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틈이 없다. 10월 A매치에 이어 다시 소속팀으로의 복귀다. 손흥민의 눈물겨운 혹사와 강행군이 이어지고 있다.

토트넘의 손흥민은 20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런던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웨스트햄과의 2018-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손흥민은 한국 대표팀으로 차출돼 우루과이(12일), 파나마(16일)전에서 모두 풀타임 출전했다. 파나마전을 치른 이후 곧바로 런던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웨스트햄과의 중요한 경기에서 출전이 유력하다.
 
방향 전환 16일 오후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 대 파나마의 경기. 손흥민이 방향전환으로 수비수를 따돌리고 있다.

▲ 방향 전환 지난 16일 오후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축구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 대 파나마의 경기. 손흥민이 방향전환으로 수비수를 따돌리고 있다. ⓒ 연합뉴스


더욱 가중되는 무득점 부담

손흥민은 올 시즌 토트넘에서 8경기에 출전해 무득점에 머물고 있다. 공격 포인트는 챔피언스리그 FC바르셀로나전에서의 1도움이 유일하다. 이마저도 의도된 어시스트로 보긴 어려웠다.

물론 지난 시즌에도 10월 말에서야 1호골을 터뜨리는 등 다소 발동이 늦게 걸린 것은 사실이지만 올 시즌 무득점은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시즌을 포함, 무려 18경기 동안 골 침묵을 유지 중이다.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기록한 마지막 득점 경기는 지난 3월 본머스전이다. 

경기력도 들쭉날쭉하다. 무엇보다 슈팅에 대한 과감성과 자신감을 잃은 모습이다. 공간이 열릴 때 어김없이 슈팅을 시도하던 손흥민이 아니다. 오히려 볼을 잡는 위치가 페널티 에어리어 부근보다 더욱 낮은 지점에서 이뤄지고 있다. 득점에 대한 욕심보다 플레이메이킹과 패스에 치중하는 손흥민은 여전히 낯설기만 하다.

마수걸이 골이 나오지 않을수록 손흥민에게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 많은 언론에서 손흥민의 무득점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방전된 손흥민, 절실해진 휴식-로테이션

사실 첫 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손흥민의 몸 상태다. 지난 시즌 종료 후 곧바로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했고, 토트넘 프리시즌과 리그 개막전을 소화했다. 또,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이어 파울루 벤투 감독 체제 하에 9월, 10월 A매치 2경기씩을 뛰었다.

영국, 한국, 오스트리아, 러시아, 한국, 미국, 영국, 인도네시아, 영국, 한국을 거쳐 최근 다시 영국으로 돌아갔다. 그야말로 비현실적인 일정이다. 아무리 축구 선수라도 이러한 혹사는 위험성을 노출시킨다. 어찌보면 올 시즌은 쉬어가는게 옳다.

손흥민은 지난 16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파나마와의 평가전 이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힘들다"며 "이제는 소속팀으로 돌아간다. 회복하고 싶다. 많이 힘들다"고 밝혔다.

그동안 손흥민은 "체력에 문제가 없다"며 프로 선수라면 극복해야 할 일이라고 혹사 논란에 대해 선을 그은 바 있다. 하지만 손흥민도 끝내 방전됐음을 인정한 셈이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와일드 카드 차출을 위해 11월 A매치 2경기와 2019 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출전하지 않기로 토트넘과 합의한 점이다. 당분간은 토트넘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다. 휴식과 로테이션 시스템을 통해 컨디션을 끌어 올려야 한다. 

하지만 토트넘은 손흥민을 필요로 한다
 
 6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FC와 카디프 시티 FC의 맞대결에서 손흥민이 경기에 임하고 있다.

지난 6일(현지 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8-2019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FC와 카디프 시티 FC의 맞대결에서 손흥민이 경기에 임하고 있다. ⓒ AFP/연합뉴스


문제는 현재 토트넘이 처한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데 있다. 토트넘은 8라운드 현재 리그 5위를 기록 중이다. 프리미어리그 3강을 형성하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 첼시, 리버풀과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데다 아스널에게 4위권을 내줬다.

토트넘은 최근 3시즌 동안 4위 안으로 마감하며, 매년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진출하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는 등 안정감이 결여된 모습이다.

심지어 2선의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리 알리의 부상이 장기화되고 있다. 이는 같은 포지션에서 경쟁하는 손흥민과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휴식이 절실한 손흥민으로서는 매경기 중용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만약 올 시즌 에릭 라멜라, 루카스 모우라가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면 손흥민의 혹사는 극에 달했을 수 있다. 또, 토트넘의 부진도 불가피했다.

무엇보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에 대한 신뢰가 상당히 높다. 

포체티노 감독은 지난 7일 허더스필드전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아시안게임 출전을 허락한 나에게 선물을 줄 때까지 손흥민이 골을 넣지 못하는 것은 그의 업보"라며, "손흥민의 무득점은 크게 걱정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웨스트햄전에서 손흥민의 선발 출전 가능성은 다소 낮다. 영국과 거리가 먼 한국을 오가는 살인 일정과 장시간 비행, 시차 적응 등으로 정상 컨디션을 발휘하기 어렵기 때문.

그럼에도 조커로라도 나설 공산이 크다. 벤치에는 믿을 만한 2선 자원이 전무하다. 한 방이 필요한 경기에서는 결국 손흥민이 확실한 대안이다. 토트넘은 알면서도 손흥민을 쓸 수밖에 없다. 체력적으로 힘든 손흥민이 이러한 난관을 어떻게 극복해나갈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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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 혹사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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