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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교육청은 아이들이 중심인 '잘 놀고, 잘 배울 수 있는' 유아 성장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 또 인권이 존중되는 안전한 유치원, 소통하고 공감하는 유치원을 강조한다. 공교육 현장에서 유아 교육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오마이뉴스>가 충남 유아교육 현장을 둘러보았다. 현장탐방은 오는 11월까지 월 네 차례 연재 예정이다. [편집자말]
천안성정유치원(원장 강성희)의 ‘가족사랑 별샘 가을 국악음악회’가 지난 26일 천안성정초등학교 강당에서 열렸다.
 천안성정유치원(원장 강성희)의 ‘가족사랑 별샘 가을 국악음악회’가 지난 26일 천안성정초등학교 강당에서 열렸다.
ⓒ 정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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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을 드립니다~
여러분께 드립니다~
삼태기로 퍼드립니다~
어화둥실 두둥실
두리두리둥실 두둥실"


흥겨운 가락과 신나는 몸짓에 장구와 북, 징, 꽹과리 소리가 더해진다. 정말로 행운을 마구 퍼줄 것만 같은 신명나는 분위기에 객석에서는 박수와 웃음이 터져 나온다.

"사물놀이의 네 가지 악기는 자연이랑 비슷해요. 북의 울림은 구름을 닮았고, 장구의 소리는 비를, 징의 울림은 바람을, 꽹과리의 울림은 우레를 닮았죠."

새로운 무대가 준비될 때마다 사회자 선생님의 설명이 곁들여진다.

"여러분, 해금 본 적 있나요? 해금은 어떤 악기일까요? 연주자님께 여쭤봐야겠어요. 다같이 큰 소리로 불러볼까요, 해금 연주자님!"

"안녕하세요 친구들, 친구들은 해금 본 적 있어요? 해금은 줄이 몇 개일까요?"

"3개요!"
"5개요!"

"해금은 줄이 2개인데, 이 두 줄 사이에 활대를 넣어서 연주해요. 해금이 어떤 소리를 내는지 잘 들어주세요. 이제부터 '노을'이라는 곡을 연주할건데 아는 친구들은 따라 불러주세요."


해금 연주에 귀 기울이던 아이들은 해금 소리가 바이올린 소리와 비슷하다며 감상평을 나누기도 한다.

대나무로 만든 다소 생소한 관악기 생황과 25현 가야금 연주가 이어진다. 가야금의 12줄은 1년 12달을 의미하는데, 이날은 25줄의 개량가야금으로 '뱃노래'가 연주되었다.

"서로 합을 맞추고, 도와주고..." 결과보다 과정 
  
천안성정유치원 7세 유아들의 사물놀이. 흥겨운 가락과 신나는 몸짓, 신명나는 연주까지 제대로 흥이 오르는 무대다.
 천안성정유치원 7세 유아들의 사물놀이. 흥겨운 가락과 신나는 몸짓, 신명나는 연주까지 제대로 흥이 오르는 무대다.
ⓒ 정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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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의 성정유치원(원장 강성희)의 '가족사랑 별샘 가을 국악음악회'가 지난 10월 26일 천안성정초등학교 강당에서 열렸다. 성정유치원의 6~7세 유아들은 방과후 특성화 활동으로 주1회 장구를 배우고 있는데,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올해 처음으로 무대에서 뽐내게 되었다.

"성인이 장구를 배우려면 너무 어렵다고 해요. 박자 맞추랴 양손 왔다 갔다 하랴 정신이 하나도 없죠. 그런데 아이들은 신나게, 놀이처럼 곧잘 따라와요. 그래서 장구는 7세 이전에 배우면 좋다고 합니다. 양손을 쓰기 때문에 양쪽 뇌가 고루 발달되고, 리듬감을 익힐 수 있으니까요. 또 장구는 연주하며 노래와 춤을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에 재미도 있지요."

강성희 원장은 아이들이 다양한 우리 음악을 접했으면 하는 바람에 국악음악회를 준비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자기 연주에만 집중하다가 점차 주변의 소리에 관심을 가지고 맞춰나가는 아이들의 모습에 감동과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나의 연주가 다른 악기 소리와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면서 배려하는 마음과 감성을 키울 수도 있고요. 유치원과 아이들이 준비한 첫 음악회라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됩니다. 서툴고 부족하더라도 응원하는 마음으로 다함께 즐겨주시면 좋겠어요."
  
아직 장구를 배우지 않는 만3세 막내들이 리듬악기 연주를 앞두고 있다.
 아직 장구를 배우지 않는 만3세 막내들이 리듬악기 연주를 앞두고 있다.
ⓒ 정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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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반 이찬미 교사는 "처음에는 아이들이 장구를 배우고 연주하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음악회를 준비하는 동안 서로 합을 맞추고, 기다려주고, 도와주고, 커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과정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천안의 공립단설유치원인 성정유치원은 방과후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만3세는 음악, 체육, 몰펀을, 만4~5세는 체육과 장구, 과학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음악회가 진행되는 동안 강당 한켠에서는 공놀이도 하고, 딱지치기도 하고, 소박하고 정겨운 동네잔치 느낌이다.
 음악회가 진행되는 동안 강당 한켠에서는 공놀이도 하고, 딱지치기도 하고, 소박하고 정겨운 동네잔치 느낌이다.
ⓒ 정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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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밖에도 성정유치원은 2018년 충청남도교육청 지정 '숲 체험 활동 거점 유치원'으로 선정되어 1년간 전체 유아 120명을 대상으로 천안 태조산과 봉서산, 용곡공원 등지에서 숲 체험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

유아들은 숲 체험 지도사인 그루 선생님과 함께 계절마다 변화하는 숲의 모습을 관찰하고 꽃, 나무, 돌멩이, 나뭇가지 등 숲의 환경을 오감으로 느끼면서 다양한 놀이를 하고 있다. 또 숲속에 사는 곤충이나 벌레 등 작은 생물들을 찾아보며 생명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태그:#유아교육, #충청남도, #국악, #방과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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