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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하는 김명수 대법원장 김명수 대법원장이 10일 오전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인사말하는 김명수 대법원장 김명수 대법원장이 10일 오전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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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각급 법원의 공보관실 운영비로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수사하는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김명수 현 대법원장도 공보비를 현금으로 받았다며 문제 삼고 나섰다. 과연 김 대법원장도 '법원행정처 비자금'을 받았을까.

지난 10일 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아래 법사위)의 대법원 오전 국정감사에서 김 대법원장을 공보관실 운영비로 집중 공격했다. 김도읍 자유한국당 의원은 2016년, 2017년 전국 28개 법원 중 김 대법원장이 춘천지방법원장 재임 시절 1450만 원, 안철상 법원행정처장이 대전지방법원장 재직 당시 2300만 원 등 법원장 7명이 공보관실 운영비를 현금으로 수령했다는 법원행정처 자료를 공개했다.

그런데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의혹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 검사)이 수사하고 있는 '행정처 비자금'은 2015년 예산이다. 그해 대법원은 처음으로 '각급 법원공보관실 운영비' 3억 5000만 원을 편성, 80%에 해당하는 2억 7200만 원을 각급 법원으로 내려보냈다.

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은 전액을 회수했다. 이후 그는 2015년 3월 전라남도 여수에서 열린 전국법원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에게 적게는 1100만 원, 많게는 2400만 원을 현금 5만원권으로 직접 나눠줬다.

법원장들에게 직접 '꽂아준' 2015년 예산

2016년부터는 전달방식이 달라졌다. 검찰에 따르면, 담당 예산관이 당시 이민걸 기획조정실장에게 "이 방식은 너무 위험하다"고 지적하자 법원행정처는 2016년 공보비의 90%를, 2017년에는 92%를 각급 법원으로 내려보내 직접 사용하게 했다. 반면 법원은 '개인(법원장)에게 매월 현금으로 정액 지급하면 예산 집행지침 위반'이라는 감사원 지적에 따랐다고 해명한다.

그러나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공보 예산이라는 목적과 현금으로 지급된 방식은 같다. 예산 항목 또한 동일했다. 다만 2015년 예산이 문제가 되는 까닭은 일선 법원의 공보비가 일부 고위 판사들의 '활동비'로 사용됐다는 정황이 나왔기 때문이다.

박 처장은 2015년 3월 간담회에서 법원장들에게 이 예산을 나눠주며 "법원장들 활동비로 사용하라"고 말했다. 임 전 차장 역시 간담회가 끝난 뒤 법원장들에게 공문을 보내 "법원장들 활동비를 위한 비용이니 공보 담당자들에게 돌려줄 필요가 없다"고 알렸다.

2015년 하반기 행정처 문건에는 "3월에 '대법원장 격려금'을 이미 지급했기 때문에 법원장들에게 따로 격려금을 주지 말자"라는 취지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관련 기사 : 비자금 의혹 예산, '양승태 격려금'으로 풀었다).
  
검찰은 양승태 대법원이 공보 예산을 편성 목적과 다르게 양 전 대법원장의 숙원 사업이었던 상고법원 로비에 사용했다고 보고 있다. 그뿐 아니라 2015년 법원장들에게 주고 남은 공보비 7800만 원(전체 20%)을 고위 법관 9명이 법원행정처 재무담당관실 지출담당 계장 명의로 만든 통장에 넣어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 2016년 예산 받았지만...

그러나 김 대법원장도 완전히 자유로운 건 아니다. 관련자 진술 등 검찰 수사로 2015년 예산의 문제점은 드러나고 있지만, 2016년과 2017년 예산에 관해서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김 대법원장이 공보비를 목적에 맞게 사용했는지 아닌지는 용처가 불분명해 알 수 없는 상태다. 법원이 2015년~2017년 공보비 예산을 현금성이라는 이유로 증빙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대법원장은 국정감사 마무리 발언을 통해 "당시 예산 운영 안내에서 증빙 서류로 소명하라는 지침이 없었다"라며 "(문제가 제기된) 2016년 관내 4개 지원장에게 지급된 총 100만 원에 관한 자료는 있지만, 그 외에는 증빙 자료를 제출할 수 없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김 대법원장은 '별도의 절차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법원행정처 안내에 따라, 법원의 공보·홍보 활동 관련 경비로 수석부장판사, 공보관 등과 함께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증빙 없이 현금을 사용하는 것이 예산회계준칙상 문제점이 있다는 위원님들의 지적에 송구하다"라고 덧붙였다.

안철상 처장 또한 "커피·생수를 산 것까지 밝힐 수 없다. 현금성 경비라는 건 당연히 현금으로 나오기 때문에 현금으로 수급받을 수밖에 없다"라며 "당국(감사원)에서 문제가 있다고 해 2018년에는 카드로 사용하게 했고, 그것도 부적당하다고 해서 2019년 예산에서는 폐지했다"라고 해명했다.

검찰 "확인할 부분은 확인할 것"

정리를 하면, 우선 비자금 의혹이 제기된 2015년 예산과 김 대법원장이 수령한 2016~2017년은 같은 목적으로 편성된 예산이다. 2015년 예산을 법원장들의 활동비로 유용했다면 이후에도 그렇게 썼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2015년 예산은 법원행정처가 각급 지방법원의 예산을 회수해 법원장들에게 직접 배포했고, 2016년과 2017년에는 각급 법원이 예산을 직접 집행했다는 것은 차이다. 이 때문에 2015년에는 예산의 '현금화' 과정에서 공문서위조 등의 문제가 있었지만 그 이후에는 그런 문제가 있지는 않다. 

결국 규명돼야 할 것은 자금의 용처다. 검찰은 2015년 예산과 2016년, 2017년 예산은 양상이 다르다면서도 필요한 경우 확인해보겠다는 입장이다. 2016년 이후에는 각 법원이 직접 공보비로 사용했다고 주장하지만, 증빙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용 내역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2015년 예산은 비자금으로 됐다고 보이나, 2016년과 2017년은 양상이 조금 다르다"면서 "그러나 확인할 부분은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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