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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0일 차별금지법제정촉구 평등행진 '우리가 간다'가 개최된다. 광화문에서 국회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평등행진에 여러분을 초대하며,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모든 차별과 혐오에 반대하는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한다. 평등을 바라는 우리가 간다!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 - 기자말

충남인권조례를 지키기 위한 싸움의 여정
 

10월 13일은 충남도민 누구나 존엄한 존재로 자유롭고 평등하며 행복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다고 선언한, '충남도민인권선언'이 선포된 날이다. 도민인권선언 제1장 제1조에는 차별금지의 원칙이 담겨있다.
 
① 충남도민은 성별, 나이, 외모, 장애, 인종, 종교, 병력(病歷), 사상, 신념, 출신 및 거주지역, 결혼여부, 가족구성, 학력, 재산,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국적, 전과(前科), 임신, 출산 등 어떤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② 충청남도는 모든 차별행위를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도민의 인권을 보장한다.
 
그러나 '차별 금지' 원칙이 충남인권조례를 폐지시키는 도화선이 되었다. 개신교 일부 등 동성애 혐오 세력은 대규모 집회와 조례폐지 청원으로 인권선언을 이행하도록 규정한 충남인권조례를 폐지하도록 압박하였고, 결국 5월에 전국 최초로 충남인권조례는 폐지되었다. 이 과정에 지역의 거의 대부분의 교회 앞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현수막이 걸렸다.

"에이즈의 주범! 가정파괴의 주범! 동성애를 옹호하고, 이슬람을 조장하는 충남인권조례 폐지하라!"
   
 충남인권조례 폐지를 요구하는 보수개신교단체 현수막
 충남인권조례 폐지를 요구하는 보수개신교단체 현수막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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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애는 에이즈는 물론 가정파괴의 주범이 당연히 아니다. 이슬람을 믿든 불교를 믿든 타 종교가 간섭할 문제도 역시 아니다. 이토록 비합리적이고 비상식적인 주장이 버젓이 대로변에 걸리고 시민을 모욕하는데 우리는 큰 충격을 받았다. 나와 다른 성적 지향을 가졌다는 이유로, 범죄자로 몰아가고 조롱하며 타 종교를 비난하는 것이 어떻게 민주사회에서 가능한 일인지.

자기들 교회 앞에 교회의 입장을 담은 현수막을 거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으며, 현수막에 뭐라고 쓴들 아무런 규제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무력감과 비참함마저 느꼈다. 거리에서 칼 들고 횡포를 부리는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모두의 안전을 위해 그를 제지할 텐데, 말과 글로 공공연히 성소수자와 이슬람신자를 조롱하고 비난하는 공격이 저질러지고 있는데도 아무런 제지가 없다는 것이 두렵기까지 했다.

소수자에 대한 혐오는 소수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공동체의 문제다. 공동체에서 다수와 다르다는 이유로 소수가 공격받는 것이 허용된다면 그 공동체 구성원들은 안전한 삶, 인간다운 삶을 살 수가 없다. 개인은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으며 언제라도 소수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성소수자에 대해 혐오해도 괜찮다는 것은 그 자체로 사회적 메시지가 된다. 다른 정체성을 이유로 한 소수자에 대해서도 '혐오해도 괜찮다'고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잘 알지 못하는 존재들에 대한 두려움이 혐오로 전환되고, 그래도 된다는 학습효과를 낳는다.

때문에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공격이 공동체에서 발생하지 않도록, '차별금지' 원칙이 우리 모두에게 적용되는 실질적인 규범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절감했다. 이는 충남인권조례로 가능한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는 차별금지법이 필요함을 충남인권조례지키기 활동을 하며 깨달았다.

인권의 원칙으로서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     

혐오세력이 모욕한 것은 소수자만이 아니라 실은 우리 모두였다. 인권조례를 폐지하자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과 국제인권규범의 차별금지 원칙을 무력화하는 것이었고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이었다.

우리는 모욕당하고 차별받았으며 폭력을 당했다. 이건 민주주의 사회가 아니다. 더 이상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 훼손되도록 두어선 안 된다. 누구도 차별받지 않으며, 차별과 혐오는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밝히는 차별금지법이 그래서 필요하다.

충남인권조례는 지난 9월 다시 제정되었다. 조례 폐지 세력과 함께 한 자유한국당 도의원들은 대부분 낙선하고 민주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한 도의회가 만들었다. 그럼에도 되살아난 충남인권조례는 왜 지금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어야 하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민주당이 새로 만든 인권조례는 조례 폐지 세력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제8조(인권선언 이행)가 약화된 채로 제정되었다. '인권선언을 이행하기 위하여 ~~ 제도를 정비하고 정책을 수립·집행해야 한다'가 '인권선언의 정신과 가치 실현을 위해 노력하여야'로 바뀌었다.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다는 차별 금지의 원칙을 분명히 보장하지 않는 조례가 된 것이다.

지방정부 책무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도록 견제하는 독립적 인권기구 설치도 불발되어 실효적인 조례를 만들지도 못했다. 인권의 가치와 실효성 모두 애매한 어정쩡한 조례가 되었다. 비판이 제기되자 할 만큼 했다고, 사회적 합의가 되지 않아 국회에서도 차별금지법을 못 만들고 있지 않냐는 볼멘 소리가 나왔다. 차별금지법이 없는 것이 인권 원칙과 인권보장을 회피하는 변명으로 쓰이고 있다.
 
 9. 10. 충남인권기본조례안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
 9. 10. 충남인권기본조례안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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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 차별과 혐오는 사라져야 할 폭력이다. 모든 시민은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고 국가는 이를 보장할 의무가 있다. 우리의 존엄한 삶을 위해, 차별과 혐오가 아닌 평등한 사회를 위해, 지금 당장 차별금지법이 필요하다.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

덧붙이는 글 | 글쓴이 진숙님은 충남인권교육활동가모임 부뜰 활동가입니다. 이 기고글은 차제연 홈페이지 equalityact.kr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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