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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국감 출석한 최종구 위원장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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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국) 군사협정에 미국이 반대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도 (미국이 반대하는 와중에) 열릴 수 있습니다. 금융당국은 (국내은행 진출을) 허가할 겁니까?"(성일종 자유한국당 의원) 
"개성공단이 재가동된다면 그만한 여건이 국내에 갖춰진다는 것이고..."(최종구 금융위원장)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성일종 의원이 이 같이 질문하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황당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만약 미국이 개성공단 재개에 반대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이를 진행하게 된다면 금융당국에서 국내은행들의 북한 진출을 허가할 것인지를 성 의원이 캐물었기 때문. 

성 의원은 "개성공단이 열릴 경우 국내은행들이 들어가지 않으면 (기업들의 경영이)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개성공단이 만약 재개된다면 은행들도 (개성에) 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은행들 북한 간다면 여건 갖춰진 뒤 이뤄지는 것"

그러자 대뜸 성 의원은 "(은행들의 북한 진출에 대해) 인허가를 해 줄 것인가"라고 물었고, 최 위원장은 "지금 말씀 드리기 어렵다"며 즉답을 피했다. 이에 성 의원이 "당국이 예측해야 한다"고 채근하자 최 위원장은 "개성공단이 재가동된다면 그만한 여건이 갖춰진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은 아래와 같이 논쟁했다.  

성 의원: 여건이 안 갖춰지는데 정부가 개성공단을 연다고 (가정하면)...
최 위원장: 여건이 안 갖춰지면 (개성공단 재개가 어렵다)...
성 의원: 정부가 (개성공단을) 허가하고 기업이 들어간다면 금융당국은...
최 위원장: 여건이 갖춰져야 은행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성 의원: 어떤 가능성이든 열고 봐야죠. 애매모호하게 넘어가면 안 됩니다. 위원장은 A안, B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에 최 위원장은 같은 대답을 반복했다. 그는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될지 예측하기 어렵지만, 은행들이 다시 북한 어떤 지역 안에서 활동을 재개한다면 여건이 갖춰진 이후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전에도 미국서 우리나라나 외국은행 수 차례 점검"

또 성 의원은 앞서 미국 재무부가 우리 정부 쪽을 거치지 않고 국내은행들과 직접 전화통화를 했다며 금융당국의 대응이 미숙했다고 질타했다. 지난 9월 20~21일 미 재무부 쪽에서 우리나라 7개 은행에 직접 전화해 미 대북제재 내용을 상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성 의원이 "(이 일을) 언제 보고 받았나"라고 묻자, 최 위원장은 "미 재무부로부터 (국내은행들에 연락을) 하기 전에 그렇게 하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답했다. 성 의원은 "한국 정부에 연락이 오고, (당국이) 은행들에 연락을 했나"라고 물었고, 최 위원장은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자 성 의원은 "이에 대해 대책회의를 열었나, 왜 이런 요청을 했는지 분석했나"라고 추궁했다. 최 위원장은 "어떤 의도로 전화를 하겠다는 연락을 받았고, 사전 대책회의를 할 일은 아니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전에도 미국 자금세탁방지국이 우리나라 은행을 포함해 외국 은행들에 수차례 점검이나 요청을 한 일이 있었다"고 부연했다. 

성 의원은 "미국이 우리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 것 같다"며 "왜 한국 정부에 얘기해도 되는 것을 은행들에 직접 전화했나"라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이) 정부를 못 믿으니 직접 통제하겠다는 의지가 보인다"고 강조했다. 또 성 의원은 "(당국이 개성공단 관련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그:#최종구, #개성공단, #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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