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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내 쌀 생산량이 여름철 기록적인 폭염 등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그나마 폭락했던 쌀값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마저도 전국농민회총연맹을 비롯한 농민단체들이 생산비를 포함한 최소 생계비로 요구하는 '쌀 목표가격 24만원'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가을걷이를 위해 황금들녘에서 바쁜 하루를 보내는 농가들의 시름이 여전히 깊어지고 있다.

예산군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군내 벼 생육상황을 조사한 결과, 폭염으로 출수기가 5~6일 정도 빨라져 불임현상으로 쭉정이가 발생했다. 또 고온다습한 날씨로 이삭마름병 등이 생겨 알이 여무는 등숙률과 천립중(1000알의 무게)이 낮고, 1㎡당 벼알수가 평년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쌀 생산량이 전년대비 2~3%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농가에선 5% 정도 줄 것이라는 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농가에선 수확량이 그 이상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봉산에서 만난 농민은 "작황이 지난해만 못하다"며 "지난 4일부터 추수를 시작했는데, 많게는 10%까지 수확량이 떨어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쌀값은 상승하고 있다. 통계청 산지쌀값 조사자료를 보면 10월 5일 기준 정곡 80㎏ 1가마 가격은 19만4772원이다. 하지만 이는 2013년 10월 18만3560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지난해에는 12만6640원까지 폭락하기도 했다.

오름세가 아니라 '회복세'가 맞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쌀값 폭등'이라는 표현을 동원하며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선 농민단체를 중심으로 왜곡에 가깝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1.8㎏으로, 금액으로는 한달 1만2500여원 정도다. 개인에 따라 10만원 이상 나오는 휴대전화요금과 비교하면, 쌀값이 가계에 미치는 부담이 미미하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현장에선 생계를 위해 앞으로 쌀값이 지금보다 더 올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신암면에서 논농사를 짓는 농민은 "그동안 쌀값이 폭락한 것은 생각하지 않고, 10~20년 전 가격으로 돌아가는 것인데도 마치 농민들이 떼돈을 버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 1가마에 20만원 이상은 받아야 우리도 생산비를 건지고 먹고 산다"며 씁쓸해했다.

한편 예산군내 벼 재배면적은 타작물재배 등으로 지난해 1만1401㏊와 견줘 1634㏊가 감소한 9767㏊다.

품종은 군이 공공비축미로 매입하는 새일미(3874㏊)와 삼광(3800㏊)이 78.6%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로는 새누리 252㏊, 조운 22㏊, 특수미 20㏊, 조평 18㏊ 등이다.

 
결실의 계절, 그러나…
 
충남 예산군 오가면 오촌리 황토밭에서 고구마 수확이 한창이다.
 충남 예산군 오가면 오촌리 황토밭에서 고구마 수확이 한창이다.
ⓒ <무한정보> 김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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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른 들판은 지금 결실의 계절이다. 여름내 굵은 땀방울로 농토를 일군 농민들이 기쁨을 누려야 할 시기지만 즐겁지만은 않다. 11일 오가 오촌리 황토밭에서 고구마 수확이 한창이다.

수십명의 일손을 사 고구마를 캐던 농민은 "폭염과 가뭄으로 밭작물은 직격탄을 맞았다. 고구마 생산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30% 줄었고 크기도 작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수확량이 줄어 값이 조금 오르기라도 하면 정부나 언론에선 '농산물 가격이 폭등했다', '장바구니 물가가 비상이다', '시장에 가면 10만원으로 살게 없다'고 떠들어댄다. 인건비 등 생산비는 생각도 안한다. 제일 만만한 게 농산물이다. 농민들은 죽을 맛"이라고 꼬집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태그:#쌀값, #살값 폭등, #쌀 수확량, #쌀값 회복세,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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