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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높고, 말은 살찌는 계절이라는데... 어쩜 그렇게 기분이 안 날까요? 지난 주말부터 미세먼지 앱에 뜨는 '나쁨' 두 글자는 한 없이 기분을 가라앉히기만 합니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라고 합니다. '잘 가꾼 농작물을 거두어들인다.' 수확은 곧 '희망'을 뜻합니다. 그런데 희망이 무르익은 이 계절, 도처에선 희망을 찾기가 힘드네요. 공기는 나쁘고 경기는 어렵습니다. 포털사이트 '가장 많이 본 뉴스' 목록에선 너도 나도 힘들다고, 불행하다고 경쟁하는 것 같습니다. 곧 겨울이 다가오면 삭막한 거리에는 어깨를 웅크리고 고개를 푹 숙인 사람들만 이따금 지나가겠죠.

그런데도 미련한 저는 '희망'이란 단어를 붙잡아 봅니다. 김승희 시인은 "희망 때문에 무섭도록 더 외로운 순간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희망은 종신형이다, 희망이 외롭다"고 했습니다. 그럼에도 "희망이란 말이 세계의 폐허가 완성되는 것을 가로막는다"고 했습니다. 

외롭지만, 그래서 자꾸 내뱉어봅니다. '에디터의 편지'를 띄워봅니다. "희망이라는 말은 간신히 남아/ 그 희망이라는 말 때문에 다 놓아버리지도 못한다"는 시인의 말을 닮은 이야기도 소개합니다.

함흥에 살던 강빈은 어머니와 함께 두만강을 건넜습니다. 몽골 군인들에게 발견되길 간절히 바라던 국경의 밤, 강빈은 밤하늘의 별을 보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아름답던 별들처럼 한국의 삶도 아름답길 바랐습니다. 하지만 '빨갱이'라는 손가락질, 왕따, 불쌍하다는 눈빛... 세상은 녹록치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강빈은 꿈을 꿉니다. 어떻게 하면 탈북자 안에 다양한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을까, 우리도 행복하고 아름답다 말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위대하지 않아도 나름의 방식으로 자신을 지켜나가는 강빈 같은 우리들이, 조금은 세계의 폐허가 완성되는 것을 늦추고 있다 믿어도 될까요.

2018. 10. 18 박소희 에디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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