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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수 전국세입자협회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알쓸신집(알아두면 쓸모있는 신기한 집이야기)'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박동수 전국세입자협회 대표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알쓸신집(알아두면 쓸모있는 신기한 집이야기)"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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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에 요즘 때아닌 '부동산 열풍' 불고 있다. 민생희망본부에서 시민 아카데미를 개설했는데 이름부터 색다르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신기한 집이야기', 줄여서 '알쓸신집'이다. tvn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에서 따왔지만 '집알못'(집에 대해 알지 못하는) 세입자에겐 '버릴 게 없는' 생활형 강좌다.

흔히 '부동산 강좌' 하면, '어디에 투자해야 수익률 대박' 같은 족집게 정보를 떠올리지만, 알쓸신집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 집주인의 재산권 대신 세입자의 주거권을 이야기하고, 세입자 빨리 쫓아내는 법 대신 집주인에게 보증금 안 떼이는 법을 알려준다.

집주인 재산권 아닌 세입자 주거권 지키는 '부동산 특강' 

지난 10일부터 매주 수요일 저녁에 열리는데 지난 17일 두 번째 강연은 박동수 전국세입자협회 대표가 맡았다. <오마이뉴스>에 '주거칼럼'을 연재하는 시민기자이자 현직 공인중개사인 박 대표답게 강연 제목('임대차 계약서 작성부터 수리비용 청구까지')도 실리적이다.

이원호 한국도시연구소 책임연구원이 진행한 첫 번째 강연(나의 집 이야기 나누기, 집은 권리다)이 자신의 주거 이력서 작성을 통해 주거 불평등 문제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주거권'(사람답게 살만한 집에 살 권리) 개념을 정리한 '개론 강의'였다면 두 번째는 세입자를 위한 정보가 중심이 된 '생활형 강의'였다.

"요즘 보증금 사기 많다던데, 어떻게 피하지?", "역전세난으로 보증금 못 받으면 어쩌지?", "관리비에 유지보수비 추가됐는데 제대로 쓰이고 있는 거야?", "벽지 훼손해도 보증금에서 제한다는데 세입자 책임은 어디까지?" 같이 세입자들이 현실에서 직접 부딪히는 고민거리들을 하나하나 풀었다.

박동수 대표는 이날 참석한 10여명의 세입자 수강생들에게 '주택임대차계약서'부터 나눠줬다. 지금까지 집주인이나 공인중개사가 이미 다 만들어놓은 계약서에 도장 찍기 바빴던 세입자들 눈에도, 이날 박 대표가 공개한 계약서는 색달랐다. 등록 임대주택사업자를 위한 표준임대차계약서와 법무부와 국토교통부, 서울시가 함께 만든 주택임대차계약서로 일반적인 임대차계약서보다 기록 내용이 더 복잡하고 구체적이었다.

새 주택임대차계약서에는 '미납 국세', '선순위(세입자) 확정일자' 등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는데 필요한 내용이 추가돼 있고 임차주택 수리와 비용부담도 임대인과 임차인으로 나눠 구체적으로 기록하게 돼 있다.
  
박 대표는 "임대료는 주택임대차보호법에 1년에 5%까지 올릴 수 있다고 돼 있지만 통상 2년 동안은 처음 계약한 임대료가 유지되고, 임대기간이 끝나면 사실상 임대료 인상 제한 규정이 없어 무한정 올릴 수 있다"면서 "다만 임대인이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경우 세입자는 동일한 주택에 4년, 8년까지 거주할 수 있고 임대인은 해마다 5% 인상 제한 규정을 받아 세입자에게 유리하다"고 밝혔다. 렌트홈 사이트(https://www.renthome.go.kr)를 검색하면 등록된 임대사업자의 주택을 찾을 수 있다.

'깡통전세' 피해 막으려면? 등기부등본은 기본, 부채비율 따져야 

아울러 박 대표는 "최근 건물관리인이나 공인중개사 등 대리인이 전세보증금을 떼먹는 경우가 많은데, 보증금 사기를 막으려면 다가구나 다세대, 원룸의 경우 대리인이 나오면 위임장, 인감증명, 신분증을 확인하고 임대인과 직접 전화통화해야 한다"면서 "계약금은 임대인 계좌로 송금하더라도, 잔금 때는 반드시 임대인이 참석하라고 단서조항에 넣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렇듯 '안전한 집'을 찾기도 어렵지만, 세입자들에게 더 큰 고민은 전세보증금 돌려받기였다. 집주인이 보증금을 많이 올려도 문제지만, 자칫 '깡통전세' 때문에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어서다.

'깡통전세'란 집값 하락으로 선순위 근저당이나 보증금보다 낮아져 세입자가 계약만기 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를 말한다.

박 대표는 우선 등기부 등본을 떼서 '소유권 이전청구권 가등기', '매매 임대차를 금지하는 가처분 등기', '경매 기입 등기', 압류와 가압류가 많은 경우 계약 자체를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주택가격(실거래가격) 대비 부채비율(선순위 근저당 설정 최고액+선순위 세입자 보증금+본인 보증금)이 아파트는 80%, 다가구 다세대 주택은 70%는 넘지 않아야 '깡통전세'를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허가나 위법건축물이 의심될 경우엔 건축물대장을 떼서 '위법건축물'이 있는지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임대차계약 후에는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받기, 실제거주 3박자를 갖춰야 자신의 보증금을 보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부채비율이 높아 불안한데도 꼭 입주하고 싶다면 집주인에게 보증금으로 선순위 근저당 설정액 말소를 요청하거나 전세보증금을 깎아달라고 하고 여의치 않으면 전세보증보험 가입을 고려해 볼 수 있다"면서 "그래도 안 되면 전세보증금을 낮추고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전환하고 월세 부담능력을 고려해 계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대차 기간이 끝난 뒤 전세보증금을 안전하게 돌려받는 방법도 나왔다. 박 대표는 "임대인이 계약 만기일에 돌려주겠다고 하더라도 임대인 말만 믿고 세입자 돈으로 이사갈 곳을 계약해선 안 된다"면서 "집주인에게 지금 살고 있는 곳 보증금의 10%를 먼저 계약금으로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게 좋다"고 밝혔다.

집주인이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와야 보증금을 돌려준다고 할 때는 상황이 더 복잡하다. 박 대표는 "이사갈 곳은 대략 임대 시세나 방이 있는지 알아봐 두고 사는 곳에 새로운 임대차계약이 된 후에 적극 움직여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계약 종료일이 지나도 방이 나가지 않을 경우, 만약 집주인이 시세보다 높게 내놓았으면 적절하게 내리라고 요구하고 임대인 동의를 받아 세입자가 중개업소에 직접 방을 내놓을 수도 있다"면서 "거꾸로 시세가 기존 임대료보다 낮아졌다면 집주인에게 임대료 감면을 요구해서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날 수강생들은 보증금을 떼이거나 인상 부담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공공 임대주택이나 셰어하우스 등 대안 주택에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다음주(10월 24일) 세 번째 강의는 서종균 SH공사 주거복지기획처장이 공공임대주택 입주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마지막 강의(11월 1일)는 최경호 한국사회주택협회 사무국장이 맡아 셰어하우스(공유주택), 사회주택 등 대안적인 주거공간을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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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미디어 분야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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