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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면담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 악수하는 이도훈-비건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면담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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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구축 과정을 협의할 한국과 미국의 실무협의체(워킹그룹)가 11월 중에 출범할 예정이다. 한국은 비핵화 과정에 목소리를 낼 통로를, 미국은 남북협력 속도에 의견을 반영할 여지를 확보했다.

미국 국무부의 발표에 이어 31일 한국 외교부도 한미 워킹그룹 구성 합의를 확인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비건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한기간 동안 이 워킹그룹 구성에 대한 합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당국자 설명에 따르면 워킹그룹의 각 측 대표는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맡게 된다. 한국에선 외교부가, 미국에선 국무부 중심으로 구성된다. 한국에선 논의 주제에 따라 청와대나 통일부, 국방부 등에서도 합류 인원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측이 합의한 워킹그룹 논의 주제는 크게 ▲외교 ▲비핵화 ▲대북 제재 실행 ▲남북협력의 UN제재 준수 등 네 가지다. 외교부 당국자는 "워킹그룹 자체의 화두는 '소통'이고. 어떻게 하면 소통을 잘, 빈번하게 하는지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양측이 이미 구성 윤곽을 짜놓아 11월 중으로는 출범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한미 워킹그룹 출범 동기에 대해 "우리 측 제안으로 몇 달 동안 논의해오던 것"이라며 "(북한과 미국 사이에) 비핵화 국면이 시작되었을 때 이런 워킹그룹이 없으면 우리의 입장을 전하기도 힘들고, 이게 있으면 좀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입장에선 아무래도 북한과 미국 사이에 진행될 비핵화 과정에 목소리를 내는 데에 워킹그룹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는 "우리의 제일 관심 사안은 평화프로세스인데 이것은 비핵화와 떼려야 땔 수 없는 관계다, 비핵화를 하려면 평화프로세스가 따라야 하고 평화프로세스를 하려면 비핵화가 따라야 한다"라면서 "획기적인 비핵화 조치가 있을 때 남측이 참여해서 상황을 조치하는 일도 있을 수 있지 않겠는가, 비핵화 과정에 우리가 의견을 내고 지켜보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제재 실행'이 워킹그룹의 주제로 잡혀 있는데도 비슷한 '남북협력의 UN제재 준수'가 별도 주제로 잡힌 것은 아무래도 미국 측의 목소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부터 국무부의 당국자까지, 미국은 '비핵화 전까지는 대북제재를 완전히 이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한 쪽 방향의 진전이 다른 쪽의 진전과 1인치도 오차 없이 가기는 힘들다"라며 "간극을 신뢰와 소통으로 메워야 하고, (남북관계의) 속도조절은 (한미가) 소통하고 신뢰가 생긴 상황에서 문제가 많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킹그룹을 통해 미국 측은 남북관계 속도조절 요구를 많이 할 것이지만 한국측은 충분한 소통을 통해서 설득하겠다는 얘기로 들린다.

"북미고위급회담, 빈번한 접촉을 나쁘게 볼 필요 없어"

한편, 지난 9월 폼페이오 국무부장관의 4차 방북 때 합의한 북한과 미국의 워킹그룹은 아직 꾸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북미가 미국의 중간선거(11월 6일) 뒤 고위급회담 개최를 모색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북미 실무협상 진행에 문제가 생겨 윗선에서 해결하기 위한 회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양측에서 실무협상에 나설 이들이 이미 정해진 마당에 협상을 하지 못할 사정이 생긴 건 아닌 것 같다"라며 우려를 불식했다. 그는 "고위급회담에서는 좀 더 추가적인 내용, 좀 더 큰 것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북한과 미국이 서로 빈번하게 접촉하는 것을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라고 말했다.

태그:#워킹그룹, #북미고위급, #한미, #비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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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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