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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너 코버위 에프터스콜레연합회 사무총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오마이뉴스>, 사단법인 꿈틀리 주최로 열린 행복교육 박람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수너 코버위 에프터스콜레연합회 사무총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오마이뉴스>, 사단법인 꿈틀리 주최로 열린 행복교육 박람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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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바디 노바디 벗 유(Nobody nobody but you), 짝짝! 노바디 노바디 벗 유(Nobody nobody but you), 짝짝!"

수너 코버위(Sune Kobberø) 덴마크 에프터스콜레연합회(Efterskole Association) 사무총장이 관객을 모두 일으켜 세웠다. 객석 한 가운데로 이동하며 "노래를 불러보겠다"던 그의 입에서 가수 원더걸스의 <노바디(Nobody)>가 흘러나왔다. 자리에서 일어나 쭈뼛거리던 한국인 관객들은 익숙한 멜로디에 웃음을 터뜨리더니, 곧장 노래 특유의 박자에 맞춰 박수로 화답했다.

코버위 총장은 왜 모두를 일으켜 세워 박수를 유도하며 강연을 시작했을까. 그는 26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덴마크-한국 행복교육박람회'에 연사로 나서 "저는 행복한데 여러분은 어떠십니까,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보이네요"라며 운을 뗐다.

"전 세계 어느 곳을 봐도 학교가 행복을 준다고 인식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학교의 이미지는 선생님이 '그만 놀고 어서 들어와, 교실에 와서 공부해'라고 이야기하는 곳이다. 학생들에게 학습과 학교는 재미와 행복이 아니라 정자세로 앉아 공부해야 하는 곳으로 인식돼 있다. 전 세계 아이들 머릿속에 학교와 교육은 행복과 함께 있지 않다.

하지만 덴마크의 에프터스콜레에선 학생과 교사가 교실에서만 만나지 않는다. 교사는 어디서든 함께 식사하고 게임하고 숙제하는, 마치 삼촌과 큰오빠 같은 존재다. 이는 교실에서만 교육하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수너 코버위 에프터스콜레연합회 사무총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오마이뉴스>, 사단법인 꿈틀리 주최로 열린 행복교육 박람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수너 코버위 에프터스콜레연합회 사무총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오마이뉴스>, 사단법인 꿈틀리 주최로 열린 행복교육 박람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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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터위 총장은 '정자세로 앉아 있지 않고 함께 노래 부르고 박수치는 강연'으로 '행복'을 간접경험토록 해, 교육 역시 마찬가지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그가 몸담고 있는 덴마크의 에프터스콜레는 덴마크 특유의 민간 교육과정이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넘어가기 전 학생들에게 '옆을 볼 자유'을 주자는 취지인데, 한국 자유학기제의 모델이기도 하다. 에프터스콜레는 학교 별로 다른 교육 주제를 갖고 있어 관심사가 같은 학생들이 모여 학습할 수 있다. 한국에는 '꿈틀리인생학교'가 덴마크의 에프터스콜레를 모델로 2016년부터 운영되고 있다.

코버위 총장은 "매년 나오는 유엔(UN)보고서를 보면 덴마크는 행복한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라며 "그 이유 중 하나로 덴마크의 교육을 꼽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는 교육이란 걸 통해 행복을 줄 수 있어야 한다"라며 "덴마크의 에프터스콜레는 이런 점에서 조명을 받고 있다, 다른 나라에는 없는 덴마크만의 중요한 교육 시스템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때문에 덴마크 정부는 에프터스콜레가 사립인데도 운영비의 1/3을 보조금으로 지원하고 외국학생의 경우 덴마크 정부가 1/3의 학비를 보조한다"라고 덧붙였다.

코버위 총장은 덴마크 교육자 니콜라이 그룬트비(Nikolai Frederik everin Grundtvig)를 소개하며 "그는 '암기하고 기억하는 것만이 교육은 아니다, 내가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인식하는 학습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말했는데 이것이 에프터스콜레에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기숙학교인 에프터스콜레의 학생들은 일주일 내내 학교에서 생활한다"라며 "일부는 주말에 집으로 가기도 하지만 학생 모두가 학교생활을 정말 좋아한다, 학교에서 행복감을 찾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수너 코버위 에프터스콜레연합회 사무총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오마이뉴스>, 사단법인 꿈틀리 주최로 열린 행복교육 박람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수너 코버위 에프터스콜레연합회 사무총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오마이뉴스>, 사단법인 꿈틀리 주최로 열린 행복교육 박람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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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덴마크 전체 학생 중 25%가 에프터스콜레에 가는데 모두 자율적으로 선택한다"라며 "어떤 학교는 승마, 어떤 학교는 음악 등 각각 교과과정과 초점을 두고 있는 분야가 다른데,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은 자신과 비슷한 관심을 가진 학생들을 만나게 되고 이게 행복교육의 환경을 만드는 이유가 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또 코버위 총장은 "에프터스콜레의 학습 환경은 기존 학습 환경과 다르다, 야외·복도 등 모든 곳에서 학습이 이뤄지며 요리와 청소 모두 학습으로 여겨진다"라며 "학생들은 이를 통해 협력과 책임의 중요성,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지 배우며 이 때문에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매우 높다"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이들이 '이러한 교육과정을 거치면 학습이 잘 안 이뤄지지 않겠냐'라고 의문을 갖는데 결과는 정반대였다"라며 "행복감을 느낀 학생들은 학습에 더 의욕을 보이고 이를 통해 좀 더 나은 결과를 만들어낸다, 대학 진학에도 좋은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태그:#덴마크, #행복교육박람회, #에프터스콜레, #꿈틀리인생학교,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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