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창 '다시 앞서가자' 넥센 서건창이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KIA와 경기 7회말 무사 1루에서 또다시 앞서가는 1타점 2루타를 때려내고 있다. 2018.10.16

▲ 서건창 '다시 앞서가자' 넥센 서건창이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KIA와 경기 7회말 무사 1루에서 또다시 앞서가는 1타점 2루타를 때려내고 있다. 2018.10.16 ⓒ 연합뉴스

 
올해도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의 반란'은 없었다.

장정석 감독이 이끄는 넥센 히어로즈는 1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IA타이거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1안타를 터트리며 10-6으로 승리했다. 이미 1승을 안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맞았던 넥센은 작년 한국시리즈 우승팀 KIA를 한 경기 만에 따돌리고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넥센은 외국인 타자 제리 샌즈가 7회 쐐기 홈런을 포함해 2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했고 김하성이 3안타 1타점 1득점, 임병욱도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반면에 KIA는 이범호가 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며 분전했지만 5회 실책 3개가 쏟아져 나왔고 7회 5안피타로 4점을 내주며 한 경기로 가을야구를 마쳤다. 넥센은 오는 19일부터 정규시즌 3위 한화 이글스와 5전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타격 방해-실책-빚 맞은 안타, 악몽 같았던 KIA의 5회말 수비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과 관련해 잡음이 있었고 이로 인해 선동열 감독은 지난 10일 국정감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결국 시즌 막판 야구 열기는 급격히 식었고 정규 시즌 최종관중은 807만3742명에 그쳤다. 3년 연속 800만 관중을 돌파했지만 5년 연속 관중 증가에 제동이 걸렸고 목표로 삼았던 880만 관중 동원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매년 그랬던 것처럼 다소 식었던 야구열기는 가을야구가 시작되면서 다시 뜨거워졌다.

1승의 여유가 있는 4위 넥센에 비해 가을야구 막차를 탄 KIA는 무승부조차 허락되지 않는 벼랑 끝에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선다. 옆구리 부상으로 정규 시즌을 일찍 접은 에이스 양현종을 1차전 선발로 투입한 이유다. 넥센은 서건창이 2번 지명타자, 김혜성이 8번 2루수로 출전한 베스트 멤버를 투입했고 KIA 역시 허벅지를 다친 이명기 대신 최원준이 6번 우익수로 나온 것을 제외하면 정예 멤버가 모두 나왔다.

브리검은 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닝(199이닝)을 소화했고 양현종은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했던 '대한민국 에이스'다. 두 투수는 양 팀이 내세울 수 있는 최고의 투수답게 경기 초반 투수전을 펼쳤다. 브리검의 안정된 투구는 어느 정도 기대했던 결과였지만 지난 3일 삼성 라이온즈전(3이닝5실점) 이후 약 2주 만에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의 호투는 기대 이상이었다.

4회까지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지만 선취점은 승리에 대한 열망이 더욱 강한 KIA쪽에서 나왔다. KIA는 5회 김민식의 볼넷과 김선빈의 몸 맞는 공, 로저 버나디나의 희생번트로 만든 2사2,3루에서 최형우가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때렸다. 넥센은 최형우를 맞아 내야 수비를 1,2루 간으로 바짝 당겼지만 최형우는 5년 연속 100타점을 기록한 대타자답게 영리한 밀어치기로 두 명의 주자를 불러 들였다.

하지만 경기 흐름이 다시 넥센 쪽으로 바뀌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넥센은 5회말 공격에서 이정후의 희생플라이와 황윤호의 실책, 샌즈와 김하성의 적시타 를 묶어 단숨에 5-2로 역전에 성공했다. KIA 입장에서는 타격방해와 인필드 플라이의 파울선언, 폭투, 교체된 유격수의 실책, 빚 맞은 안타 등 악재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며 넥센에게 악몽 같은 빅이닝을 허용했다.

이정후의 호수비로 바뀐 흐름, 7회 '2차 빅이닝'으로 연결시킨 넥센
 
역전 기회에서 이럴수가 KIA 김기태 감독(왼쪽 두번째)과 코치들이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넥센과 경기 5-5로 동점인 7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최형우의 공이 넥센의 호수비에 잡히며 1루주자 나지완까지 더블 아웃 당하자 고개를 떨구며 아쉬워하고 있다. 2018.10.16

▲ 역전 기회에서 이럴수가 KIA 김기태 감독(왼쪽 두번째)과 코치들이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프로야구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넥센과 경기 5-5로 동점인 7회초 무사 1루 상황에서 최형우의 공이 넥센의 호수비에 잡히며 1루주자 나지완까지 더블 아웃 당하자 고개를 떨구며 아쉬워하고 있다. 2018.10.16 ⓒ 연합뉴스

 
5회말로 인해 경기 분위기가 넥센 쪽으로 넘어가는 듯 했지만 KIA에는 큰 경기에 강한 베테랑 이범호가 있었다. 이범호는 6회초 1사 1루에서 브리검으로부터 추격의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KIA는 7회에도 버나디나의 2루타와 나지완의 적시타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넥센은 이어진 무사 1루 위기에서 최형우의 장타성 타구를 이정후가 엄청난 호수비를 통해 더블아웃으로 연결시키며 재역전의 위기를 넘겼다.

그리고 '바람의 손자' 이정후는 수비에서의 좋았던 흐름을 공격으로 연결했다. 7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안타로 출루한 이정후는 이어진 서건창의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바뀐 투수 김윤동의 초구를 노려 좌측담장을 훌쩍 넘긴 샌즈의 투런 홈런은 다시 한 번 경기 흐름을 넥센 쪽으로 가져 오는 결정적인 한 방이었다. 넥센은 2사 후 임병욱의 적시 3루타가 터지며 스코어를 9-5까지 벌렸다.

KIA는 8회 이범호의 연타석 홈런으로 터트리며 다시 한 점을 추격했다. 이범호의 포스트시즌 통산 10번째 홈런이었다. 하지만 넥센은 1사 후 안치홍의 실책과 볼넷 2개, 박병호의 희생플라이로 안타 없이 추가점을 뽑았다. 넥센은 9회 정규 시즌 18세이브를 기록했던 마무리 김상수를 마운드에 올려 삼진 하나를 곁들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샌즈는 정규 시즌 마지막 11경기에서 타율 .439 10홈런29타점을 쓸어 담으며 최고의 컨디션에서 정규시즌을 마쳤다. 그리고 샌즈의 타격감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전혀 식지 않았다. 5회 넥센에 리드를 가져오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트린 샌즈는 7회에도 승부에 쐐기를 박는 2점 홈런을 폭발시켰다. 장타 2개로 4타점. 박병호가 4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던 이날, 샌즈는 박병호 대신 넥센의 타선을 이끌었다.

1차전에서 승리를 거둔 것은 넥센에게 커다란 수확이다. 또 한 명의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를 소모하지 않고 대전 원정을 떠날 수 있기 때문이다. 1차전에서 100개의 공을 던졌던 브리검도 다음 등판이 예상되는 3차전까지 5일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11개의 안타로 10점을 뽑으며 타격감을 끌어 올린 것은 덤이다. 지난 6년 동안 5번의 가을야구를 경험했던 영웅들이 11년 만에 가을 야구 나들이에 나서는 한화와 다음 관문에서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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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넥센 히어로즈 KIA 타이거즈 제리 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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