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가 기억하는 스타일로 돌아와 반가움을 더하는 에디킴의 이번 음반.

많은 이가 기억하는 스타일로 돌아와 반가움을 더하는 에디킴의 이번 음반. ⓒ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에디킴은 두 번째 EP < Sing Sing Sing >부터 음악적 일탈을 꿈꾸는 것처럼 보였다. 이번 음반을 내기까지 거의 4년이 걸렸다는 사실 또한 그의 고민과 갈등이 적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빈지노와 함께한 '팔당댐', 브루노 마스의 펑키한 음악을 떠올리게 하는 'Bet on me' 등 싱글로 발매한 곡들은 대중이 알고 있던 그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일탈은 일탈일 뿐. 이번에는 많은 이가 기억하는 스타일로 돌아와 반가움을 더한다. 서른 살을 앞두고 있는 만큼 <너 사용법>에서의 적극적인 낭만주의자는 시간이 흘러 성숙한 면모를 갖추게 됐다.

물론 변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 어쿠스틱 악기를 기반으로 그 위에 팝 멜로디와 알앤비 창법을 얹고, 트렌디한 소스들을 차곡차곡 쌓는 작업 방식만큼은 한결 같다. 매번 6곡씩 수록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따라서 '성숙'했다는 말의 뜻은 그의 음반 제작 스타일이 달라졌음을 의미한다.

그는 이번 앨범에서 편곡 참여 비중을 높였다. 언제나 작사, 작곡은 직접 해왔지만 편곡은 항상 조정치, 포스티노, 정석원을 비롯한 미스틱 소속 선배들에게 자리를 내주었던 그였다. 이제는 음악적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새로운 이들과 작곡, 편곡 작업까지도 함께했다.

그의 음악적 취향과 개성이 더 투입된 만큼 기존 음악에서 나타난 단순한 진행이나 확실한 끝맺음 보다는 여러 각도로 음악을 매만진 흔적이 보인다. 초기작 'It's over'의 분위기를 닮아있는 '사랑 모양', 매끈한 기타 선율로 리듬감을 형성하는 '달라'는 자이언티와 합을 맞춰온 서원진과 함께 작업한 곡이다. 섬세한 효과음, 촘촘히 쌓은 코러스가 노래에 풍성함을 더한다. 재즈 피아니스트 윤석철과 만든 '초능력'은 그만의 감미로운 보컬이 돋보이는 근사한 곡이다. 사랑이라는 소재를 독특하게 풀어내는 그의 작사 센스 역시 주목할 만하다.
 
 에디킴은 알앤비 싱어송라이터가 갖춰야 할 덕목을 두루 갖고 있다.

에디킴은 알앤비 싱어송라이터가 갖춰야 할 덕목을 두루 갖고 있다. ⓒ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에디킴의 음악은 단순한 선율로 세련된 분위기를 내는 '밀당의 고수'와 화려한 편곡으로 듣는 이를 압도하는 '조화' 사이에서 발전해왔다. 유연한 알앤비 보컬과 부족함 없는 멜로디 메이킹 실력, 프로듀싱 능력까지. 알앤비 싱어송라이터가 갖춰야 할 덕목을 두루 보유하고 있음에도 <너 사용법>만큼 대중의 마음에 스며들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때로는 너무 많이 알고 있어 다른 이들과 소통이 되지 않을 때도 있다. 복잡하게 생각하기보다는 쉬워 보이고 가벼워 보이는 것들에 의외의 해답이 존재한다는 걸 염두에 뒀다면 더 좋았을 음반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대중음악웹진 이즘(www.izm.co.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에디킴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음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