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진을 앞에 두고 슛을 시도하는 조쉬 그레이

하승진을 앞에 두고 슛을 시도하는 조쉬 그레이 ⓒ 창원 LG

 
지난 13일 막을 올린 2018-19 프로농구가 팀당 2~3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예년보다 훨씬 더 빠르고 재미있는 농구를 선사하며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작년과 비교해 빨라진 경기 템포와 운영은 물론이고 평균득점 증가와 경기시간 단축이라는 효과도 가져왔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 원인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우선 이번 시즌부터 새로 도입된 FIBA 룰을 들 수 있다. 올 시즌 프론트코트에서의 공격 시 24초가 아닌 14초의 공격제한시간이 주어진다. 자연스럽게 각 팀들은 빠른 공격을 할 수밖에 없다.

U파울에 대한 판정이 강화되면서 고의로 파울을 하기가 힘들어졌고, 또한 골밑 몸싸움에 상황에서는 웬만하면 휘슬을 불지 않기 때문에 흐름이 끊기는 일이 잦아들고 있다.

비난 목소리가 컸던 외국인 신장제한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새롭게 적용되는 외국인 신장제한 제도는 외국인 선수의 신장을 장신 선수는 2m 이하, 단신 선수는 193cm 이하로 제한하는 제도다.

전임 김영기 총재가 남기고 간 외국인 신장제한 제도는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에서도 다룰 정도로 우스꽝스러운 제도라는 비난을 받았다. 그러나 단신 선수 신장이 186cm이하로 줄어들면서 작년까지 활약한 맥키니스나 크레익과 같이 단신이지만 골밑플레이 비중이 높은 외국인 선수들을 뽑을 수 없게 되었다. 그 결과 정통가드나 슈터 스타일의 테크니션들이 증가했고 거기에 그레이나 티그 등 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NBA 출신의 수준 높은 외국인들까지 등장했다.

2m 이하로 못박힌 장신 선수는 메이스나 라틀리프와 같은 정통 빅맨이 자취를 감췄다. 이는 랜드리나 맥킨토시 등 포워드 유형의 선수 계약으로 이어졌다. 그로 인해 송교창, 정효근, 최진수 등 국내의 장신 포워드들이 낮아진 골밑의 높이를 자신감있게 공략하며 내외곽 가리지 않는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고, 가드들도 자신감 있게 돌파하는 장면이 많아지면서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렇게 많은 손가락질을 받았던 외국인 신장제한 제도가 아이러니하게도 이번 시즌 농구를 더 재미있게 만드는 나비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8기 김대훈
농구 KBL
댓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