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 약한 커쇼'는 단순한 징크스가 아닌 과학이었을까.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이끄는 LA다저스는 1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밀러파크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1차전에서 5-6으로 패했다. 7전 4선승제의 단기전 시리즈에서 중요한 첫 경기에서 기선을 제압 당한 다저스는 향후 더욱 힘든 일정 소화가 불가피해졌다.

다저스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투입했다. 하지만 커쇼는 밀워키 타선을 맞아 3이닝 6피안타 5실점 4자책으로 부진했다. 특히 3회 불펜 투수 브랜든 우드러프에게 동점 홈런을 맞은 것이 치명적이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등판하는 두 팀의 2차전은 오는 14일 오전 5시9분에 열릴 예정이다.
 
불펜 투수에게 맞은 동점 홈런, 커쇼의 멘탈을 흔들다
 
 가을야구에서 통산 8승7패4.08을 기록했던 커쇼는 올해도 가을야구 두 번째 등판을 망치고 말았다.

가을야구에서 통산 8승7패4.08을 기록했던 커쇼는 올해도 가을야구 두 번째 등판을 망치고 말았다. ⓒ MLB.com 화면 캡처

 류현진이 부상 복귀 후 믿을 수 없는 활약을 펼치고 커쇼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시즌을 보내면서 디비전시리즈 1차전 선발로 류현진이 등판했지만 다저스의 에이스는 누가 뭐래도 커쇼다. 커쇼는 2011년부터 작년까지 7년 동안 정규 시즌 MVP 1회, 사이영상 3회, 다승과 탈삼진왕 각 3회, 평균자책점왕 5회를 기록했다. 이 기간 동안 커쇼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에서 5위 밖으로 밀려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디비전시리즈 2차전 등판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던 커쇼는 밀워키와의 챔피언십시리즈에서도 1차전 선발로 낙점됐다. 이에 맞서는 밀워키는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해 5경기에서 3승2.13으로 호투했던 좌완 지오 곤잘레스를 내세웠다. 곤잘레스는 2012년 21승을 기록하며 다승왕에 오르기도 했지만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는 첫 등판이다.

곤잘레스가 1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것과 달리 커쇼는 1회부터 무사2루의 위기를 내줬다. 하지만 커쇼는 노련한 투구로 후속 타자들을 삼진과 땅볼 2개로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고 다저스는 2회 선두 타자 매니 마차도의 솔로 홈런에 힘입어 선취점을 뽑았다. 곤잘레스가 선취점을 내주자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은 3회부터 투수를 우드러프로 교체하며 일찌감치 불펜 물량공세를 시작했다.

커쇼는 3회 선두 타자로 나온 불펜 투수 우드러프에게 동점 홈런을 허용했다. 빅리그 가을야구 역사에서 불펜 투수가 홈런을 친 것은 통산 3번째. 멘탈이 흔들린 커쇼는 이어진 1사 만루에서 헤르난 페레즈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고 4회에는 안타 2개와 볼넷, 좌익수 크리스 테일러의 실책으로 추가 2실점했다. 결국 커쇼는 4회 아웃카운트를 한 개도 잡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 왔고 밀워키는 4회에만 3점을 뽑으며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 지었다.

밀워키는 5회부터 '좌타 킬러' 조쉬 헤이더가 등판해 삼진 4개를 곁들이며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밀워키는 7회말 헤수스 아길라의 솔로 홈런으로 스코어를 6-1까지 벌렸지만 다저스도 8회 마차도와 맷 켐프의 적시타로 3점을 추격했다. 다저스는 9회에도 테일러의 3루타로 한 점차까지 추격에 성공했지만 저스틴 터너가 삼진으로 물러나며 역전에 실패하고 경기를 내줬다.

다저스는 6~7회까지 선발 투수가 리드를 잡아야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 밀워키가 워낙 강력한 불펜진을 거느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차전에서는 믿었던 커쇼가 다시 한 번 '가을 공포증'에 시달리며 조기 강판됐고 너무 일찍 경기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다저스로서는 8회 추격전을 통해 밀워키의 필승조를 모두 끌어 올린 것이 위안거리였다. 분명한 사실은 1차전 패배로 인해 2차전 선발로 예정된 류현진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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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밀워키 브루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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