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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11일부터 울산 동구 화정동 울산과학대학교 동부캠퍼스 정문앞에서 파업농성 중인 청소노동자들의 비닐천막 농성장.
 2014년 6월 11일부터 울산 동구 화정동 울산과학대학교 동부캠퍼스 정문앞에서 파업농성 중인 청소노동자들의 비닐천막 농성장.
ⓒ 박석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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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아침 UBC울산방송 아침뉴스에 "송철호 시장 취임 이후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사태 해결을 시도해왔던 울산시가 중재를 포기한다고 밝혔다"는 뉴스가 보도됐다.

이 보도는 "최저임금으로는 살 수 없어니 생활임금을 달라"며 지난 2014년 6월 16일부터 시작해 4년 4개월째 울산 동구 화정동 울산과학대 동부캠퍼스 정문앞에서 비닐천막 농성중인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울산과학대 지부)들로서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정규직화 정책에 기대를 걸고, 올해 지방선거에서 공식적으로 더불어민주당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를 지지했던 청소노동자들이기에 충격은 더했다. (관련기사 : 시장·교육감도 바뀌었는데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는?)

이같은 울산시의 중재 포기 소식에 민주노총 등 노동계와 시민사회에서도 술렁이는 분위기다. 과연 이 보도는 사실일까?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원직 복직 요구 노조와 거부하는 대학 입장 평행선, 중재 여지 없어"

UBC울산방송의 보도요지는 이렇다. 울산시가 "노조와 과학대를 수차례 비공식적으로 만나 의견을 들었지만, 원직 복직을 요구하는 노조와 거부하는 대학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려 중재할 여지가 없어 개입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울산은 올해 지방선거에서 그동안 자유한국당이 장악하던 지자체와 교육청을 모두 민주당과 진보 교육감이 휩쓸었다. 이후 불과 몇 달 사이에 울산교육청 경비, 청소노동자 등 660명이 정규직 전환되고 울산경찰청 청소노동자 등 비정규직 24명도 직접 고용되는 등 사회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이런 차에 비정규직 노동자의 대표적 투쟁 사업장인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에 대한 울산시의 중재 포기 소식은 사회적 이슈가 되기에 충분했다.

우선, 청소노동자들에게 이번 보도에 대한 입장을 물었다. 울산과학대 지부 김순자 지부장은 "울산시 노동특보측에서 지난달 농성장을 방문해 '청소노동자들이 양보하라'고 했다"며 "이는 지난 4년간 투쟁한 것을 포기하라는 말이라 거부한 바 있다. 그런데 뜬금없이 이게 지금 뉴스로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김순자 지부장은 이어 "지난 2006년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해고 당한 후 정문 밖에서 투쟁한 지 79일 만에 복직했을때 대학측은 다시는 청소노동자들을 해고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 우리 농성은 이것을 지키라는 것"이라며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대통령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공약하고 이행하는 시점인데 울산시 중재 포기는 이해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보도에 대해 울산시의 노동관련 부서에 문의했다. 부서들은 한결 같이 "이 문재는 울산시장 노동특보가 책임자다. 그곳에 문의하라"고 말했다.

어렵사리 통화가 된 정창윤 울산시 노동특보는 "그동안 노조측과 대학측을 중재해 왔으나 평행선을 달려 합의점이 나오지 않았다. 중재가 안되는 것은 여야 정치권이 모두 아는 사실이지만 풍선만 키워온 꼴"이라면서 "서로 양보하지 않는데 중재를 포기할 수밖에 없지 않나"고 밝혔다. 중재 포기 보도 내용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이와관련 지난 수년 간 더불어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와 대학측의 중재를 위해 수차례 국회의원들이 울산으로 와 활동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바 있지만 해결의 실마리가 좀체 잡히지 않았다.  

한편 노동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울산시의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 사태 중재 포기에 대해 향후 대책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태그:#울산과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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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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