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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는 지정문화재가 아닌 문화재 중 50년 이상이 지난 것으로서 보존과 활용을 위한 조치가 특별히 필요해 등록한 문화재이다. 우리가 지금껏 살아왔던 그 삶의 현장이 이제 역사가 된 것이 근대문화유산이다. 현재의 우리를 있게 한 역사의 현장이기도 한 근대문화유산의 자취를 찾아 나선다. 그곳에서 근대의 시간 속으로 산책하며 과거와 현재에 얽힌 이야기를 기사로 정리해 남기고자 한다. - 기자 말

우연한 기회에 용인 근처에 간 날 아내의 제안으로 부근의 근대문화유산을 찾아보기로 했다. 경기도 용인시의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로 가장 먼저 지정된 '용인 장욱진 가옥'과 최근에 지정된 '용인 고초골 공소'를 찾았다. 이번 기사에서는 장욱진 가옥을 소개하겠다.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404호인 '용인 장욱진 가옥'은 우리나라 서양화가 1세대로 근현대 화단에 큰 발자취를 남긴 장욱진(1917~1990) 화백이 말년에 거주하며 작품활동을 한 곳이다. 1986년부터 1990년 작고할 때까지 작품 활동을 한 장욱진 고택 한옥 2동과 양옥 1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용인 장욱진 가옥의 한옥 대문과 흙담   흙담에 이어지는 빨간 벽돌담에 '장욱진고택' 간판이 붙어있는 출입구가 있다
▲ 용인 장욱진 가옥의 한옥 대문과 흙담  흙담에 이어지는 빨간 벽돌담에 "장욱진고택" 간판이 붙어있는 출입구가 있다
ⓒ 박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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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곳으로 들어가면 '집옥헌'과 주차공간이 있다.
 이 곳으로 들어가면 "집옥헌"과 주차공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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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진 가옥이 있는 동네 어귀에서 한옥 흙담길을 따라가면 '장욱진고택' 간판이 있는 입구다. 안으로 들어서면 주차 공간이 있고 그곳을 가로질러 고택으로 들어갈 수 있다.
 
 입구에 있는 '집운헌'
 입구에 있는 "집운헌"
ⓒ 박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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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로 들어가면 먼저 보이는 건물이 별채인 '집운헌(集雲軒)'이다. 집운헌의 입구에 붙어있는 편액은 한학의 대가였던 이가원 선생이 썼다고 한다. 집운헌은 전통찻집과 '장욱진그림마을' 기념품 판매장으로 이용하고 있다. 사진의 왼쪽에 보이는 돌계단으로 올라가면 양옥 건물에 다다르게 된다. 돌계단의 왼쪽이 한옥 사랑채와 안채 공간이다.
 
장욱진 가옥의 특별한 표지석   여늬 안내판과 달리 '장욱진고택(張旭鎭)' 표지석과 화백의 그림을 담은 근대문화유산 동판 표지석이 나란히 서있다.
▲ 장욱진 가옥의 특별한 표지석  여늬 안내판과 달리 "장욱진고택(張旭鎭)" 표지석과 화백의 그림을 담은 근대문화유산 동판 표지석이 나란히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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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대문 앞의 특별한 표지석 앞에서부터 장욱진 화백의 숨결을 느낀다. 이곳의 근대문화유산 동판은 다른 곳보다 특이하다. '張旭鎭 古宅(장욱진 고택)' 표지석과 함께 서 있는 근대문화유산 동판은 장 화백이 자주 그렸던 집 그림을 함께 새겨 놓아 이 가옥의 주인을 짐작하게 한다. 양옥 가옥의 앞에는 건물과 관련된 화백의 그림을 옮겨 놓은 특색 있는 표지석이 따로 있다.
  
장욱진 가옥의 사랑채   마지막 화실로 사용하였던 사랑채 건물. 마당 한 켠에 아담한 3층 석탑이 서있는 풍경이 이채롭다.
▲ 장욱진 가옥의 사랑채  마지막 화실로 사용하였던 사랑채 건물. 마당 한 켠에 아담한 3층 석탑이 서있는 풍경이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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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진 가옥의 한옥은 1884년에 지은 집으로 130여 년 된 경기도의 전통 민가인 'ㅁ'자형 집이다. 이 조선 시대 고택은 안채와 사랑채, 광으로 구성돼 있다. 장욱진 화백이 이 한옥을 수리해 작업실과 거주 공간으로 사용했다.

사랑채 앞마당에는 작은 3층석탑이 앙증맞게 서 있다. 팔작지붕을 얹은 크지 않은 단정한 건물인 사랑채는 화실로 사용했다. 구입 후 당시의 가옥을 대대적으로 수리해 화실로 사용하였는데 장 화백의 '심플(simple)' 정신이 잘 나타난다고 한다.

예전에는 사랑채 툇마루에서 보면 앞산이 보이고 시냇물이 흐르는 농촌의 모습이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예전 풍경을 찾아볼 수가 없다.

사랑채의 천장은 서까래가 그대로 보이는 구조이다. 사랑채 천장 아래에는 '觀山魚森(관산어삼)'이란 글자를 상형화한 그림모양 글씨가 새겨진 편액이 걸려 있다. 이 편액은 금석문의 대가이면서 서예와 전각으로 유명했던 청사 안광석 선생이 썼다고 한다.
 
 기역자 모양의 안채 모습
 기역자 모양의 안채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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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채의 모습은 대문에서 보아 ㄱ자가 옆으로 누운 형태이고, 일자형의 사랑채는 광의 지붕과 이어져서 ㄴ자를 뒤집은 모양새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안마당을 가운데 둔 'ㅁ'자형 가옥 구조이다. 사랑채와 안채를 오가다 보면 지금도 한옥 화실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거장의 기척이 느껴지는 듯해 몸가짐이 조심스러워진다.
 
 전시장으로 사용되는 광(곳간과 헛간) 건물
 전시장으로 사용되는 광(곳간과 헛간) 건물
ⓒ 박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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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채 옆 중문을 통해 안채에 들어가다 보면 오른쪽의 건물이 사랑채와 지붕이 이어진 곳간과 헛간이 있는 광 건물이다. 욕실과 보일러실로 고쳐 사용하였는데 지금은 전시실로 활용하고 있었다.
 
 한옥의 뒤쪽 높은 곳에 있는 정자. 상형화한 한자로 새긴 정자의 현판이 이채롭다.
 한옥의 뒤쪽 높은 곳에 있는 정자. 상형화한 한자로 새긴 정자의 현판이 이채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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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어당(觀魚堂)' 편액 '觀魚堂'을 상형화한 그림문자 형태를 이루고 있어 화가의 정자임을 짐작하게 한다(사진은 장욱진미술문화재단에서 제공받은 자료입니다. 저작권자의 허락없는 무단사용을 금합니다.)
▲ "관어당(觀魚堂)" 편액 "觀魚堂"을 상형화한 그림문자 형태를 이루고 있어 화가의 정자임을 짐작하게 한다(사진은 장욱진미술문화재단에서 제공받은 자료입니다. 저작권자의 허락없는 무단사용을 금합니다.)
ⓒ 장욱진미술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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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택 안채의 뒤편 높은 비탈 위에 이엉을 얹은 소박한 정자가 있다. 정자 안쪽에 '觀魚堂(관어당)'이란 한자를 상형화한 글자로 새긴 특별한 편액이 있다. 이곳에 서면 안채와 사랑채의 지붕이 보이고 눈을 들면 멀리까지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고 하지만 지금은 건물들로 시야를 가리고 있다.

관어당 현판은 장욱진 화백의 이전 명륜동 집 연못 정자의 편액을 옮겨온 것이라고 한다. 당시 국문학자 이희승 선생이 이름을 지었는데 장욱진미술문화재단의 정자 설명문에는 "관(觀)자는 눈과 귀를 그려 합성한 상형으로 귀로도 사물을 '본다'고 파악하는 동양적 사고방식이 잘 나타나 있다"고 설명해 놓았다. 
 
장욱진 가옥의 양옥 건물   한옥 건물 2동과 함께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장욱진 화백의 1953년 작품인 '자동차가 있는 풍경' 속의 건물을 지은 것으로 보인다.
▲ 장욱진 가옥의 양옥 건물  한옥 건물 2동과 함께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장욱진 화백의 1953년 작품인 "자동차가 있는 풍경" 속의 건물을 지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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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가 있는 풍경(1953년 작) 장욱진 가옥의 양옥 건물은 이 작품 속의 벽돌집을 바탕으로 직접 구상하여 건축한 것이라고 한다.(사진은 장욱진미술문화재단에서 제공받은 자료입니다. 저작권자의 허락없는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 자동차가 있는 풍경(1953년 작) 장욱진 가옥의 양옥 건물은 이 작품 속의 벽돌집을 바탕으로 직접 구상하여 건축한 것이라고 한다.(사진은 장욱진미술문화재단에서 제공받은 자료입니다. 저작권자의 허락없는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 장욱진미술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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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과 함께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양옥은 장욱진 화백이 건축했다. 이 양옥은 장욱진 화백의 1953년 작품인 '자동차가 있는 풍경' 속의 벽돌집을 바탕으로 직접 구상해 건축한 것이다.
 
장욱진 가옥 양옥 건물 앞의 동판 표지석 한옥 앞의 표지석과 같이 화백의 그림을 새겨놓은 특별한 표지석이다. 특히 이 표지석에는 양옥 건물이 그려진 '자동차가 있는 풍경' 그림을 새겨놓았다.
▲ 장욱진 가옥 양옥 건물 앞의 동판 표지석 한옥 앞의 표지석과 같이 화백의 그림을 새겨놓은 특별한 표지석이다. 특히 이 표지석에는 양옥 건물이 그려진 "자동차가 있는 풍경" 그림을 새겨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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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옥 현관문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에 세운 근대문화유산 동판을 새긴 표지석이 정겹다. 표지석 자체가 작품으로서 손색이 없다. 동판과 함께 화백의 그림을 새겨 놓은 돌판이 격조가 있으면서 친근감을 준다.

장욱진 화백의 주요 작품인 '까치'에 있는 나무를 형상화한 듯한 모양의 표지석에 '자동차가 있는 풍경'의 그림들을 새겨 놓았다. 이 집이 작품 '자동차가 있는 풍경'을 바탕으로 지은 것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한다.

집운헌의 축담 위에 투명한 통이 있고 '입장료 2000원'이라 표시돼 있다. 자율 매표 방식인 듯하다. 자료를 조사하다 보니 입장료를 내면 집운헌 전통 찻집에서의 차가 무료라고 고새하는 기사가 있었다. 차 한잔할 여유도 없이 나와 버린 것이 못내 아쉽다(대부분의 박물관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월요일은 휴관일 이다).

장욱진 가옥의 소소한 뒷이야기

용인 장욱진 가옥은 2008년 와인 드라마로 알려져 화제가 된 <떼루아>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배우 고 김주혁씨와 배우 한혜진씨가 열연하였는데, 우리 전통한옥에서 운영하던 전통주점이 문 닫은 후 이곳에 자리 잡은 와인 레스토랑이 한국적 와인 레스토랑으로 자리매김한다는 드라마였다. 장욱진 가옥의 소박하면서도 독특한 분위기가 잘 녹아들어 드라마의 품격을 올려준 작품으로 기억한다.

근래에도 특별한 한옥 분위기를 살린 드라마들을 이곳에서 촬영하기도 했다. 배우 이상윤씨와 배우 김하늘씨가 출연했던 <공항 가는 길>(2016년)과 타자기에 깃들었던 유령 이야기로 전개된 <시카고 타자기>(2017년)도 이곳에서 촬영했다.

전통한옥의 소박하고 심플한 멋이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로 잘 어울리는 곳이다. 드라마와 영화들을 통해 전통한옥의 분위기와 멋스러움을 해외에도 자연스럽게 알려주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도 장욱진 가옥은 보존 가치가 큰 자랑스러운 근대문화유산이라고 할 수 있다. 우연한 기회에 마주한 장욱진 가옥을 통해 우리 전통 가옥의 멋스러운 분위기를 한껏 느낀 소중한 시간이었다.

장욱진 화백 작품 감상
   
독 (1949년 작) (사진은 장욱진미술문화재단에서 제공받은 자료입니다. 저작권자의 허락없는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 독 (1949년 작) (사진은 장욱진미술문화재단에서 제공받은 자료입니다. 저작권자의 허락없는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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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1973년 작) (사진은 장욱진미술문화재단에서 제공받은 자료입니다. 저작권자의 허락없는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 가족 (1973년 작) (사진은 장욱진미술문화재단에서 제공받은 자료입니다. 저작권자의 허락없는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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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1982년 작) (사진은 장욱진미술문화재단에서 제공받은 자료입니다. 저작권자의 허락없는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 산 (1982년 작) (사진은 장욱진미술문화재단에서 제공받은 자료입니다. 저작권자의 허락없는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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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1987년 작, 호암미술관 소장) (사진은 장욱진미술문화재단에서 제공받은 자료입니다. 저작권자의 허락없는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 까치 (1987년 작, 호암미술관 소장) (사진은 장욱진미술문화재단에서 제공받은 자료입니다. 저작권자의 허락없는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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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장욱진 가옥]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 등록문화재 제404호
지정내역 : 한옥 2동 : 46.48㎡, 46.03㎡
              양옥 1동 : 지하1층, 지상2층 93.81㎡, 연면적 246.78㎡
지정(등록)일 : 2008년 9월 17일
소재지 :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 243-5, 244-2, 238
건립시대 : 미분류(문화재청의 분류에 따름)

장욱진미술문화재단(www.ucchinchang.org)

[주변 볼거리]

용인 고초골 공소 : 장욱진 가옥으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 최근에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용인 고초골 공소(등록문화재 제708호)가 있다.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고초골로 15(원삼면, 고초골 피정의집 원삼성당)에 있는 조선 시대 한옥 예배당 건물이다. 수원교구 내 한옥 공소로서 역사가 오래되고 지역적 상황을 잘 담아내고 있는 건축물이다. 근대기 천주교가 정착해 가는 과정에서의 한옥 변모 흔적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공소(公所)는 천주교에서 본당보다 작은 교회를 일컫는 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chamjun0104)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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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교육과 문화에 관한 관심이 많다. 앞으로 오마이뉴스의 기사를 통해 한국 근대문화유산과 교육 관련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

라이프+ 여행·문화 담당 기자.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기 위해선 이야기의 힘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