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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는 길고양이였습니다. 동네 철물점에서 매일 밥을 먹고 놀던 강호가 어느 하루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강호는 뒷다리가 심각하게 부러져 앞발로 기어 철물점 주인 앞에 나타났습니다. 그 분의 도움 요청으로 우리는 만났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두 번의 큰 수술을 받은 강호는 두 발 고양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제 가족이 되었지요. 장애를 얻었지만 늘 씩씩하고 명랑한, 무엇보다 호기심 많은 강호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 기자 말

고양이 강호와 여행을 한 지도 7개월여. 세 계절에 걸쳐 총 6개 지역을 여행한 우리의 첫 여정은 오는 11월에 끝이 날 예정이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혹 나처럼 고양이와의 여행을 바라는 사람들이 꼭 알면 좋을 '실전 여행 팁TIP'을 전한다.
   
 고양이와 여행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고양이와 여행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 이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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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당신의 고양이는 여행할 준비가 되었는가

고양이는 기본적으로 자신에게 익숙한 공간을 선호하며, 심각한 경우 낯선 환경에서 치명적인 '쇼크 상태'가 될 수 있는 영역동물이다. 단, 후천적 생활 형태나 개체별 성향에 따라 그 차이가 있음을 나는 내가 만난 여러 고양이들로부터 확인했다.  

아무리 '개냥이'라도 낯선 이동수단을 타고 낯선 곳을 여행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 충분한 시간 동안 고양이를 세심히 관찰하고 다양한 형태의 짧은 외출을 반복해 고양이가 여행에 적합할지 여부를 최대한 심사숙고해야 한다.   
    
 고양이와 여행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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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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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고양이 짐도 내 짐... 모든 게 두 배 

고양이와 함께 하는 여행이니 당연히 짐은 두 배가 된다. 그렇지만 고양이가 제 짐을 스스로 들 수 없으니 모든 짐은 반려인의 몫. 고양이의 기본 여행짐 목록에는 고양이용 이동가방과 밥과 모래, 변기와 '몸줄', 세면도구 등이 있다.   

강호와 나는 한 지역에서 한 달간 집을 빌려 살면서 여행했다. 그렇게 7개월여. 처음엔 모든 짐을 한 가방에 넣고 이동하느라 진땀을 뺐는데 두 달째부터는 택배를 이용, 일부 짐을 다음 살 곳으로 미리 붙였다. 체력, 경비 모두 아낄 수 있었다.  
 
 고양이와 여행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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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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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고양이 이동가방 

반려동물과 여행 시 모두에게 안전하고 특히 동물에게 편안하며 교통수단에 따라 규정에 맞는 이동가방도 필수다. 충분히 튼튼하면서 동물의 상태를 수시로 확인 가능해야 하며 최소한 동물이 허리와 목을 펼 수 있는 정도의 크기는 돼야 한다. 

비행기의 경우 이동가방의 크기 제한과 무게에 따른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데, 국내 A 저가항공사의 경우 '운반용기의 삼변의 길이의 합이 115cm 이하이며, 케이지의 높이는 최대 21cm 이내'란 규정을 적용하며 1킬로그램 당 2천 원을 더 받고 있다. 
 
 고양이와 여행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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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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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고양이 '몸줄' 

여느 동물과 같이 고양이도 외출 시 '몸줄'은 필수다. 특히 낯선 변화에 쏜살 같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게 고양이. 강호의 경우 낯선 사람이나 장소에 비교적 무던한 편이지만 갑작스레 다가와 만지려는 사람이나 큰 소음 등에 크게 놀라기도 했다. 

유념할 것은 고양이의 몸은 매우 유연하여 웬만큼 느슨하게 해두면 급작스런 상황에 고양이가 줄을 벗어던지고 어딘가로 숨어버릴 수 있다는 점. 가끔 여행지에서 고양이를 잃어버렸다는 소식을 접하는데,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고양이와 여행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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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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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고양이의 수분 섭취와 배변 확인 필수  

고양이는 개처럼 밖에서 이동 중에 똥이나 오줌을 누거나 주는 물과 음식 등을 먹는 경우가 흔치 않다. 그러니 외출을 앞두고 있다면 고양이에게 밥과 물을 충분히 먹인 후 정상적인 배변 여부까지 확인하고 집을 나서야 한다. 

함께 여행 중인 대상이 나와 같은 '생명'임을 늘 의식해야 한다. 나는 하루 총 이동시간이 절대 반나절을 넘지 않도록 했고, 그러지 못 할 경우에는 차 시간을 변경하거나 아예 하루를 더 어느 곳에서 머무른 경우도 있었다. 
 
 고양이와 여행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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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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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어디든 같이 갈 필요는 없다 

여행지 중에는 '애완동물 입장금지'인 장소들이 많다(※ '반려동물'이 적합한 표현이지만 대부분 '애완동물'이라 표기돼 있다). 문화재 파손이나 생태계 교란 위험 등 납득이 되는 이유도 있지만 행여 성가신 일이 생길까 무조건 금지하는 곳도 많았다. 

하지만 허락 여부를 떠나서도 동물이 사람처럼 이색적인 풍경이나 경험을 선호하는 것 같진 않다. 강호의 경우 제주와 해남, 변산에서 우리가 빌렸던 집의 잔디 마당과 텃밭을 최고로 좋아했던 것 같다. 같이 여행한다고 늘 같이 있을 필요는 없다.
 
 고양이와 여행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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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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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단순 호기심이나 재미로 "절대 따라하지 마세요"  

강호와 함께 여행하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 "너무 귀엽다" "나도 고양이 키우고 싶어"였다. 그럴 때마다 가슴이 철렁해서 짧은 순간이나마 최대한 열심히 설명하려 애썼다. 절대 단순 호기심이나 재미로 따라해선 안 되는 여행임을. 

고양이와 함께 여행한다는 것은 고양이와 고양이의 짐에 더해 그 어떤 짐보다 무거운 한 생명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해야 하는 것임을. 모든 준비를 했다 해도 매순간 사람 아기를 돌보듯 온 신경을 쏟아야 하는 여정임을 꼭 기억해주시길!  
      
 고양이와 여행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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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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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강호와 여행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가면 강호와 같은 장애 동물들, 저를 만나기 전 강호처럼 길에 사는 동물들을 돕고 또 지금의 우리처럼 더 많은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함께 여행하며 머물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를 열 계획입니다. 스토리펀딩과 강호의 여행사진엽서, 그리고 제가 직접 그린 여행 중 만난 동물이웃들의 그림엽서 판매 등을 통해 씨앗자금을 모으고 있으니 동물과 여행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의 응원 바랍니다. 


'두 발 고양이 강호, 여행을 떠나다' 스토리펀딩
https://storyfunding.kakao.com/project/20182

강호와 저의 실시간 여행이 궁금하시거나 엽서를 원하시면 facebook.com/travelforall.Myoungju

동영상) 강호 여행 사진 모아 보기 
https://www.youtube.com/watch?v=pKRnGZyqqng
 


이전 글 : 밥과 마음을 나눈 인연, 오늘도 안녕을 빈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ss_pg.aspx?CNTN_CD=A0002480016&PAGE_CD=&CMPT_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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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니 삶은 정말 여행과 같네요. 신비롭고 멋진 고양이 친구와 세 계절에 걸쳐 여행을 하고 지금은 다시 일상에서 여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바닷가 작은 집을 얻어 게스트하우스를 열고 이따금씩 찾아오는 멋진 '영감'과 여행자들을 반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