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제1회 <오마이뉴스> 통일염원 글짓기대회 수상자를 발표합니다.

처음 시작한 대회라는 점과 '통일'이라는 결코 쉽지 않은 주제에도 많은 학생들이 응모해 주셨습니다. 응모해주신 학생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수상자들에게 축하를 드리며 입상하지 못한 학생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내년에는 더욱 알찬 대회로 만들어 가겠습니다.

심사는 소설가 정만진 선생께서 해주셨습니다. 시상식은 오는 10월 27일 오후 1시 '평화통일염원 대구경북 시도민 걷기대회'장에서 합니다.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는 우편으로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 대상 (통일부장관상, 장학금 100만 원)
율곡 고등학교 2-7 박성은 <시> 햇볕 정책, 그 후

☞ 최우수상(상장 및 장학금 40만 원)
(경북 교육감상) 선주 중학교 3-2 박성빈 <시> 두 개의 조국
(대구 교육감상) 동일 초등학교 5-7 서유리 <시> 도라산 역에서

☞ 우수상 (오마이뉴스 사장상, 장학금 20만 원)
경주 고등학교 1-4 이동형 <산문> 북한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울진 초등학교 3-4 박민선 <산문> 두근두근 통일여행

☞ 장려상(상장 및 도서상품권 10만 원)
도송 중학교 3-9 서혜인 <산문> 북한 친구들
근화 여자 중학교 2-3 유민주 <산문> 북한의 친구에게
안강 제일 초등학교 5-2 정지수 <산문> 통일의 꿈

☞ 입선(상장 및 도서상품권 5만 원)
김천생명과학고 2-1 이다현 <시) 개나리
경주 고등학교 1-6 조주현 <시> 너와 함께
도송 중학교 3-9 김서진 <시> 철조망 너머
동변 중학교 3-3 김용민 <산문> 통일 후 100년
동변 중학교 1-1 김도원 <산문> 베를린 장벽 조각을 되돌려 보낼 수 없을까
순심 중학교 3-2 피수현 <시> 함께
안강 중학교 1-1 김준현 <시> 통일, 그 길
풍천 풍서 초등학교 1-7 이유진 <산문> 우리의 보물, 금강산
고령 초등학교 5-3 박요한 <산문> 평화통일 대한민국
울진 초등학교 3-4 민유경 <산문> 6월의 새로운 경험
동평 초등학교 6-6 최혜림 <산문> '이해'로 하나되는 남북


☞ 시상식
일시 : 2018년 10월 27일(토) 오후 1시
장소 : 통일염원 대구경북 시도민 걷기대회장(대구시 동구 도동, 불로시장 입구에서 오른쪽 300m)
 
[대상] 햇볕 정책, 그 후
박성은(율곡 고등학교)
할머니의 흰 옷은
평생을 두고 젖어 있었다.

두 동강 난 작은 나라
할머니의 어린 시절은
두려움을 빼고는 아무것도 없더란다.

진달래를 따러간 날
산 뒤에서 들려오는 뻐꾸기 소리에
놀라 혼절하기를

삐죽 튀어나온 나뭇가지만 봐도
군인의 총부리인가
혼비백산하기를

아버지 계신 땅을
적국이라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았단다.

그립다는 말조차도
새가 들을까
쥐가 들을까
그렇게 반백년을 지냈다는데

새천년 6월
햇볕 따스운 날
나랏님 처음으로 금단의 땅 넘어가던 날
몇 날을 기뻐기뻐 어쩔 줄 몰랐단다.

바람에도 절을 하고
꽃잎에도 절을 했단다.

눈물받이 옷고름
평생을 젖었던 할머니의 흰옷이
햇볕에 바싹바싹 마르더란다.
그날이 두고두고 그렇게 기쁘더란다.

할머니는 평생을
그 기쁨으로 살다갔다.

무술년 새 봄날
그날도 햇볕 따습고
새로운 나랏님

내 할머니
살아 넘지 못했던
금단의 그 땅 건너고

햇볕이
그 뒤를 따라 건넜다.

이제는 모두가 넘어야 할 때
더 늦기 전에
놓았던 혈육의 끈
이어야 할 때
 
[심사평] "무거운 주제도 문학적으로 표현하면 감동 줄 수 있어"
정만진(소설가)
글을 쓰면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정리할 수 있다. 혼자서 사유해야 하고 스스로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글은 결코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가며 쓸 수 없다. 그에 견주면 텔레비전 시청이나 인터넷 검색은 다른 사람의 언행을 내가 가벼이 보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 까닭에 깊은 사색에 잠길 겨를이 없다.

요즘 청소년들은 텔레비전 또는 인터넷에 경도된 탓에 글쓰기에 서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번의 제 1회 통일 염원 글쓰기 모집 응모작들도 전반적으로 수준이 낮지 않을까 하는 선입견을 가졌다. 하지만 그런 지레짐작은 적어도 대상 작품 '햇볕 정책, 그 후'에 관한 한 완전한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작품을 직접 대하면 누구나 그렇게 평가할 것이므로 여기서 중언부언은 하지 않겠다.

다만 '햇볕 정책, 그 후''라는 제목은 문학적 언어가 못 된다. 비유도 상징도 아니고 감칠맛도 없다. 최우수 작품으로 뽑힌 '두 개의 조국' 등 상당수 입선 작들의 제목도 마찬가지이다. 이는 글 모집이 '통일 염원'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내걸고 시작된 데서 초래된 예측 가능한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논문 집필이 아니라 문학적 글쓰기라면 주제와 상관없이 표현에 '멋'을 가미해야 한다. 독자는 보통 논설문이나 설명문이 아니라 시나 소설 등 문학 작품에서 감동을 얻는 법이다.

물론 이번 제 1회 통일 염원 글쓰기 모집의 의의는 청소년들에게 글솜씨를 겨루게 하고, 그 중 더 잘 쓴 작품을 골라 상을 주는 데에 있지 않다. 단순한 글쓰기 현상 모집이 아니라는 뜻이다. 어디까지나 많은 청소년들로 하여금 우리 민족사의 역사적 과제인 통일에 대해 한번쯤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려는 데 행사의 취지가 깃들어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제 1회 모집은 소기의 목적을 상당 부분 달성했다고 할 만하다. 장관상, 교육감상 등 큰 상이 주어지는 것도 이 모집을 지켜보는 사회적 기대의 무게를 가늠할 수 있게 해준다. 앞으로 더욱 많은 청소년들이 통일 염원 글쓰기 모집에 참가하기를 기대한다. 이런 행사 참여는 그 자체로 통일 운동에 한몫을 감당하는 뜻깊은 실천이다.

 

태그:#통일염원글짓기대회, #오마이뉴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모든 시민은 기자다!" 오마이뉴스 편집부의 뉴스 아이디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