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편집자말]
 지난 29일 올림픽공원 올림픽 홀에서 열린 아이즈원의 데뷔 쇼케이스 겸 콘서트(쇼콘)은 무려 3천여명의 관객이 몰릴 만큼 대성황을 이뤘다. (엠넷 방송화면 캡쳐)

지난 29일 올림픽공원 올림픽 홀에서 열린 아이즈원의 데뷔 쇼케이스 겸 콘서트(쇼콘)은 무려 3천여명의 관객이 몰릴 만큼 대성황을 이뤘다. (엠넷 방송화면 캡쳐) ⓒ CJ ENM

 
아이오아이(2016년), 워너원(2017년)을 통해 겪었던 시행 착오를 자양분으로 삼았던 걸까. Mnet <프로듀스48 >로 탄생한 그룹 아이즈원의 데뷔 준비 과정은 블록버스터 영화의 홍보 전쟁을 방불케했다.

SNS 활용은 물론, 한달여 전부터 멤버들이 네이버 V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또 일본 대도시 한복판에 대형 광고를 띄우는 등 웬만한 기존 인기 가수팀 이상의 물량을 쏟아 부었다. 지난 25일에는 Mnet 리얼리티 프로그램 < IZ*ONE CHU(아이즈원츄)> 방송으로 멤버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29일 쇼케이스+콘서트를 결합한 '쇼콘'이라는 이름으로 마련한 데뷔 첫 유료 무대는 3천 석(올림픽 공원 올림픽홀)이 모두 매진되었다. TV뿐만 아니라 인터넷으로도 생중계된 이 공연은 12만 명(유튜브 기준)이 한꺼번에 몰릴 만큼 뜨거운 관심을 이끌어 냈다.

올해 방영된 Mnet < 프로듀스 48 >이 앞선 < 프로듀스 101 > 시즌 1, 2에 비해 대중적인 파급력이 부족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확실한 팬덤 구축이라는 아이돌 시장의 첫 번째 큰 숙제를 큰 탈 없이 마무리 지은 셈이다.  

2년 전 아이오아이 대비 발전한 음반 구성
 
 아이즈원의 첫 미니 음반 < COLOR*IZ >  표지

아이즈원의 첫 미니 음반 < COLOR*IZ > 표지 ⓒ 스톤뮤직, 오프더레코드

  
같은 날 공개된 첫 미니 음반 < COLOR*IZ (컬러라이즈) >는 예상대로 주요 음원 순위 상위권에 안착했고 다수의 수록곡들까지 함께 이름을 올렸다. 실물 음반(CD 및 키노 앨범)은 발매 당일 무려 3만 장 이상이 팔릴 만큼 막강한 팬덤의 힘도 보여줬다.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프로젝트 팀의 데뷔작이다보니 4개의 신곡에 < 프로듀스 48 > 방송 당시 멤버들이 불렀던 경연곡의 재녹음 버전까지 더했다. 이러한 점 때문에 < COLOR*IZ > 음반 한 장만 놓고 보면 전체적인 통일감이 부족해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보통 대형 소속사의 경우 그룹에 잘 맞는 곡을 얻기 위해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1년 넘는 기간 동안 곡 수집 과정을 거쳐 앨범을 제작한다. 이와 달리 아이즈원은 2개월도 안 되는 준비기간 사이에 모든 걸 마쳐야 하는 물리적인 제약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년 전 아이오아이의 출발 당시와 비교하면 제법 발전된 작업물을 들고 나왔다. 데뷔곡, 뮤직비디오 등에서 제작사의 부실한 기획을 멤버들의 능력으로 간신히 메웠던 아이오아이의 '드림걸스'와 달리 아이즈원의 첫 활동곡 '라비앙로즈(La Vie en Rose)'는 가급적 최근 가요계 흐름을 녹이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당초 약세가 우려되던 보컬 부분은 조유리, 권은비를 중심으로 고른 파트 배분을 통해 빈틈을 최소화했다. 첫 번째 공연에선 12인조 대형 구성에 걸맞은 군무 구성을 선보이며 무대 장악력을 최대치로 끌어 올렸다. 톡 쏘는 청량감을 녹인 '아름다운 색'과 'O My!', 서정성 깃든 발라드 '비밀의 시간' 등은 짧은 준비 기간 속에 최대한의 성의를 담아냈다.
 
꽃길 속 가시 딛고 성공 이끌어 낼까 
 
'아이즈원' 우리 모두 하나! 걸그룹 아이즈원(IZ*ONE)이 29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데뷔 기자간담회에서 타이틀곡 '라비앙로즈(La Vie en Rose)'를 열창하며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12(IZ)가지 빛깔을 가진 각각의 별들이 하나(ONE)가 되는 것처럼 모두 하나가 되는 순간'이라는 의미를 가진 아이즈원(IZ*ONE)은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48'에서 선정된 장원영, 미야와키 사쿠라, 조유리, 최예나, 안유진, 야부키 나코, 권은비, 강혜원, 혼다 히토미, 김채원, 김민주, 이채연 등 총 12명의 멤버로 구성된 걸그룹이다.

걸그룹 아이즈원(IZ*ONE)이 29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데뷔 기자간담회에서 타이틀곡 '라비앙로즈(La Vie en Rose)'를 열창하며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 이정민

 
기대치가 높아진 만큼 아이즈원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도 심심찮게 들린다. 일본 AKB48 그룹을 만든 프로듀서 아키모토 야스시와의 합작 및 일부 멤버들의 '우익 논란'이 그것이다. 데뷔일을 앞두고 '아이즈원의 공영방송 출연을 금지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오는 등, 아이즈원 앞에 깔린 '꽃길'에는 가시도 존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별개로 일각에서는 '골목 상권에 등장한 대기업 식당'에 비유하며, 소규모 기획사들 대비 우월적 지위를 누리는 아이즈원의 실질적인 제작사 CJ ENM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즈원은 일단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이미 각종 지상파와 케이블 예능 프로그램 및 광고 촬영을 끝마쳤거나 앞둔 상태다. 향후엔 일본 등 해외 활동도 활발히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12명의 멤버 구성 뿐만 아니라  2년 6개월이라는 비교적 넉넉한 활동 기간에 힘입어 앞선 <프로듀스> 프로젝트팀 대비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그룹을 이끌어 갈 수 있다는 여건도 이들에겐 큰 장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어찌되었건 간에 판은 더욱 커졌다. 막강한 자본력을 등에 업은 '괴물 신인'은 이렇게 29일 화려하게 첫 발을 내딛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기사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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