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축구 스타 알렉산드르 코코린이 천인공노할 폭행 사건을 저질렀다. 지난 8일 해외 언론들은 코코린이 러시아의 한 카페에서 행한 폭력 사태를 일제히 보도했다. 코코린과 그의 일행들은 한국계 러시아 공무원의 '조용히 해달라'는 요구에 분노해 폭행을 저질렀다고 한다.

보도 이후 공개된 CCTV 영상에는 코코린은 의자로 식사 중인 피해자를 위협 및 폭행하는 만행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심지어 단순 폭행이 아닌 인종차별적 발언도 서슴치 않은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코코린은 이번 사건을 통해 소속팀 제니트 상트 페테부르크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했다. 당연히 법의 심판도 기다리고 있다. 유치장에 끌려간 코코린은 법원의 판결에 따라 감옥에서 최대 7년을 살 수도 있는 상황이다. 판결에 달렸지만, 사실상 코코린의 축구 커리어는 끝난 셈이다.

한편 잠시 FC 바르셀로나에서 뛰기도 했던 터키의 아르다 투란도 최근 강력한 폭력 범죄를 저질렀다. 그는 코코린보다 더 심각한 수준의 범죄를 행했고 터키 검찰은 투란에게 12년 6개월의 형량을 구형한 상태다. 이대로라면 투란의 축구 인생도 끝난 모양새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용서하기 어려운 폭력을 저지른 코코린과 투란의 축구 인생은 사실상 종료됐다. 이처럼 폭력으로 물의를 일으킨 축구선수는 과거에도 여럿 있었다. 폭력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망칠 뻔한 선수들을 되돌아본다.   

관중을 향한 '쿵푸킥' - 에릭 칸토나

축구와 폭력의 연결고리를 논할 때 에릭 칸토나의 이름은 빼놓을 수 없다. 거만하고 불 같은 성격을 지녔음에도 이 프랑스인은 뛰어난 실력으로 리즈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정상에 올려놓으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러나 1995년 1월에 발생한 '쿵푸킥' 사건으로 칸토나는 큰 비판에 직면했다. 당시 크리스탈 팰리스와 경기에서 퇴장을 당한 칸토나는 그라운드를 나가는 도중 자신을 야유하는 상대팀 팬에게 소위 '날라차기'를 시도했다. 관중석에 있는 관객을 선수가 폭행하는 초유의 사태였다.

영국 언론은 칸토나를 강하게 비난했다. 허나 맨유의 감독 알렉스 퍼거슨은 칸토나를 적극적으로 변호했고, 결국 출장 정지 9개월의 양호한(?) 징계가 칸토나에게 내려졌다.  

퍼거슨의 비호 아래 칸토나는 화려하게 복귀했다. 칸토나는 공백을 깨고 돌아온 1995-1996 시즌 다시 한 번 맨유에게 리그 우승을 선사했다. 칸토나는 1997년 맨유에서 뛴 다섯 시즌 동안 4개의 리그 타이틀 획득이란 업적을 완성하며 EPL의 왕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국민브라' 분노의 하이킥 - 파트리스 에브라
 
 웨스트햄에 입단한 에브라의 모습

웨스트햄 입단 당시 에브라의 모습 ⓒ 웨스트햄 구단 공식 홈페이지


박지성의 절친이자 맨유 황금기의 일원으로 활약한 파트리스 에브라도 관중 폭행으로 선수 생활에 위기를 겪었다. 맨유에서의 대성공을 뒤로 하고 에브라는 유벤투스를 거쳐 지난해 올림피크 드 마르세유로 이적했다.

선수 경력의 마지막을 준비하던 에브라는 비토리아 SC와 유로파리그 경기를 앞두고 몸을 풀던 도중 팬의 머리를 발로 가격하는 사건을 일으켰다. 경기 시작 전부터 에브라에게 과도한 비난을 가한 관중의 행동을 참지 못한 결과였다. 

관중의 잘못도 있었지만 에브라가 프로 선수로서 냉철히 대처했어야 한다는 마르세유 회장의 판단 아래 에브라는 구단의 자체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유럽축구연맹의 7개월 경기 출장 정지 판단도 내려졌다.

장기간 징계로 인해 은퇴할 것으로 예측됐던 에브라는 지난 2월 EPL의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계약을 맺으며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웨스트햄에서 리그 5경기를 소화한 에브라는 현재 소속팀 없이 생활 중이다.

'K리그 악동'의 폭행+거짓말 - 이천수
 
 은퇴 이천수,'축구 대표팀과와의 아쉬운 작별'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인공인 이천수가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한국과 레바논와의 경기 하프타임에 그라운드에 나와 은퇴식을 가졌다.

▲ 은퇴 이천수, '축구 대표팀과와의 아쉬운 작별'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인공인 이천수가 지난 2016년 3월 24일 오후 경기도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한국과 레바논와의 경기 하프타임에 그라운드에 나와 은퇴식을 가졌다. ⓒ 유성호


'K리그의 악동' 이천수는 선수 생활 내내 수많은 사건·사고를 일으켰다. 그의 천재성과 반비례한 좋지 못한 행동으로 질타를 받았다. 2007년 술집여성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고, 전남 드래곤즈 시절에는 심판을 향한 '주먹 감자'로 논란을 야기한 기억도 있다.

각종 기행으로 선수 생활에 빨간불이 들어온 이천수에게 손을 내민 팀은 인천 유나이티드였다. 시작은 좋았다. 2013년 인천에 합류한 이천수는 'K리그의 사기유닛'다운 관록을 보여줬다.

하지만 같은해 10월 또 한 번 술집에서 일반인을 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줬다. 폭력 행사도 문제였지만 관련 기사가 공개된 후 자신의 혐의를 부정하기 위해 거짓말을 했다는 지적이 나와 팬들에게 더 큰 실망감을 안겨줬다. 이후 검찰 조사에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아 법적 처벌은 면했다.

당시 상황은 인천이 이천수와 계약 해지를 해도 무리가 없는 상황이었다. 허나 예상과 달리 물의를 일으킨 이천수에게 인천은 기회를 줬다. 다만 구단에서도 징계는 있었다. 2013년 시즌 잔여 경기 출장 정지, 구단 자체 벌금 2000만 원, 사회 봉사 100시간, 재발 방지 각서 등의 징계를 받았다. 2013년 인천 구단의 자체 징계로 반성의 시간을 가진 이천수는 더 이상의 논란 없이 묵묵히 뛰다가 2015년 11월 은퇴를 선언했다. 

이해하기 어려웠던 두 번의 '주먹질' - 한교원
 
한교원 '집중' 1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수원 삼성과 전북 현대의 경기. 전북 한교원이 공을 바라보고 있다.

▲ 한교원 '집중' 지난 9월 1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수원 삼성과 전북 현대의 경기. 전북 한교원이 공을 바라보고 있다. ⓒ 연합뉴스


2015년 전북 현대의 한교원이 보여줬던 행동은 근래 찾아보기 힘든 그라운드 내 폭력 사태였다. 문제의 사건은 친정팀 인천과 경기에서 발생했다. 전반 5분 인천의 박대한이 한교원과 몸싸움을 펼치던 도중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경기를 중계하던 해설진도 무슨 이유로 박대한이 누워있는지 모를 정도로 공과 전혀 관계없는 위치에서 사건이 일어났다. 알고 보니 한교원이 팔을 휘둘러 고의적으로 박대한의 얼굴을 가격했던 것이다. 당연히 한교원에게 레드카드가 나왔다.

이해하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한교원은 역습을 위해 뛰어가는 박대한을 팔로 저지하는 것을 넘어 고의적으로 얼굴을 때렸다. 심지어 첫 번째 주먹질이 빗나가자 쫓아가 두 번째 주먹질을 하는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다.

2014년 K리그1 베스트 일레븐에 선정되었고 성인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했던 한교원은 집중포화를 맞으며 나락으로 떨어졌다. '주먹질 사태'를 기점으로 한교원은 부진의 늪에 빠졌다. 국가대표팀과는 멀어졌고 전북에서도 로테이션 멤버로 밀려났다.

그래도 최강희 감독의 믿음이 한교원을 살렸다. 최강희 감독의 꾸준한 신뢰를 받은 한교원은 2016년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결정적인 골을 터뜨리는 등 부활의 날개를 폈다. 현재 한교원의 전북의 주축 멤버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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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린 폭력사태 아르다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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