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메이저리그 포스트 시즌도 이제 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모두 챔피언십 시리즈를 시작했다. 당초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대결하게 된 내셔널리그 1위 밀워키 브루어스의 강점은 불펜(3.47 리그 2위), 내셔널리그 3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강점은 선발진(3.19 리그 1위)으로 평가되고 있던 전력이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는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방향과는 다소 다른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10월 14일(이하 한국 시각) 2차전까지 진행된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는 브루어스와 다저스가 각각 1경기 씩 승리를 나눠 가진 상태로 미국 위스콘신 주 밀워키에서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로 이동하게 됐다.

브루어스와 다저스는 1차전과 2차전에서 상대를 완전히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진 못했다. 2경기 모두 1점 차 승부가 나왔으며, 두 팀이 모두 경기를 진행하는 데 있어서 상당한 전력을 소모했다. 두 팀이 모두 강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던 탓이다.

불펜이 강했다는 브루어스, 오히려 선발이 호투

클레이튼 커쇼나 류현진, 워커 뷸러 등 한 경기를 확실히 책임질 수 있는 투수가 적은 브루어스는 그 와중에 리그 1위를 결정짓기 위해 시카고 컵스와 타이 브레이커까지 치르며 투수진을 시즌 막판까지 소모했다. 정규 시즌 마지막 30경기에서 23승 7패의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지만, 정규 시즌과 포스트 시즌의 분위기는 엄연히 다르다.

그나마 브루어스는 디비전 시리즈에서 콜로라도 로키스를 3경기 만에 제압하면서 다저스보다 하루 더 휴식을 취하긴 했다. 선발투수들의 이닝 소화가 적은 대신 불펜을 많이 활용하는 브루어스로서는 투수진 전체에게 휴식이 보장되어야 효과적인 활용이 가능했다.

다저스와의 챔피언십 시리즈에 들어와서 브루어스는 1차전부터 선발투수를 길게 끌고 가지 않았다.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웨이버로 이적하여 포스트 시즌에 출전한 지오 곤잘레스는 한때 20승 시즌도 있었지만, 1차전에서 2이닝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시작투수" 역할을 했다.

브루어스가 1차전에서 이어 던졌던 7명의 투수 중 2명은 선발투수 경험이 있는 선수들이었다. 2번째 투수로 나와서 커쇼를 상대로 홈런을 날렸던 브랜든 우드러프 역시 정규 시즌 12경기 선발 경험이 있는 젊은 선수였다. 3번째 투수 조쉬 헤이더는 정규 시즌에 2이닝 이상 투구 경험과 세이브 경험을 고루 갖춘 투수였다.

그런데 브루어스는 1차전에서 사비에르 세데뇨, 호아킴 소리아, 제레미 제프리스, 코리 크네이블 4명의 투수가 도합 2이닝을 막는 동안 도합 4실점했다. 1점 차로 승리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경기 후반에 불타오른 다저스 타선에게 역전을 허용할 뻔했다.

2차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브루어스는 이 날 선발로 등판했던 웨이드 마일리가 5.2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류현진과의 맞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뒀다. 하지만 코빈 버네스, 제프리스, 크네이블, 세데뇨 그리고 주니오르 게라 5명의 투수들이 3.1이닝을 이어 던지는 동안 버네스와 제프리스 2명이 4실점하는 바람에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선발 강했던 다저스, 정작 커쇼와 류현진은 고전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다저스는 올해 정규 시즌 선발투수 평균 자책점이 내셔널리그 1위였다. 비록 올 시즌 30경기 이상 등판하며 선발 로테이션을 풀 타임으로 소화했던 선수들은 아무도 없었지만, 대부분의 선발투수들이 큰 부진 없이 안정적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평균 자책점 기록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그리고 다저스는 디비전 시리즈에서도 류현진, 커쇼, 워커 뷸러 그리고 리치 힐 4명의 투수가 등판하여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비록 시리즈 스윕에는 실패했지만, 4명의 선발 로테이션이 정상적으로 돌아가면서 안정적인 시리즈를 운영했다.

하지만 챔피언십 시리즈에 오면서 그렇게 큰 문제가 없었던 선발투수들이 긴 이닝을 책임지지 못했다. 포스트 시즌 중 유난히 챔피언십 시리즈 성적이 좋지 않았던 커쇼는 이번에도 1차전에서 주전포수 야스마니 그란달의 실책으로 인하여 3이닝 5실점(4자책)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그나마 불펜에서는 커쇼가 일찍 내려간 뒤 라이언 매드슨, 딜런 플로로, 페드로 바에스, 훌리오 유리아스 그리고 마에다 겐타 5명이 1이닝 씩 책임지면서 제 역할을 다했다. 만일 유리아스가 홈런을 허용하지만 않았다면 커쇼는 어쩌면 패전은 면할 수도 있었다.

2차전에서는 그 동안 잘 던져오던 류현진이 고전했다. 디비전 시리즈에서 보여줬던 모습에 비해 류현진은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래도 4회까지는 무실점으로 잘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5회 에릭 크래츠를 상대할 때부터 류현진은 컷 패스트볼(이하 커터)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도 크래츠에게 맞았던 타구는 2루수 키케 에르난데스의 호수비로 어떻게 잘 넘겼다. 그러나 올랜도 아르시아에게 던졌던 초구 커터가 홈런으로 연결되는 바람에 패전 위기에 몰렸다. 상대 투수 마일리와는 10구 승부 끝에 안타를 내줬고, 로렌조 케인에게는 몸쪽 가운데 높은 커터를 던졌다가 2루타를 맞았다.

4.1이닝 6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4탈삼진 2실점이었지만, 류현진은 첫 16명의 타자 중 13명을 범타 처리할 만큼 경기 운영이 좋았기 때문에 아쉬웠다. 커쇼와 류현진이 1차전과 2차전에서 고전하기 시작한 타이밍을 찾아보자면 두 선수 모두 상대 팀의 투수와의 대결에서 안타를 맞았다는 사실이었다. 커쇼는 구원투수 우드러프에게 홈런을 맞았고, 류현진은 마일리에게 멀티 히트를 허용했다.

브루어스와 다저스의 경기 운영 차이, 앞으로 미칠 영향은?

같은 1승 1패이지만, 브루어스와 다저스는 경기 운영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브루어스의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은 1차전에서 헤이더를 3이닝이나 던지게 하는 바람에 2차전에서 활용을 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무사사구 무실점 멀티 히트를 기록하고 있던 마일리를 74구 만에 내렸다.

이 때문에 브루어스는 경기 후반 필승조 운영을 효과적으로 할 수 없었다. 이 때문에 1차전에서도 등판했던 제프리스는 2차전 7회초 수비에서 만루 위기를 막아내느라 많은 힘을 소모했음에도 불구하고 8회초에 또 마운드에 올랐다가 패전투수가 되고 말았다.

반면 다저스는 이전까지의 실패했던 경험을 거울삼아 효율적인 경기 운영을 했다. 이전까지 다저스는 포스트 시즌만 되면 마무리투수 켄리 잰슨에게 멀티 이닝을 맡기는 등 다소 무리한 운영으로 우려를 샀다.

그러나 올해에는 달랐다. 비록 잰슨이 부정맥 증상으로 인해 예년에 비해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이 때문에 올 겨울 관련한 수술을 받을 예정이기도 하지만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잰슨을 절대 무리시키지 않고 있다.

8회초 공격에서 저스틴 터너가 역전 투런 홈런을 날린 뒤 승기를 잡은 다저스는 8회말 케일럽 퍼거슨으로 왼손 타자들을 상대한 뒤 2사 1루 상황을 맞이했다. 다른 때 같았으면 로버츠 감독은 잰슨에게 9회까지 맡겼을 것이지만, 로버츠 감독은 일단 마에다를 마운드에 올려 8회를 끝내고 잰슨에게는 9회만 맡겼다.

일단 2차전까지의 전적은 1승 1패 동률이다. 하지만 카운셀 감독은 홈에서 2경기를 모두 잡기 위해 무리수를 두었고, 헤이더를 1차전에서 3이닝이나 맡겼다가 2차전에서 헤이더의 대안을 찾지 못했다. 결국 투수 교체 타이밍 한 번을 놓쳤고, 제프리스에게 무리한 역할을 맡겼다가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리고 이제 3차전부터는 다저스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구원투수 정규 시즌 성적이 좋았던 브루어스보다 다저스는 포스트 시즌에서 더 효율적인 운영을 해 오고 있다. 브루어스는 2011년 이후 7년 만에 맞이하는 포스트 시즌인데 비해, 다저스는 2013년부터 6년 연속 포스트 시즌에 도전하는 만큼 큰 경기에서의 관록이 더 앞서고 있다.

내일이 없는 야구를 펼치는 브루어스와 시리즈 전체를 바라보는 다저스의 전략 중 아직 어느 팀이 성공했다고 볼 수는 없다. 두 팀이 1승 1패이기 때문에 시리즈가 끝날 때가 되어야 이 전략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 있을 것이다. 무대를 옮기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가 결과적으로 어떤 팀에게 승리를 안길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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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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