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올해 두 번째 밀러 파크 등판에서도 조기 강판의 수모를 면치 못했다.

LA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2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밀러 파크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6차전에서 3이닝 7피안타2볼넷3탈삼진5실점을 기록했다. 경기는 초반부터 류현진을 잘 공략한 밀워키가 7-2로 승리했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는 최종전까지 가게 됐다.

지난 14일 2차전에서도 4.1이닝2실점으로 5이닝을 채우지 못했던 류현진은 5일을 쉬고 등판한 밀워키와의 재대결에서도 3이닝 만에 교체되며 설욕에 실패했다. 가을야구 통산 성적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30이었던 류현진은 이날 부진으로 빅리그 포스트시즌 첫 패배와 함께 평균자책점도 3.56(30.1이닝12실점)으로 올랐다. 올해 챔피언십 시리즈 성적은 1패 8.59에 달한다.
 
1회 프리즈의 선제 홈런 지키지 못하고 조기 강판 당한 류현진
 
 2018년 10월 20일(한국시간), 미국 프로야구 LA다저스의 류현진이 내셔널리그 챔피언스리그(NLCS) 6차전에서 밀워키 브루어스 타자를 상대로 공을 던지고 있다.

2018년 10월 20일(한국시간), 미국 프로야구 LA다저스의 류현진이 내셔널리그 챔피언스리그(NLCS) 6차전에서 밀워키 브루어스 타자를 상대로 공을 던지고 있다. ⓒ AP/연합뉴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보스턴 레드삭스가 '디펜딩 챔피언'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꺾고 월드시리즈에 선착했다. 1차전에서 저스틴 벌렌더에 막혀 2-7로 패한 보스턴은 이후 파죽의 4연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던 2013년 이후 5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진출했다. 보스턴이 월드시리즈를 준비할 수 있는 기간이 늘어나면서 다저스 역시 빨리 시리즈를 끝내고 싶다는 압박감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시리즈가 길어질수록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심해지기 때문이다.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6차전은 2차전과 마찬가지로 류현진과 웨이드 마일리의 리턴매치로 열렸다. 밀워키는 선발 투수의 이닝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팀이기 때문에 다저스는 맥스 먼시나 코디 벨린저 같은 좌타자들을 그대로 라인업에 포함시켰다. 이에 맞서는 밀워키는 2차전에서 알렉스 우드를 상대로 홈런을 쳤던 트래비스 쇼를 4번 타순에 배치했다(트래비스 쇼는 박찬호가 활약하던 시절 다저스의 마무리였던 제프 쇼의 아들이다).

다저스는 1회 공격에서 1번타자로 깜짝 배치된 데이비드 프리즈가 선두타자 홈런을 터트리며 선취점을 뽑았다. 하지만 1점의 득점지원을 받고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1회말 투구에서 2사 후 헤수스 아길라르와 마이크 무스타커스,에릭 크라츠에게 연속 적시타를 허용하며 단숨에 4점을 내줬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밀워키 9명의 타자를 모두 만난 류현진은 1회에만 30개가 넘는 공을 던졌다.

류현진은 2회초 2사 1루에서 우전안타를 치고 출루했지만 첫 타석에서 홈런을 쳤던 프리즈가 파울플라이로 물러나며 추격의 점수를 뽑지 못했다. 류현진은 2회에도 1사 후 크리스티안 옐리치와 라이언 브론에게 연속 장타를 허용하며 한 점을 더 내줬다. 3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밀워키의 하위타선을 상대로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지만 4회 시작과 함께 훌리오 유리아스로 교체되며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변화구를 노리는 밀워키 타선 상대로 공 배합에 실패한 류현진

다저스는 류현진이 마운드를 내려간 후 5회초 공격에서 프리즈의 2루타로 한 점을 추격했다. 다저스의 추격이 시작되자 밀워키는 5회 1사 후 작년 39세이브를 기록했던 코리 크네이블을 투입했고 7회말 마에다 켄타의 폭투와 8회 아길라르의 적시타로 쐐기 점수를 뽑았다. 다저스는 크네이블에 이어 제레미 제프리스, 코빈 번스로 이어지는 밀워키의 필승조를 공략하지 못하고 6차전 패배를 당했다.

류현진이 빠른 공과 커터, 커브, 체인지업 등 여러 종류의 공을 골고루 잘 던지는 투수라는 점은 이미 메이저리그에서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다양한 구종의 공을 적절히 섞어 던지며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은 류현진의 영리한 투구는 올해 정규 시즌 7승3패1.97의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하지만 류현진의 다양한 구종이 더욱 빛을 발하기 위해서는 빠른 공의 구속과 제구력이 전제돼야 한다.

이날 밀워키 타자들은 체인지업과 커브 등 철저하게 류현진의 오프 스피드 피칭을 노리고 타석에 들어왔다. 류현진은 이날  속구가 시속 150km까지 나올 만큼 구위가 나쁘지 않았음에도 지나치게 변화구에 의존한 투구를 했고 이는 밀워키 타자들의 노림수에 계속 걸려 들었다. 실제로 이날 류현진이 기록한 7개의 피안타는 모두 변화구였고 시속 145km 이상의 빠른 공을 던지다가 맞은 안타는 단 하나도 없었다.

류현진은 지난 2013년10월7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빅리그 가을야구 데뷔전에서 3이닝6피안타4실점으로 조기강판됐던 기억이 있다. 하지만 이날 류현진은 5년 전보다 더 많은 안타를 맞으며 더 많은 실점을 기록했다. 이제 류현진이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다시 한 번 명예회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선 7차전 동료들의 분발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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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LA 다저스 밀워키 브루어스 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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