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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군 흑산면 만재도 작지(몽동밭) 전경. 만재도는 한 종합편성채널 방송으로 거북손과 함께 유명해졌다. 행정구역은 신안군 흑산면이지만 만재도는 한때 전남 진도군에 소속됐을 만큼 해상생활권역은 진도군에 더 가깝다.
 전남 신안군 흑산면 만재도 작지(몽동밭) 전경. 만재도는 한 종합편성채널 방송으로 거북손과 함께 유명해졌다. 행정구역은 신안군 흑산면이지만 만재도는 한때 전남 진도군에 소속됐을 만큼 해상생활권역은 진도군에 더 가깝다.
ⓒ 이주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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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국방과학연구소가 전남 신안군 흑산면 만재도 해상에 미사일 시험발사장을 운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신안군과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관련기사: [단독] 석도-만재도에 탄도탄 요격용 무기시험장 들어선다).

국회 국방위원회 김종대 의원(정의당)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국방과학연구소는 충청남도 태안군 석도와 전남 신안군 흑산면 만재도에 유도무기 비행시험 능력 확충을 위한 신규 미사일 시험시설을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기간은 2016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이며, 소요예산은 약 488억 원이다.

군사전문가들은 석도-만재도 시험장을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일환으로 판단하고 있다. KAMD는 한반도를 향해 날아오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방어시스템이다. 지난 7월 27일 국방부는 '국방개혁 2.0'의 기본 방향과 주요 과제를 공개하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비해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유도탄 발사시설을 구축할 장소로 활용할 예정인 충남 태안군 석도는 무인도로, 국방과학연구소가 2016년 9월 매입을 완료한 상태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이곳에 미사일 발사패드 및 시험소(통제소, 숙소), MW송신탑 및 발전기실, 접안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반면 전남 신안군 흑산면 만재도에서는 육상이 아닌 해상에서 잭업바지선을 이용한 미사일 시험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방과학연구소는 지난 6월 만재도에서 약 2km 떨어진 '백서(주민들은 '흰여'라고 부른다-기자 주)' 지역 해저지형조사 용역을 마쳤다.
 
국방과학연구소가 만재도에 계획하고 있는 미사일 시험장 배치안.
 국방과학연구소가 만재도에 계획하고 있는 미사일 시험장 배치안.
ⓒ 김종대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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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과학연구소는 "용역 결과, 백서 지역은 암반 지역으로서 잭업바지선 설치 가능성을 확인했다"면서 "만재도 지역 신규 시험시설 기반 구축을 위하여 전남 신안군 등의 협조를 통하여 사업기간 내 시험시설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만재도 주민들은 물론 전남 신안군(군수 박우량)조차 "절대 안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만재도에 사는 한 주민은 "6월엔가 국방부 사람들이 와서는 돌아보고 가긴 했다"면서 "우리 주민들에게 만재도에 미사일 시험장 설치한다는 말이나 설명회 같은 것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흰여(백서) 주변은 어민들이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어장인데 그곳에서 미사일 시험을 하면 인근 바다가 다 뒤집어져 물고기들이 다 도망갈 것"이라면서 "신안군에도 물어보니 '군 입장도 주민과 마찬가지로 반대'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12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만나 "국방과학연구소가 미사일 시험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는 만재도 해상 지역은 만재도뿐만 아니라 국토 최서남단인 가거도, 상태·중태·하태도 등 신안군 흑산면 5개 섬은 물론 맹골군도와 조도, 동거차도, 서거차도 등 진도군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어장터의 중심지역"이라면서 "신안군과 진도군 두 개 군의 10개가 넘는 섬에 살고 있는 주민들을 전부 육지로 이주시킨다면 모를까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군수는 "국방과학연구소는 만재도 인근 영공상에 비행항로가 없고 영향범위 내 유인도가 없다는 이유를 들며 미사일 발사 시험이 가능한 지역이 석도와 이곳밖에 없다고 말하지만, 큰일 날 소리"라고 일축했다. 
 
만재도는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와 상태, 중태, 하태도는 물론 진도군 맹골군도, 동거차도, 서거차도, 조도 등과 함께 한 바다생활권을 유지하고 있는 섬이다.
 만재도는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와 상태, 중태, 하태도는 물론 진도군 맹골군도, 동거차도, 서거차도, 조도 등과 함께 한 바다생활권을 유지하고 있는 섬이다.
ⓒ 구글 위성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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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군수는 "만재도 인근 다섯 개 섬에 사는 신안군 주민만 약 1000명"이라면서 "신안군과 진도군의 수많은 어선들이 날마다 조업을 하고 있고, 전국의 낚시꾼들에게 인기가 많아 동호인들이 탄 낚싯배들이 수시로 오가는데 이들의 안전은 어떻게 보장하겠다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신안군의회(의장 김용배)도 "국방과학연구소가 만재도 주변 바다어장 특성과 진도군과 신안군 어민들이 공유하는 해상항로 특성조사조차 제대로 파악조차 못한 상태에서 섬 주민들의 생존권을 무시하는 계획을 수립했다"면서 "만재도 미사일 발사 시험장 철회를 요구하는 의회 결의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태그:#만재도, #미사일, #신안군, #박우량, #김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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