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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2시부터 다시 닫힌 백제보는 수위가 상승하고 있다. 보 하류에서는 감사원 감사에 따른 보강공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 1일 2시부터 다시 닫힌 백제보는 수위가 상승하고 있다. 보 하류에서는 감사원 감사에 따른 보강공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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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보름만이다.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백제보가 전면개방 15일 만에 다시 닫혔다. 짧은 시간에 이루어진 개방을 놓고 일부에서는 "보수공사를 위한 개방이 아니었느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17일 0시 완전 개방에 나섰던 백제보 수문이 1일 다시 닫혔다. 백제보 상류는 물이 빠지면서 물밖에 드러났던 펄과 자갈, 모래톱은 다시 물 속에 잠기고 있다(관련 기사: 금강의 마지막 4대강 보, 백제보 수문이 열렸다).

백제보는 지난 9월 11일 한국수자원공사 백제보 사업소에서 인근 농민과 부여군 등 관계기관이 '백제보 개방 추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 따르면 수위를 단계적으로 낮춘 뒤 개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15일부터 개방에 들어간 백제보는 17일 0시에 완전히 열렸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백제보 하류에 바지선을 띄우고 잠수부가 투입되어 보강 공사를 하고 있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백제보 하류에 바지선을 띄우고 잠수부가 투입되어 보강 공사를 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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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보강공사가 진행 중인 백제보 하류에 잠수부가 세굴 지점을 확인하고 부표를 띄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라 보강공사가 진행 중인 백제보 하류에 잠수부가 세굴 지점을 확인하고 부표를 띄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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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찾아간 백제보 공도교에서는 작업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백제보 사무실에서 연결된 기다란 호스가 수력발전소 쪽으로 연결되어 있다. 3~4명의 작업자가 움직이는 것으로 보아 발전소 입구를 청소하는 것으로 보였다.

한동안 열렸던 수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보 하류 강물에는 바지선이 떠 있고 물 속으로 연결된 노란 호스 끝에서는 연신 공기 방울을 내뿜고 있다. 잠수부가 물 속에서 세굴이 발생한 지점에 부표를 띄우는 점검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인근에는 축구공 크기의 부표에 깃발이 듬성듬성 꽂혀 있다.

하류 300n 지점 대형바지선에는 1t 크기의 바윗덩어리를 가득 실어 놓았다. 공사개요 표지판에는 "'금강살리기 6공구 하류바닥보호공 보강공사'를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발주하여 GS건설(주)이 시공하는 것으로 사석 480㎥ 수중불분리 콘크리트 720㎥ 부대공 1식을 10월부터 12월까지 공사를 한다"고 적혀 있다.

애초 계획대로 닫은 것
 
백제보 완전 개방으로 물밖에 드러났던 운동장 3개 크기의 모래톱이 서서히 물속에 잠기고 있다.
 백제보 완전 개방으로 물밖에 드러났던 운동장 3개 크기의 모래톱이 서서히 물속에 잠기고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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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단 보 개방 모니터링팀에 보름 만에 다시 수문이 닫힌 이유를 물어 봤다. 개방팀 담당자는 "보 문제는 환경부 단독으로 하는 것은 아니고 민간협의체를 통해서 결정한 것이다. 처음에는 조금 빨리 (10월 초) 개방하려고 했는데, 대책 마련을 하느라 시간이 소요됐다. 예정대로 보를 다시 닫은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추가 개방에 따른 계획도 물어봤다. 이 담당자는 "개방 계획은 내년도 3월까지다. 공주보·세종보는 2019년 3월까지 완전 개방 상태로 유지할 계획이다. 3월 이후는 검토하는 상태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짧은 기간에 이루어진 모니터링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단 보 개방 모니터링팀에 물었다. 관계자는 "말하기 곤란하다. 전체적인 상황에 따른 것은 (상부에) 보고하고 (전화) 연락을 주겠다"고 했으나 퇴근 시간이 다 되도록 연락은 없었다.

4대강 조사평가단 민간협의체 민간위원 참석자는 "백제보 수문을 11월 1일 다시 닫는 것은 맞다. 처음에는 10월 1일부터 말까지 한 달을 개방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협의체 과정에서 수문을 빨리 열어달라고 주장했으나, 자꾸만 민간협의체 내부의 개방을 늦추려는 세력이 천천히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늦게 열린 것이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4대강 보를 열었다는 상징성뿐, 완전 개방 보름 동안의 모니터링으로는 결과치를 내놓기 어려울 것이다. 협의체는 결정하는 곳이 아니다. 환경부가 결정하고 우리는 따른 것이다. 환경부는 당시 농민들 때문에 열지 못했다고 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올 초부터 완전 개방에 나선 공주보 하류에는 모래톱이 생겨나고 육안으로도 물속을 확인할 정도로 수질 변화를 보인다.
 올 초부터 완전 개방에 나선 공주보 하류에는 모래톱이 생겨나고 육안으로도 물속을 확인할 정도로 수질 변화를 보인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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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흥모 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보를 열 때는 천천히 열고, 닫을 때는 칼같이 닫았다"고 비난했다.

"한 달이라는 보 기간이 보 개방은 환경적 변화나 평가를 하기에는 매우 부족한 시간이다. 이런 개방으로 객관적인 상황변화에 따른 평가를 할 수도 없다. 환경부가 이런 식의 소극적인 태도로 하는 행정으로는 4대강 문제를 점검하고 평가할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몇 년간 4대강 환경, 수질, 생태계, 사회문제까지 지켜봤다. 심각할 정도로 망가져 버린 중증환자를 놓고 지금처럼 짧은 조사를 해서는 무의미한 결과만 나온다. 제대로 된 조사를 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보의 개방이나 충분한 기간 등 의지가 필요해 보인다.

다만 개방으로 모래톱 변화나 수질개선, 조류, 자연생태계 등 긍정적인 변화를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4대강 사업에 대해 제대로 확인하고 평가하여 객관적인 조사 분석할 방법과 적극적인 행정 조치가 필요하다."


한편,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16개 보 중 2조 6천억 원이 투입된 금강에는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 등 3개의 보가 건설됐다. 백제보의 수문이 다시 닫히면서 2일 현재 2곳의 수문만 개방된 상태다.

태그:#4대강 사업, #백제보,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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