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한 순간 집중력이 흔들리며 조기 강판을 당했다.

LA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1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밀러파크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2차전에서 4.1이닝6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2실점을 기록했다. 경기는 8회 저스틴 터너의 역전 투런 홈런에 힘입어 다저스가 4-3으로 승리하며 시리즈의 균형을 맞추고 LA로 돌아가게 됐다.

류현진은 4회까지 3피안타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올해 가을야구 11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5회 1사 후 선제 홈런을 시작으로 연속 3안타를 맞으며 흔들렸고 5회를 넘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 왔다. 하지만 류현진은 경기 후반 역전에 성공한 타선의 도움에 힘입어 가을야구 첫 패전을 면했다.

 
 류현진의 선발 등판 소식을 전하는 LA다저스 공식 홈페이지

류현진의 선발 등판 소식을 전하는 LA다저스 공식 홈페이지 ⓒ MLB.com 화면 캡처

 
4회까지 이어진 류현진과 마일리의 팽팽한 투수전 

믿었던 클레이튼 커쇼가 무너졌다. '가을에 약하다'는 이미지에도 디비전시리즈 2차전 호투(8이닝 무실점)로 명예를 회복해 챔피언십 시리즈 1차전 선발로 낙점된 커쇼는 3이닝6피안타5실점4자책으로 조기 강판 당했다. 커쇼의 가을야구 통산 4번째 5회 이전 조기 강판이었다. 다저스는 8회와 9회 4점을 추격했지만 초반에 벌어진 점수 차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중요한 1차전을 내주고 말았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등판하는 2차전에서 밀워키의 좌완 선발 웨이드 마일리를 맞아 좌타자 작 피더슨, 맥스 먼시, 코디 벨린저 대신 우타자 맷 켐프, 크리스 테일러, 데이빗 프리즈가 선발 출전했다. 선발 포수도 1차전에서 실책 2개를 저지른 야스마니 그랜달 대신 오스틴 반스가 먼저 나왔다. 전날 커쇼를 효과적으로 공략한 밀워키는 류현진을 상대로도 라인업에 4명의 좌타자를 배치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다저스는 1회 1사 1루에서 프리즈가 큼지막한 홈런성 타구를 날렸지만 로렌조 케인의 호수비에 걸려 아쉽게 선취점 획득에 실패했다. 류현진은 1회 투구에서 올 시즌 강력한 내셔널리그 MVP후보 크리스티안 옐리치에게 좌전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밀워키의 프랜차이즈 스타 라이언 브론을 삼구삼진, 헤수스 아길라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부담스런 1회를 슬기롭게 잘 넘겼다.

류현진은 2회에도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좋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던 밀워키의 5,6,7번 타순을 각각 2루 땅볼과 삼진, 3루 직선타로 처리하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류현진은 3회 1사 후 투수 마일리에게 2루타를 맞으며 처음으로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하지만 류현진은 전혀 흔들리지 않고 케인을 삼진, 옐리치를 1루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올 시즌 후반기 52.2이닝 동안 볼넷 5개만을 내준 류현진은 4회 1사 후 아길라에게 3볼에서 카운트를 잡기 위한 공을 연속으로 던지다가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류현진은 마이크 무스타커스에게도 3볼까지 밀리며 제구가 흔들리는 듯 했지만 풀카운트 접전 끝에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잡았고 이어진 트래비스 쇼는 공3개로 땅볼을 유도했다. 류현진과 마일리는 4회까지 각각 3피안타,2피안타 무실점으로 팽팽한 투수전을 이어갔다.

5회 선제 피홈런 포함 연속 3안타 맞고 강판,  투수 상대로 2피안타

포스트시즌 원정경기에서, 그것도 상대가 탄탄한 불펜을 자랑하는 밀워키라면 득점 없이 경기 중반으로 넘어 가는 것은 썩 좋지 않은 흐름이다. 그리고 이 불길한 흐름은 5회말 밀워키의 선취득점으로 이어졌다. 류현진은 5회 선두타자 에릭 크라츠를 키케 에르난데스의 호수비로 잡아냈지만 8번 올랜도 아르시아에게 선제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홈런을 맞은 류현진은 마일리와 케인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고 1사 2,3루 위기에서 마운드를 내려 왔다.

밀워키는 류현진이 강판된 후 브론의 느린 땅볼로 추가점을 뽑았고 6회 2사부터 코빈 번스를 투입하며 특유의 불펜야구를 시작했다. 밀워키는 6회말 쇼의 가을야구 첫 홈런으로 스코어를 3-0으로 벌렸지만 다저스도 7회초 공격에서 벨린저의 적시타와 반스의 밀어내기로 2점을 따내며 추격을 시작했다. 이어진 1사 만루 기회를 그랜달의 병살로 무산시킨 다저스는 8회 공격에서 드디어 기다리던 '터너타임'이 나왔다.

1차전에서 5타수 무안타4삼진으로 부진했던 터너는 8회 제레미 제프리스의 3구째를 잡아 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류현진 역시 패전 위기에서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다저스는 7회에 등판한 페드로 바에즈에 이어 케일럽 퍼거슨, 마에다 켄타, 켄리 젠슨을 차례로 투입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다저스는 불펜이 강한 밀워키를 상대로 경기 후반 역전 후 '불펜 야구'를 통해 승리를 지켜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그 팀에서 가장 성적이 좋고 구위가 뛰어난 에이스급 투수들이 줄지어 등판한다. 일방적인 타격전보다는 투수전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따라서 포스트시즌에서는 선발 투수의 집중력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 4회까지 3피안타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이어가던 류현진은 5회 집중력이 흔들리면서 홈런 하나를 포함해 연속 3안타를 맞았고 결국 조기 강판을 피하지 못했다.

비록 브론의 땅볼 타점으로 자책점이 2점으로 늘어났지만 류현진은 4.1이닝 2자책으로 크게 무너지진 않았다. 정규 시즌이었다면 조기 강판으로 이어질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에르난데스의 호수비로 선두 타자를 잡아낸 다음 8번 타자 아르시아에게 홈런을 맞은 것은 대단히 안타까운 순간이었다. 빅리그 8년 동안 통산 타율 .155에 불과한 투수 마일리에게 2개의 안타를 맞은 것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결과적으로 다저스는 믿었던 좌완 원투펀치 커쇼와 류현진이 모두 5회 이전에 조기 강판되는 실망스런 투구를 펼쳤다. 하지만 2차전 원정경기에서 0-3을 4-3으로 뒤집으면서 시리즈의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밀워키 불펜을 효과적으로 공략했다는 점이 가장 고무적이다. 다저스는 오는 16일 3차전에서 루키 워커 뷸러를 앞세워 시리즈의 우위를 점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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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LA 다저스 류현진 밀워키 브루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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