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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레스가드 매드슨 호이스콜레 연합회 이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오마이뉴스>, 사단법인 꿈틀리 주최로 열린 행복교육 박람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이먼 레스가드 매드슨 호이스콜레 연합회 이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오마이뉴스>, 사단법인 꿈틀리 주최로 열린 행복교육 박람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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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이 매년 발표하는 세계 행복지수 조사에서 덴마크는 지난 5년간 최상위권(1~3위)을 놓치지 않았다. 덴마크가 행복사회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덴마크의 독특한 '기숙형 성인 인생학교' 호이스콜레에 그 해답이 있다. 사이먼 레스가드 매드슨(Simon Lægsgaard Madsen) 호이스콜레 연합회(Højskole Association) 이사는 "전쟁에 패배해서 가난했던 국가가 100년 만에 부유하고 행복하고 안전한 국가가 된 중요 요인 중에는 호이스콜레 시스템이 있다"고 강조했다.

매드슨 이사는 2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덴마크-한국 행복교육 박람회'(Denmark-Korea Happy Education EXPO)에서 호이스콜레가 어떻게 덴마크 시민들이 자기주도적 인생을 살게 해주는지를 주제로 발표했다.

19세기 말 유럽의 초강대국이었던 덴마크는 여러 전쟁에서 패하면서 영토가 대폭 줄고, 가난한 나라로 전락했다. 국가 재건에 나선 그룬트비 등 덴마크 사상가들은 사람에 주목했다. 더 정확하게는 사람의 잠재력이 번영 국가를 만들 수 있다고 믿었다. '사람사운 사람'을 양성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 바로 호이스콜레다.

매드슨 이사는 "사람다운 사람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서로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공유는 사람을 얽매인 것으로부터 해방시켜서 잠재력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공유는 또 우리 사회에 대한 주인의식을 갖는 동기부여가 되고, 다른 멤버에 대한 배려를 하게 된다"며 "아이디어, 권력, 책임을 공유한다면, 사회 전 구성원들이 번영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북유럽 국가 행복의 비밀"이라고 강조했다.

매드슨 이사는 사람의 잠재력을 끌어내기 위한 호이스콜레의 교육 방식과 가치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사람의 잠재력을 제대로 실현하고 번영된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존 시스템에 대해 비판하고 건설적인 항의가 필요하다"며 "항의할 수 있는 자유, 비판할 수 있는 자유는 단순 시민권이 아니라 시민의 의무"라고 말했다.

매드슨 이사는 시민들의 주인 의식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사이먼 레스가드 매드슨 호이스콜레 연합회 이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오마이뉴스>, 사단법인 꿈틀리 주최로 열린 행복교육 박람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이먼 레스가드 매드슨 호이스콜레 연합회 이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오마이뉴스>, 사단법인 꿈틀리 주최로 열린 행복교육 박람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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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대한 통찰력과 미래에 대한 꿈을 꿀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주인 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내가 이미 사고하는 것에 대해서도 (스스로) 비판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데 변화의 주역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여기에 교육이 중요하고 그래서 호이스콜레가 만들어졌다. 자유롭게 들어와서 자기 절제, 자기 조절, 창의적인 사고를 배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이 먼저라는 개념이다. 종교에서 보면 인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종교가 중요하고 그 다음이 사람이라고 하지만, 덴마크에서는 인간이 먼저라는 생각이 발전했다. 공유라는 것은 공산주의 개념이 아니라, 자유진보적인 측면에서 공유다. 사업도 함께 하고 어려울 때 서로 도울 수 있는 것이다. 협업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는다. 그런 것을 통해 덴마크가 가장 부유하고 안전한 국가가 된 것이다."


매드슨 이사에 따르면, 호이스콜레는 18세 이상 청년부터 다양한 연령이 학습할 수 있는 평생교육 시스템이다. 과목도 다양하다. 정원, 카약, 요가, 철학, 게임, 도자기, 정치적 활동, 성교육, 댄싱, 요리, 영화 제작 등등 다양한 과목 중 자신이 받고 싶은 수업을 선택하면 된다. 특히 시험이 없다. 지난 100년 동안 학습을 잘 하는지 체크도 하지 않고, 성적을 매겨 평가하지도 않았다. 교육도 교실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매드슨 이사는 "중요한 것은 시민을 양성하는 것"이라며 "교육을 목적이 아니라 툴(도구)로 활용해서 스스로 인간으로서 성장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사회에서 능동적인 일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매드슨 이사는 학생과 교사, 교장이 동등한 입장에서 이뤄가는 커뮤니티가 호이스콜레의 또 다른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사람과 만남으로서 삶의 지혜를 배울 수 있다"며 "전 세계에서 호이스콜레에 온 다양한 배경을 가진 학생을 통해 다양성을 배우고 시민으로 성장하는 기반을 다지게 된다. 타인을 이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이먼 레스가드 매드슨 호이스콜레 연합회 이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오마이뉴스>, 사단법인 꿈틀리 주최로 열린 행복교육 박람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이먼 레스가드 매드슨 호이스콜레 연합회 이사가 2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오마이뉴스>, 사단법인 꿈틀리 주최로 열린 행복교육 박람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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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슨 이사는 마지막으로 "여러분은 이상한 학교라고 볼지 모르지만, 호이스콜레는 단순히 살아가는 곳이 아니라 성장하는 곳"이라며 "덴마크 호이스콜레에 꼭 방문해 달라. 한국에도 호이스콜레 같은 학교가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덴마크-한국 행복교육 박람회'는 <오마이뉴스>와 '꿈틀리 인생학교'가 덴마크의 각급 교육기관 관계자를 초청해 행복사회와 행복교육의 관계를 심층 토론하는 행사다. 유치원, 고등학교, 에프터스콜레(청소년 인생학교), 10학년 학교, 호이스콜레(성인 인생학교) 등 다양한 덴마크 교육관계자 15명이 이 박람회에 참석하기 위해 덴마크에서 직접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학교공동체가 어떻게 행복한 개인,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는지 발표했다.

이날 박람회에는 학생, 학부모, 교육관계자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태그:#행복교육박람회, #호이스콜레, #덴마크기숙형인생학교, #오연호,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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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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