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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답변하는 이재정 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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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용진 국회의원: "경기도교육청, 내년부터 특정감사 안하겠다고 했는데?"
- 이재정 경기교육감: "그렇지 않습니다."
- 박용진 국회의원: "그럼 특정감사를 안 하겠다고 한 언론보도 다 잘못된 겁니까?"
- 이재정 교육감: "아, 네. 그렇습니다."


15일 오전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오간 대화다(관련기사: 박용진 질타받은 이재정 "내년에도 사립유치원 특정감사") .

박 의원이 언급한 '특정감사 안한다' 보도는 지난 2일 이재삼 경기교육청 감사관의 브리핑에서 나온 발언이다.  

이날 이 감사관은 '사립 유치원 감사 계획'에 관한 기자들의 물음에 "시민 감사관만을 투입하지는 않겠다, 또 특정 팀만 하는 감사 방식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다, 골고루 맡아서 하게 하겠다"라고 답했다. 그간 경기교육청이 해온 '특정감사'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히는 발언이었다. (관련기사: 경기교육청, '사립유치원 특정감사' 하지 않기로)

이날 브리핑에는 10여명의 기자가 참여했고 <오마이뉴스>, <연합뉴스>, <중부일보> 등이 '특정 감사를 하지 않는다'는 내용으로 보도를 했다. <연합뉴스>는 감사관실 관계자 확인까지 거쳐 기사를 내보냈다(관련기사: 경기교육청, 내년부터 사립유치원 '특정감사' 안한다).

그런데 졸지에 언론사들은 '잘못된 보도'를 했다는 불명예를 뒤집어쓰게 됐다. 지난 2일과 오늘 15일 사이에는 '한 가지 사건'이 있었다. 박용진 의원실이 비리 사립 유치원 명단을 공개하자 전 국민적인 분노를 불러일으키게 된 것이다(관련기사: 박용진 토론회 막아선 유치원 원장님들 "내려와").

이런 정황으로 볼 때, 경기교육청은 특정감사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며칠 만에 번복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재삼 감사관이 이 교육감과 사전 소통 없이 '특정감사 포기' 발언을 했을 수도 있지만 그 가능성은 커보이지 않는다.

며칠 사이에 뒤집힌 '특정감사 포기' 방침

 
감사관실 브리핑 모습, 왼편이 이재삼 감사관
 감사관실 브리핑 모습, 왼편이 이재삼 감사관
ⓒ 경기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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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6년부터 지금까지 경기도 교육청은 사립 유치원 감사를 위해 별도로 꾸려진 팀이 감사하는 '특정감사'를 했다. 시민감사관도 적극적으로 투입해 감사를 벌여 지난 3년간 90여 개(총 1100여 개 중) 사립 유치원을 감사했다.

그러자 사립 유치원들은 '특정감사는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고 집단 휴업을 결의하는 등 강하게 반발해왔다. 이 문제는 법적 분쟁으로까지 번졌는데 사립 유치원들이 특히 '시민 감사관'에 의한 감사에 집중 반발했다. <연합뉴스>도 경기교육청 관계자를 인용, "그간 특정감사를 진행하면서 사립유치원 원장들과 의견대립이 컸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특정감사 입장을 바꾼 것과 관련해 경기교육청은 아직까지 별다른 해명 등 언급이 없다. 경기교육청 대변인은 "이 문제에 대해 조만간 감사관의 입장 표명이 있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오해가 풀린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15일 오후 기자와 통화에서 밝혔다.

사립 유치원의 비리를 감사하겠다는 경기교육청의 방침을 마다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며칠 사이에 뒤집힐 방침이라면, 얼마 못가 다시 도로 뒤집힐 수도 있다.

또 교육청의 입장 변화에 대한 언급 없이, '언론보도가 다 잘못됐다'고 국감 공개석상에서 밝힌 이재정 교육감의 발언 또한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입장이 변한 것은 언론이 아니라 경기교육청이기 때문이다.

태그:#이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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