든 박일도가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완전히 사라졌다는 확신이 없다는 거니까 저도 그런 마음으로 연기했어요.
 
시즌2는... 배우로서 출연한 작품이 시즌2 거론된다는 건 너무 행복한 일이에요. 하지만 실질적인 고민을 했을 땐, 누구와 함께하는지가 정말 중요할 것 같아요. 최윤, 길영이, 감독님 모두 함께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요?"
 

시즌2가 제작된다면 화평이의 삶이 어떻게 그려지길 바라는지 묻자, "그건 잘 모르겠지만, 능력은 하나 생겼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은근히 화평이 무능력자다. 시즌2에서는 내림굿 받고 아예 직접 악귀와 싸우는 스토리는 어떠냐'고 농담하자 "그럼 굿을 해야 하는데 일이 너무 커진다"며 손사래를 쳤다.
 
"마지막 대본을 보고 나서 배우들끼리 농담 반 진담 반, 시즌2 하게 되면 무슨 능력 가지고 싶냐 뭘 하고 싶냐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어요. 화평이는 동해 세습무 집안의 후손이잖아요. 세습무 집안 남자는 굿을 하지 않아요. 초반에도 보면 할머니가 굿을 하고 할아버지는 악기를 다루거든요. 아마 시즌2에가 나온다면 화평이가 악기를 다루고 있지 않을까요? 길영이에게는 벌크업 해서 마동석씨처럼 전투 능력을 강화시켜보라고 했어요. (웃음)"

건강 대신 얻은 사랑과 관심... "너무 감사하다"
 
  
 OCN < 손 the guest> 스틸 사진.

OCN < 손 the guest> 스틸 사진. ⓒ CJ E&M


출연진 모두 사이가 좋았지만, 김재욱과는 더 돈독할 수밖에 없었다. 두 사람은 11년 전 MBC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만났던 사이. 데뷔작은 따로 있지만, 두 배우 모두 <커피프린스 1호점>을 통해 대중에게 처음 눈도장을 찍었다. 11년 동안 각자 필모그래피를 쌓은 뒤 만난 둘. 오랜만의 재회에 묘한 설렘과 함께 "벌써 11년이나 흘렀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재욱이는 집중력이 정말 좋은 친구예요. 늘 고민하고 연기에 대한 열정과 욕심도 많은 친구죠. 촬영 전에 우리가 찍어야 할 장면에 대해 이야기를 정말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서로 준비해온 것들을 고민하고 분석하고, 그렇게 만들어나간 장면도 많았어요." 

종영 인터뷰 등 스케줄을 마치면 여행과 취미인 스킨 스쿠버를 즐기고 싶다고. 김재욱과 함께 건강 검진받을 계획도 세웠다. 김동욱은 "큰 사랑과 관심을 얻고 건강을 잃었다"면서 "배우들이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재욱이와 건강 검진받으러 갈 날만 기다고 있다"며 웃었다. 
 
 배우 김동욱 OCN < 손 the guest> 종영 인터뷰 제공 사진.

김동욱에게 < 손 the guest>는 "끝났지만 끝난 것 같지 않은" 드라마다. "언제, 어떤 모습일 진 모르지만 다시 돌아올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다. ⓒ 키이스트

  
"기대했던 것보다 더 큰 사랑을 받았어요. 덕분에 감독님, 스태프분들, 배우들 모두 너무 행복한 마음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어요. < 손 the guest >를 아끼고 사랑해주신 분들께,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어요. 

또, 저희 드라마에는 길게 함께하지 못해 아쉬운 배우들이 너무 많았어요. 특히 부마자로 나오신 분들. 정말 한 분 한 분 '신의 한 수'였어요. 출연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리고, 다음 작품에서는 꼭 길게 만나 뵙고 싶어요. 

지금 제게 < 손 the guest >는 우리 드라마의 결말 같아요. 끝났는데 끝난 것 같지 않고, 다시 돌아올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언제,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진 모르겠지만요."  
손 THE GUEST 손 더 게스트 김동욱 윤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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