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과 대구FC의 경기가 열린 4일 오후의 대구 월드컵 경기장. 0-0 으로 맞서던 후반 9분 서울의 고요한이 선제골을 터뜨려 서울이 1-0으로 리드를 할때까지만해도 서울의 기나긴 무승행진이 드디어 마침표를 찍는가 싶었다.

후반기 대구가 보여준 경기내용이나 성적이 인상적이었고, 전력 역시 서울과 비교할 때 오히려 탄탄하다고 할 수 있었다. 특히 세징야-에드가라는 확실한 공격 카드가 있기에 수비가 약점인 서울에겐 쉽지 않은 승부가 예상됐다. 또한 대구는 지난주중 전남 드래곤즈와의 FA컵 준결승에서 승리하며 결승에 진출해있어 분위기 역시 최고조였다.

최용수 감독 복귀 이후 분위기가 서서히 바뀌어가는 서울은 대구를 잡아야 강등권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실제로 이날 서울이 보여준 경기내용은 인상적이었다. 득점 상황에서는 모처럼 페널티 박스 좁은 공간에서 아기자기한 패스플레이가 살아났다. 슈팅기록에서도 22대7 로 3배나 많았다. 원정 경기임에도 경기 주도권을 가져간 것.

하지만 대구의 저력은 놀라웠다. 0-1로 뒤진 후반 39분 프리킥 찬스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득점으로 연결시키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고 결국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 무승부를 통해 대구는 올시즌 K리그1 잔류에 한걸음 더 다가섰고, 서울의 강등권 경쟁은 계속 진행 중에 있게 됐다.

밀리는 경기 분위기에서도 대구를 지탱해준 원동력은 조현우 골키퍼와 세징야였다. 지난 주말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후반전 남준재의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선방으로 막어내며 승리를 지켜냈던 조현우는 서울과의 경기에서도 결정적인 선방 세 차례로 팀을 지켰다.

먼저 전반전 신진호의 슈팅이 수비수를 맞고 굴절되면서 볼의 방향이 꺾였지만 조현우는 이 볼을 마치 파리채 블로킹을 하듯 쳐내면서 실점위기를 넘겼다. 그리고 후반 6분 코너킥 상황에서 윤석영이 올린 코너킥을 윤주태가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이것 역시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으로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었다. 윤주태의 헤딩슛은 코너킥에서 올라온 볼을 잘라먹듯이 헤딩을 시도했던 것이라 막기 어려웠음에도 조현우가 잘 막어냈다.

결정적인 건 경기 종료 직전 박주영의 프리킥이었다. 1-1로 맞서던 경기 종료 직전 페널티 박스 바로 앞에서 프리킥 키커로 나선 박주영은 반대편 포스트로 낮게 깔아서 슈팅을 시도했다. 이 슈팅이 골로 연결되었다면 종료까진 몇 초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서울이 기나긴 무승행진이 끝날 수 있었다.

그 순간 또 다시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이 빛났다. 조현우 골키퍼는 낮게 깔려서 오는 볼을 안정감 있게 막으면서 팀의 승점 1점을 지켜냈다. 

후방에서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이 빛났다면 전방에선 세징야의 활약이 빛났다. 에드가와 함께 선발로 출전한 세징야는 지난주 경기 탓에 체력이 떨어져 힘겨운 경기를 펼치긴 했다. 하지만 후반전 들어 그 존재감을 서서히 드러내기 시작했다.

서울에 1-0으로 뒤진 후반 20분 서울의 수비 집중력이 다소 흐트러진 가운데 대구의 공격이 진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김대원의 로빙패스를 받은 세징야는 그대로 하프 발리슛으로 연결했다. 아쉽게 이 볼은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면서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지만 서울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기엔 충분했다.

이 슈팅으로 예열한 세징야는 후반 39분 황기욱의 파울로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그림 같은 슛을 날려 점수를 냈다. 이 골은 프리킥을 얻는 과정부터 볼의 궤적까지 완벽했던 골이었다. 프리킥을 얻는 과정에서 세징야는 드리블 돌파를 통해 서울의 수비 3명을 제친 끝에 파울을 얻어내면서 크랙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프리킥 또한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나오게 하기 충분했다.

분명 서울은 최용수 감독 부임 이후 빠른 시간에 경기력 등이 올라오고 있었다. 다만 세징야와 조현우가 전방과 후방을 사수한 대구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기엔 다소 부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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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1 FC서울 대구FC 조현우 세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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