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블랙과 케이트 블란쳇. 두 주연 배우의 이름만으로도 기대감을 모으는 영화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가 오는 31일 개봉을 앞두고 언론 시사를 통해 공개됐다. 

영화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는 1973년 발표된 존 벨레어스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부모를 잃고 혼자가 된 소년 루이스(우웬 바카로 분)가 유일한 혈육, 삼촌 조나단(잭 블랙 분)과 함께 살게 된다. 루이스는 삼촌과 삼촌의 친구 플로렌스(케이트 블란쳇 분)가 마법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마법사의 능력을 배우며 집 안에 숨겨진 미스터리한 마법시계를 찾아 나서게 된다. 

소재와 스토리만 본다면 이 영화를 '어린이용 판타지' 정도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원작 소설의 장르는 '어린이용 호러'고, 연출을 맡은 일라이 로스 감독의 장기 역시 호러다.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는 일라이 로스 감독의 작품 중 처음으로 '전체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등급이 무색하게, 영화에는 공포와 스릴러 장르적 재미가 가득하다. 특히 전작 <호스트>에서 '낯선 여행지에서 펼쳐지는 공포'를 표현하던 감독 특유의 장기는, 낯선 삼촌 집에 도착한 루이스의 두려움과 호기심을 표현하는 데에서도 두드러진다.
   
'마법 판타지'라는 장르 때문에 <해리포터> <나니아 연대기> <신비한 동물사전> 등의 볼거리를 예상하고 이 영화를 택한다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음산하고 스산한 집과 마법으로 표현한 우주의 모습 등은 충분히 아름답고 환상적이지만, 대부분의 소품과 마법 등은 조금은 엉성하고 어설프다. 루이스가 마법을 배워 하는 것도 이불 정리나 수압 높이기 등 소소하다. 

하지만 오로지 연기로 '호러 판타지'의 장르적 재미를 완성해낸 배우들의 호연은 주목할 만하다. 잭 블랙은 손가락 끝으로 마법을 부리는 조나단 역할을 위해 영화 <나우 유 씨 미>의 수석 마술 컨설턴트였던 마술사 데이비드 퀑에게 직접 훈련을 받기까지 했다고. 케이트 블란쳇은 세련되고 똑똑하지만 마음에 상처를 가진 플로렌스를 표현하기 위해 소품과 의상에 공을 들였다. 여기에 천진한 얼굴로 슬픔과 엉뚱함, 영민함까지 표현해내는 루이스 역의 오웬 바카로도 제 역할을 충실하게 해낸다.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는 <맨 인 블랙> <백 투 더 퓨처> < E.T. > 등을 제작한 엠블린 스튜디오의 작품으로도 관심을 모은다. 엠블린 스튜디오는 거장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이끌고 있는 제작사로도 유명한데, 덕분에 영화에 등장하는 여러 소품이 스필버그 감독의 개인 소장품이라고 한다. 케이트 블란쳇과 잭 블랙을 공격하는 중세기사의 철갑 옷이 실은 스필버그 감독의 물건이라는 점을 상상한다면 영화를 보는 즐거움이 더해질 것이다. 

어마어마한 제작비가 한눈에 느껴지는 화려한 CG, 보기만 해도 황홀해지는 영상미는 없다.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다른 '마법 판타지'들에 비한다면,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는 '저예산 판타지'라 불릴 만하다. 하지만 배우들의 호연과 감독의 연출로 완성된 판타지는 기존 판타지 영화와 다른 재미와 볼거리를 제공한다. 어떤 소품들은 어설프고 엉성해 공포심을 더 극대화하기도 한다. 

또, 극 중 마법사들이 '타고난 능력'이 아닌, '배우고 노력해' 마법사가 됐다는 설정. 그를 위해서는 각자의 개성과 독특함을 가지고 주문을 외워야 한다는 메시지는 사뭇 의미심장하다. 엉뚱하고 황당하지만 '자신만의 개성'으로 주문을 외워야 마법이 가능하다는 영화의 설정처럼,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는 자신만의 독특함으로 판타지를 완성한다.  

한 줄 평: 엉터리 마법으로 눈을 홀리는 대배우들.  
평점: ★★★ (3/5) 
 

영화 <벽 속에 숨은 마법시계> 관련 정보

원제 : The House With a Clock In Its Walls 감독 : 일라이 로스 출연 : 잭 블랙, 케이트 블란쳇, 오웬 바카로 제작 : 엠블린 엔터테인먼트 수입 : CJ 엔터테인먼트 배급 : CGV아트하우스 관람등급 : 전체 관람가 러닝타임 : 105분 개봉 : 2018년 10월 3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