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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북조선 실록: 년표와 사료> 간행기념 워크샵’이 열렸다.
 1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북조선 실록: 년표와 사료> 간행기념 워크샵’이 열렸다.
ⓒ 신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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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자료를 모아 정리해서 간행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늘 있었다. 북한 당국은 일찍부터 문서를 체계적으로 통제·왜곡해왔기 때문에 필요한 자료를 찾는 것이 어렵다. 국내외 어디에도 <노동신문>을 결호 없이 소장한 기관이 없다. 괜찮은 북조선 연표, 사진 아카이브도 없다. 상황이 좋아져도 평양에서 그것을 기대할 수 없다. 러시아·중국 등 북한 자료가 있는 곳은 전 세계 어디든 갔다. 작업과정에서 어떠한 재정 지원도 받지 않았다." 

깊이 있는 북한 연구를 위한 편년별 사료집이 처음으로 발간됐다. 1차 간행분 30권에 이르는 <북조선 실록>이 그것으로, 1945년 8월 15일~1949년까지의 북한사료를 다루고 있다. <북조선 실록>을 기획·사료선별·책임편집·집행총괄한 김광운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관 겸 북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는 "근거를 못 밝히는 사료는 과감히 다 뺐다"면서 "확실하게 전거가 알려진 사료만 채택했다"고 강조하며 위와 같이 말했다.  

이번에 발간된 <북조선 실록: 년표와 사료>는 전체 글자수 2744만 자, 권별 평균 분량 730~740쪽, 1차 간행분 30권이 200자 원고지 13만 7228매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다. 김우종 전 중국 흑룡강성 당사연구소장, 박순성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박정진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이만열 상지대 이사장, 정병준 이화여대 사학과 교수, 정창현 현대사연구소장 등북한사 및 북한학 연구자 11명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김광운 편사연구관은 1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에서 열린 <북조선 실록: 년표와 사료> 간행기념 워크샵에 참석해 "향후 매해 60권씩, 김일성 사망시기인 1994년까지를 담은 1000권 완간을 목표로 발간할 예정"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사람마다 자료 선별량과 기준이 다른데다 기록의 역사적 가치 평가에서 가급적 일관성 유지를 위해 혼자서 편집할 수밖에 없었다"며 "북한의 모든 자료를 활용할 수 있는 아카이브 구축을 함께 병행해 나가고 있다. 향후 검색이 가능하도록 이미지가 아닌 원문 풀 텍스트를 입력했다"고 설명했다. 

<노동신문>은 1945년 11월 창간된 이래 한 번도 결호가 없으며 1일 평균 62개 기사, 12매의 사진이 실린다. 잡지 <근로자>도 200자 원고지 50만 매 분량이다. 이 방대한 분량을 선별한 결과물이 <북조선 실록>이다. 이외에도 김 박사는 <조선인민군> <청년> <민주청년> <청년전위> <민주조선> <평양신문> 등의 정기간행물과 외교문서, 국외 소장자료, 일지 등을 수집·선별해 묶고 사진·각주를 넣었다. 뿐만 아니라 당·정·군 각종 행사 일자 오류, 대의원 명단 결자, 기존 틀린 내용 등을 바로잡았다. 

이만열 상지대 이사장 겸 숙명여대 명예교수는 "중국 흑룡강성 사회과학원과의 중간협력을 통해 북한 당역사연구소와도 통할 수 있었다. 과학원 측과 해마다 1차례씩 만나면서 자료를 수집하는 데 큰 뒷받침이 됐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김광운 박사 본인의 끈질긴 노력이 이런 결실을 가져왔다"고 치하했다. 

이만열 교수는 그러면서 "북한 1차 자료집은 몇몇 기관에서 산발적으로 간행한 것이 있지만 체계적으로 간행한 최초의 북한 사료집으로 생각된다. 해방 직후 북한의 진실을 드러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사료 선별을 김 박사 한 사람이 담당한 만큼 일관성이 유지되고 있다. 각주도 있어서 자료 이용에 신뢰감이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본 사료집을 통해 북한 관련 거짓 정보가 폭로될 것으로 기대된다. 남측의 허위뿐 아니라 폐쇄된 북 사회가 갖는 자기의 허위도 이 자료에 의해 폭로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면서 "한반도 전체 역사의 진실이 더욱 드러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선즈화 중국 화동사범대 종신교수는 "지난 10여 년간 김광운 박사와 협력해왔다"며 "역사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1차 사료 확보다. 문헌, 신문·잡지 같은 정기간행물, 구술 자료가 그것들이다. 나도 미국·러시아·몽골·한국·일본·베트남·미얀마·네팔 등을 돌아다니며 북한 자료를 모았다"고 설명했다.  

선즈화 교수는 "그중 일본과 한국에 아카이브가 가장 잘 구축돼 있다"며 "한국의 경우 매우 빠른 시간 내에 다운받을 수 있었고 비용도 아주 쌌다"고 덧붙였다.  

"본 사료집을 통해 북한 관련 거짓 정보가 폭로될 것"
 
 <북조선 실록: 년표와 사료> 1차 간행분 30권.
 <북조선 실록: 년표와 사료> 1차 간행분 30권.
ⓒ 신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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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욱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는 "김 박사가 교정을 보느라 결막염이 생겼다"면서 "사실 한 사람이 할 수 없는 야심찬 기획이고 주변에서 도와준 이들의 헌신적 노력도 뒷받침돼 있다"고 말했다. 

정용욱 교수는 "북한 연구에서 정본 텍스트를 확정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는 연구를 해본 사람만 안다"면서 "본 사료집을 통해 우리 사회의 북한 인식의 차원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이고 북한도 이 자료집을 활용할 것"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정 교수는 "판문점 선언 및 평양 선언 이후에 남한의 북한연구가 어떤 기초 위에서 무엇을 지향할 것인가 문제 제기를 이 책이 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현재는 타자이지만 통일 전망 단계에 가면 타자 인식이자 동시에 자기 인식이 되는 거다. 우리가 주체가 돼 북한사를 정리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그때 이 자료가 유용하게 쓰일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 교수는 현재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에서 보관 중인 북한군 노획문서를 대학원생들과 함께 연구 중이다. 약 6000박스 분량의 관련 문서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현재 한글 목록을 만들고 있다. 그는 "노획문서 활용방안을 논할 기회가 빨리 오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면서 "이것 역시 북한 연구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완범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김 박사가 40년 연구 인생의 결정판으로 <북조선 실록>을 내신 걸 축하한다"면서 "미국에 잠자고 있는 북한군 노획문서도 김 박사가 주도적으로 하면 좋은 후속 작업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이완범 교수는 "1960년대 이전엔 관점이 다양한 자료가 많지만, 1960년대 이후엔 각종 간행물에 김일성 주체사상을 수식하는 논문만 실리고, 위인전이고 김일성 우상화의 도구라는 연구자 의견이 있을 정도"라며 "1960년대 이후엔 자료가 많으니 60년대 이후 것은 책이 아니라 웹으로 간행하는 것도 아이디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개진했다.  

최현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본부장은 "저는 북한 과학기술 문헌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사람"이라며 "북한도 최근에 디지털 아카이빙을 시도하고 있다. 북한은 종이가 귀해서 디지털화하는 것이 더 비용이 절감된다. 철도·도로만 인프라가 아니라 이것도 보이지 않는 인프라다. 1000권까지 간행된다면 개인적으로라도 김 박사를 후원하고 싶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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