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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뭘까요?"
"맷돌이요!!"
"뭐 할 때 쓰는 걸까요?"
"콩 갈 때요!!"
"믹서기 알죠? 맷돌은 믹서기랑 비슷한 거예요."
"선생님 선생님, 손잡이를 돌리니까 돌 사이에 콩이 들어가면서 막 부서져요."
 

충남 당진의 당진유아체험교육센터(이하 체험센터) 2층 어울림마당. 우리나라와 베트남, 필리핀, 중국의 전통의상과 문화를 체험해보는 공간이다. 오늘은 당진서정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아이들이 방문했다.

처음 보는 맷돌이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어떻게 콩이 갈리는지 자세히 보고 싶어 자꾸만 머리를 수그리다가 박치기도 여러 차례. 그래도 마냥 즐겁단다. 베트남의 전통놀이 '코코넛 밟기'도 인기다. 반원 모양의 코코넛 껍질에 두 발을 각각 올리고 코코넛 껍질에 매달린 줄을 잡고 또각또각 소리를 내며 걷고 뛰어본다. 또 한쪽에서는 사모관대를 차고, 연지곤지를 찍고, 새신랑·새신부가 되어보기도 한다.
   
정글놀이터 활동 전 안전교육을 받는 아이들.
 정글놀이터 활동 전 안전교육을 받는 아이들.
ⓒ 정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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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놀이터에서는 놀이 시작 전 안전교육이 한창이다.

"레펠에서는 손을 꼭 잡고 내려와야 해요."
"손을 꼭 잡고 내려와요."
"엉덩이나 손으로 착지하면 다칠 수 있어요. 꼭 발로 착지해요."
"발로 착지해요."
"거꾸로 올라가면 돼요, 안 돼요?"
"거꾸로 올라가면 안 돼요."
"바닥의 발자국을 따라서 다녀요. 반대로 가면 친구랑 부딪혀요."
"친구랑 부딪혀요."
 

정글방을 지나 1층으로 내려오니 고소하고 달콤한 냄새가 진동을 한다. 아이들이 만든 쿠키가 오븐에서 구워지고 있나 보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오물딱조물딱 야무지게 만든 쿠키반죽을 오븐에 넣어놓고 아틀리에로 달려간다.

체험센터의 아틀리에는 다양한 예술 경험을 통해 창의력과 표현력을 키우는 곳이다. 명화의 주인공이 되어 그림 속 아름다운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시선과 몸을 움직여가며 입체 그림을 감상한다. 샌드아트도 빼놓을 수 없다. 손끝으로 우연하게 그려지는 모래 그림에 알록달록 빛이 더해지자 멋진 예술작품이 탄생한다.
  
아틀리에에서 샌드아트 체험을 해요.
 아틀리에에서 샌드아트 체험을 해요.
ⓒ 정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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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센터가 위치한 당진시의 특색을 살린 '당진항과 서해바다' 체험실도 흥미롭다. 커다란 짐을 배에 싣고 내리는 원리를 알아보고, 선장이 되어 키를 잡아보기도 한다. 3D 안경을 끼고 바닷속을 느껴보는 '잠수함을 타고'는 특히나 인기가 좋다.

또 무동력 페달기차와 흙놀이 동산, 트리하우스가 자리한 실외 체험장까지, 놀다 보니 하루가 너무나 짧다.

"센터 선생님이 세상에서 제일 부자인 것 같대요"

2013년 5월 문을 연 당진유아체험센터는 당진, 서산, 태안, 예산, 홍성, 아산, 청양 지역의 유아들에게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유아들의 전인적 발달을 돕는 체험학습 공간이다. 1층과 2층에 마련된 실내체험실은 '자연탐구, 예술경험, 사회관계, 신체운동과 건강, 의사소통'의 누리과정 5가지 영역을 반영했다.

체험센터는 충청남도교육청의 운영비와 당진시의 교육경비보조금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연간 9천여 명의 유아들이 다녀간다. 체험인원을 하루 100명으로 제한하여 안전하고 체계적인 체험이 진행되도록 운영하고 있다.
  
손페달을 돌려 움직이는 무동력기차는 실외체험장에서 인기 최고!
 손페달을 돌려 움직이는 무동력기차는 실외체험장에서 인기 최고!
ⓒ 정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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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이은숙 교사는 체험인원을 하루 100명으로 한정하고 소규모로 운영되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한정된 인원이 충분히 체험을 할 수 있으니 그만큼 만족도가 높다는 것.

"작년에 왔던 6살 아이가 아주 심각한 표정으로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자기가 본 사람 중에 선생님이 이 세상에서 제일 부자인 것 같다고요. 아이 입장에서는 체험센터가 제 것인 줄 알았나 봐요. 충분히 체험할 수 있도록 재료도 더 주고 하는 게 아이 눈에는 부자로 보였을 수도 있고요. 너무 귀엽고 순수하죠. 선생님은 부자는 아니고 여기를 지키는 사람이라고 설명해줬어요. 그랬더니 잘 지켜줘서 고맙다고 인사하지 뭐예요."
  
트리하우스에 올라 가을 경치를 즐겨볼까나.
 트리하우스에 올라 가을 경치를 즐겨볼까나.
ⓒ 정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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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센터의 운영·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한근 원장(당진용연유치원)은 "체험활동과 바깥놀이는 유아의 창의성과 주도성을 키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전사고의 위험이 뒤따를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편안하게 체험할 수 있도록 교사와 체험센터 모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체험센터는 온누리A과정(당진항과 서해바다, 아틀리에, 요리보고 조리먹고, 실외체험장)과 온누리B과정(궁금이 광장, 어울림 마당, 정글 놀이터, 실외체험장)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체험교육활동을 신청한 유치원의 담임교사는 반드시 사전연수를 받아야 한다.

태그:#체험교육, #유아교육, #당진, #충남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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