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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8년 10월 30일, 당시 <우주 전쟁>이란 공상 과학 라디오 드라마가 인기리에 방송 중이었다고 한다. 드라마를 방송하던 CBS(미국 라디오)는 어떻게 하면 보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드라마를 만들 수 있을까를 고민, 새로운 방법으로 드라마를 연출한다. 그리하여 화성인들의 지구 침공 부분을 뉴스와 대국민호소문을 섞어 내보냈다고 한다.
 
그런데 드라마가 방송되자 수많은 청취자들이 실제상황이라고 착각, 공포에 떨며 피난을 떠났다고 한다. 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말이다. 예상 밖의 사태에 방송사는 '실제상황이 아닌 공상 과학드라마'라는 사실을 몇 차례나 알렸다고 한다. 그럼에도 화성인들의 공격을 피해 떠나는 자동차 피난 행렬은 밤새, 끝없이 이어졌다고 한다.
 
미디어의 영향력을 실감하는 사례다. 아마도 위 사례를 접하며 한반도에서 금방이라도 전쟁이 터질 것이란 불안이 확산, 휴대용가스렌지와 라면을 비롯한 이른바 전쟁 대비 비상용품 사재기소란이 일어났던 1994년 6월을 기억해내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당시 전쟁공포를 일으킨 것은 '정권의 요구에 따른 집중적인 북핵 관련 보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짜뉴스의 등장
 
 <뉴스, 믿어도 될까?> 책표지.
 <뉴스, 믿어도 될까?> 책표지.
ⓒ 풀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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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세월이 꽤 흘렀다. 그동안 미디어는 매우 발전했으며, 종류 또한 다양해졌다. 대중들이 미디어를 받아들이는 자세도 그만큼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최소한 위 사례처럼 드라마를 실제상황이라고 착각해 피난을 떠나거나, 언론보도만으로 불안해하며 사재기하는 수준은 절대 아닐 것 같다. 매우 성숙해졌을 것 같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아마도 이 물음에 최근 몇 년 우리 사회를 종종 혼란에 빠뜨리곤 하는, 아마도 누구나 한 번쯤은 감쪽같이 속을 정도로 날로 교묘해지고 극성스러워진 가짜 뉴스들을 떠올리며 '절대 그렇지 못한 현실'에 씁쓸해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지 않을까? 사실이 아닌 그 뉴스에 깜박 속아 분노하기도 했던 기억과 함께 말이다. 사건으로부터 한참 지난 뒤에야 정권이나 일부 사람들에 의해 조작되었음이 밝혀진 일련의 사건들을 떠올리는 사람들 또한 많지 않을까?
 
여하간 분명한 것은 우리는 눈 뜨는 순간부터 미디어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생각지 않게 미디어에 세뇌당하거나 조종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뉴스나 정치 등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며 외면하는 사람들 또한 알게 모르게 그 영향을 벗어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게다가 최근 몇 년 전부터는 가짜 뉴스가 극성,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뉴스, 믿어도 될까?>(풀빛 펴냄)는 '미디어에 무방비로 노출된 청소년들이 뉴스를 제대로 받아들이고 활용하게 하자'의 취지로 기획되었다. 미디어 중 대중들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는 뉴스와 언론, 그리고 뉴스를 전파하는 스마트폰 활용 등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우리나라에서도 언론은 정치를 바꾸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1960년 4.19혁명은 이승만 대통령의 4선 연임을 가능하게 한 그해 3월 15일 부정 선거에 항의하는 전국적 시위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마산에서 3.15 부정선거에 항의하던 고등학생 김주열 군이 시위에 참가한 뒤 행방불명되었다가 실종 29일 만인 4월 11일 마산 앞바다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것이 알려지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되었지요.

4월 11일 <부산일보>에는 오른쪽 눈에 알루미늄 최루탄이 박힌 채 마산 중앙부두에 떠오른 김주열 군의 처참한 시신이 생생한 사진으로 보도되었습니다. 사진이 실린 뉴스가 전국적으로 알려지자 온 국민의 분노가 치솟았고, 이는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되었습니다.

경찰은 성난 시위 군중을 향해 총을 쏘았고, 그 결과 무고한 시민 수백 명이 사망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4.19 혁명으로 결국 이승만 정권도 무너졌습니다. 김주열 군의 처참한 모습이 신문에 보도되지 않은 채 감춰졌다면 4.19 혁명의 모습은 달라졌을 수도 있습니다. (80~81쪽)
 
신문은 베네치아(이탈리아) 등 무역이 발달한 지역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상인들의 편리를 위해 무역선들이 싣고 오는 물품 목록을 작성해 공개한 것. 편리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고 점차 정치나 사회 문제, 생활에 도움 되는 정보들까지 실은 것. 이렇게 확장되면서 일주일 단위로 발행됐던 것이 매일 발행되고, 상인들은 물론 일반인들도 알면 좋을 정보와 새로운 소식들을 싣는 신문으로 발전했다고 한다.

가짜뉴스 판별법
 
 '텔레비전에서 비추는 모습은 왼쪽 사람이 오른쪽 사람을 위협하는 장면처럼 보이지만,실제는 반대의 상황인 경우입니다. 언론이 부분에만 초점을 맞춰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왜곡하여 보도하는 경우를 빗대고 있습니다(85쪽에서)' /내용과 관련된 사진들과 삽화들을 좀 많이 삽입했다. 유독 강하게 와 닿은 삽화다. 뉴스는 물론 어떤 상황에 자주 떠오를 것 같다.
 "텔레비전에서 비추는 모습은 왼쪽 사람이 오른쪽 사람을 위협하는 장면처럼 보이지만,실제는 반대의 상황인 경우입니다. 언론이 부분에만 초점을 맞춰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왜곡하여 보도하는 경우를 빗대고 있습니다(85쪽에서)" /내용과 관련된 사진들과 삽화들을 좀 많이 삽입했다. 유독 강하게 와 닿은 삽화다. 뉴스는 물론 어떤 상황에 자주 떠오를 것 같다.
ⓒ 책속에서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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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시작된 뉴스, 즉 언론은 다양한 형태로 전달된다. 그리고 현대인들에게 영향력 높은 존재다. 이와 같은 언론은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표현으로 역할과 특성이 설명되곤 한다. '펜은 칼보다 강하다'란 말로 언론의 힘이나 영향력, 언론의 소명 같은 것들을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미용실의 거울들은 얼굴의 미세한 부분까지 자세하게 보여줘 미용에 욕구를 느끼게 한다. 의류매장에서는 늘씬하고 옷맵시가 좋아 보이도록 거울을 비스듬하게 세워 놓아 보는 사람들을 착각하게 한다. 누군가의 어떤 목적 때문이다. 언론은 세상을 비추는 거울이다. 그런데 언론 또한 이처럼 누군가의 특별한 목적으로 의도되거나 왜곡되는 식으로 비추기도 한다. 또한 종종 권력(칼)의 하수인이 되기도 한다.
 
그야말로 뉴스도 곧이곧대로 믿을 수만은 없는 시대다. 그래서 뉴스를 제대로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을 필요하다. 최소한 가짜 뉴스에 속아 분노하거나, 누군가에게도 알릴 필요가 있다며 전파하거나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의도적인 가짜 뉴스 전파도 엄연한 범죄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미디어 혹은 뉴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가짜 뉴스 판별법(미국의 경우)

1.제목 비판적으로 읽기
2.인터넷주소(URL) 자세히 살피기
3.자료 출처 확인하기
4.문법적 오류 확인하기(맞춤법, 어색한 문단)
5.사진 면밀하게 살펴보기
6.날짜 확인하기
7.주장의 근거 확인하기
8.관련 보도 찾아보기
9.풍자 또는 해학과 구별하기
10.의도적인 가짜 뉴스 의심하기
(276~277쪽)
 
가짜 뉴스와 거짓 정보에 속지 않으려면 항상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그것은 바로 미디어를 제대로 읽고 활용할 줄 아는 능력인 '미디어 리터러시'다. 저자는 그중에서도 비판적 사고력(278쪽)이 핵심이라고 말한다. 또한 '비판적 사고력은 현대인들의 필수품'이라고 단언하며 비판적 사고력을 갖기 위해 알아야 할 것들을 조목조목 들려준다.
 
책은 어떤 과정을 통해 뉴스가 보도되는지, 본래 목적인 올바른 보도를 막는 것들은 무엇이며, 관련 어떤 사례 등이 있는지 등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구체적으로는 ▲ 뉴스의 시작부터 발달 ▲ 뉴스의 영향력 ▲ 언론과 권력과의 관계 ▲ 우리의 4.19 혁명이나 닉슨 대통령의 하야(1974년)처럼 올바른 언론 보도로 세상이 바뀐 사례와 그 필요성 ▲ 뉴스가 되는 기준 ▲ 언론의 객관적 보도 필요성과 언론의 한계 ▲ 뉴스를 전달하는 기자의 역할과 자격 ▲ 가짜 뉴스를 식별하는 방법 ▲ 올바른 미디어 사용 등이다.
 
이 글을 쓴 오늘도 눈 뜨자마자 뉴스를 보기 시작해 하루 종일 수많은 뉴스들을 접했다. 그중 어떤 뉴스는 누군가의 삶을 통째로 흔들거나, 세상을 바꾸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오늘 내가 접한 뉴스나 SNS에서 본 내용들이 과연 사실 그대로일까? 이 책을 읽은 독자라면 예전과 달리 뉴스를 대할 것이다. 최소한, 예전처럼 누군가 특정 목적으로 퍼트리는 가짜 뉴스에 조종당하는 일은 줄어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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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