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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일본 오사카 시립 동양도자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10월부터 이곳에서는 고려 청자 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고려 청자는 독특한 비색(翡色) 청자로 도자기 제작이 시작된 중국에서도 알아주는 멋진 도자기였습니다.
 
          고려 청자 투각무늬향로입니다. 맨왼쪽 사진은 우리나라 국보 95호 향로이고, 가운데 향로는 도쿄국립박물관이 가지고 있는 향로이고, 맨 오른쪽 향로는 미국 보스턴미술관(mfa)에 있습니다.
  고려 청자 투각무늬향로입니다. 맨왼쪽 사진은 우리나라 국보 95호 향로이고, 가운데 향로는 도쿄국립박물관이 가지고 있는 향로이고, 맨 오른쪽 향로는 미국 보스턴미술관(mfa)에 있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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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 도자기는 도자기 흙으로 그릇이나 만들고 싶은 모양을 만들고 유약을 바르고, 칠해 불에 구워서 빚어냅니다. 그릇이나 만들고 싶은 모양뿐만 아니라 태토라고 하는 질 좋은 흙이 있어야 하고, 그릇 겉에 잘 녹는 유약과 가마의 불 조절이 중요합니다.

일찍부터 중국에서 도자기를 만들 수 있었던 것은 질 좋은 흙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도자기는 고령토(高嶺土)로 만듭니다. 이 고령토는 중국 장시성(江西省) 징다전(景德鎭) 가마터 부근 고령촌에서 나는 흙입니다. 중국에서 이 흙으로 도자기를 만들기 시작해서 고령촌에서 나는 흙 고령토가 도자기 만드는 흙으로 정해졌습니다.

고령토는 중국 장시성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일본 등에도 있습니다. 중동 지역에서 멋진 도자기를 만들 수 없었던 것은 고령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대신 중동이나 지중해 동부지역에서는 코발트를 재료로 건축용 타일이나 사막에서 석영을 재료로 유리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청자 사각 향로입니다. 겉에는 자연의 풀, 나무, 도철 무늬 등 여러 가지 무늬를 새겼습니다.
  청자 사각 향로입니다. 겉에는 자연의 풀, 나무, 도철 무늬 등 여러 가지 무늬를 새겼습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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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만드는 고령토는 장석, 석영, 점토 세 가지가 잘 섞여있습니다. 장석은 알카리 금속으로 접착제 구실을 하고, 석영은 유리질로 뼈대 역할을 하고, 점토는 그릇의 살을 만듭니다. 고령토는 섭씨 약 1700도에서 녹습니다. 도자기를 만들 때 섭씨 1300도에서 고령토로 만든 태토와 유약이 녹아 하나가 되어 서로 스며듭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도자기는 투명한 쇠소리를 내면서 빛을 비추면 하얗게 빛이 통과됩니다. 겉에 바른 유약은 풀이나 나무를 태운 잿물로 만듭니다. 다만 고려 비취 청자를 만든 유약은 아직도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삼국시대 한반도에 불교가 들어와서 통치이념이 되었습니다. 이어서 고려 때에도 불교는 통치이념이 되고 서민들의 불교 신앙은 더욱 돋독해졌습니다. 고려 때 사람들은 청자로 만든 여러 가지 도구나 그릇들을 일상생활이나 불교 의식에서 사용했습니다. 그 종류나 가지 수는 다 셀 수 없을 정도입니다.
 
          청자 짐승모양 향로입니다. 맨 왼쪽은 국보 60호 청자사자장식향로입니다.
  청자 짐승모양 향로입니다. 맨 왼쪽은 국보 60호 청자사자장식향로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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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일찍이 여러 의식이나 일상생활에서 향을 사용했습니다. 자연에서 느낄 있는 꽃향기나 시원한 바람은 사람들의 기분을 좋게 하고 새로운 세계를 열어주는 경이로운 체험이기도 했습니다. 종교 의식이나 의례에서는 자연에서 얻은 여러 가지 재료를 활용하여 향을 만들어서 사용했습니다.

향을 피우기 위해서는 향로가 필요했고, 청자 향로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고려 사람들은 단순히 향을 피우는 도구에 그치지 않고 멋진 향로를 만들었습니다. 멋진 향로에 짐승이나 자연의 아름다음을 나타냈습니다. 향이 주는 신비로운 향기 체험과 향로가 지닌 조형적인 아름다움은 시각적인 효과를 안겨주기도 했습니다.

여러 가지 고려 청자 향로를 보면서 고려 사람들이 향과 향로에 관심이 있었고, 그것들을 적극 활용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향은 이 세상의 더러운 냄새를 없애면서 사람의 정신을 자유롭게 새로운 세상으로 안내합니다.

여러 의례니 의식에서 향기는 죽은이의 혼을 새로운 새계의 영혼으로 이어준다는 생각을 가졌습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고려 청자를 만들던 사람들은 적극적으로 여러 가지 향료를 만들어서 사용했습니다.    
 
          청자 기린과 원앙 모양 향로와 청자 정 모습 향로입니다.
  청자 기린과 원앙 모양 향로와 청자 정 모습 향로입니다.
ⓒ 박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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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누리집>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 http://www.moco.or.jp/exhibition/current/?e=481, 2018.10.31
국립중앙박물관 큐레이터 추천소장품, 조각,공예, http://www.museum.go.kr/site/main/relic/recommend/list?relicRecommendCategory=757, 2018.10.31
 

덧붙이는 글 | 박현국 기자는 류코쿠대학 국제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태그:#청자 향로, #고려 청자,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 #향, #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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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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