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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만보'는 마포구고용복지지원센터의 '마포마을여행플랫폼 구축사업단'에서 진행하는 공정한 마을여행 상품입니다. 마포마을여행플랫폼 구축사업단은 마포구와 마포구 고용복지지원센터가 서울시와 함께 2017년 10월에 시작한 사업으로, 마포의 새로운 관광생태계 조성을 위한 다양한 분야를 개척하고 있습니다. - 기자 주
 
 공덕역 1번출구 늘장 입구
 공덕역 1번출구 늘장 입구
ⓒ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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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가 땅을 적시는 금요일 오후, 공덕역으로 향했다. 마포만보 공정여행 사전답사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마포만보는 마포 지역의 관광자원을 마을활동가와 주민들이 직접 발굴해 만든 마포구 마을여행 플랫폼이다.

지금까지 총 11개의 마포마을여행 상품이 개발되었고 이중 마포구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는 상품도 있다. 마포구 지역화폐 '모아'를 사용하는 '망원동 모아보기' 투어와 염리동 사회적경제공동체를 탐방하는 '더불어 염리' 투어이다. 이날 우리가 참여한 투어는 마포구의 옛 모습과 재개발로 만들어진 빌딩 숲이 한 블록 차이로 뒤섞여 있는 염리동의 '더불어 염리'였다.

"오늘 여러분이 참여하실 투어 이름은 '더불어 염리'입니다. 마포구의 구도심이 개발세력과 어떻게 함께 더불어 살 수 있을지 고민해볼 수 있는 투어이기 때문에 더불어 염리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오세명 마을해설사

서울의 26번째 자치구를 선언하다 '늘장'
 
 오세명 마을해설사가 염리동 지도를 펼쳐보이고 있다.
 오세명 마을해설사가 염리동 지도를 펼쳐보이고 있다.
ⓒ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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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처음 향한 곳은 경의선 폐선부지에 만들어진 '늘장'이었다. '늘 열려있는 시민들을 위한 상설시장'이라는 뜻의 늘장은 2013년 처음 시작됐다. 경의선이 지하로 들어가면서 빈 땅이 생겼다. 이 땅에 시민들이 모여 플리마켓을 열었다. 자발적으로 모이는 시민들이 점점 늘어나자 늘장은 하나의 커뮤니티가 되었다.

입소문이 점점 퍼지자 임대료 상승으로 쫓겨난 상인들, 오갈 데 없는 예술가들, 거리의 노점상들도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 이에 더해 한때는 '마포구 내 공동 거점 공간 활용을 통한 사회적경제 활성화 및 생태계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마포구 사회적경제 허브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런데 우리가 찾은 늘장 공간은 휑하고 허름한 모습이었다. 그 사이 늘장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본디 늘장 공간은 한국철도시설공단 소유지로 철도시설공단이 서울시와 협약을 맺고 공간을 임대했다. 마포구는 늘장협동조합에 공간 운영을 위탁했다. 하지만 철도시설공단과 마포구가 늘장 공간의 개발사업을 추진했다. 이에 문화연대 등 시민단체들은 '경의선공유지시민행동'을 만들어 공간을 지키고 있다.

어떻게 보면 불법점거일 수도 있지만 경의선 지하화로 생긴 국유지를 모든 시민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유지로 만들고자 하는 활동이라는 게 경의선공유지시민행동의 입장이다.

"더는 이런 국유지가 새롭게 개발되는 것이 아니라 늘장과 같이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이 공간은 여러분도 누구나 활용하실 수 있어요. 여기서 바자회를 해도 되고 워크숍을 해도 좋아요. 늘장 SNS를 통해 소식을 살펴보실 수 있으니 저희가 궁금하다면 경의선공유지시민행동을 검색해보세요." - 미어캣 경의선공유지시민행동 활동가

이들은 지난 3월에는 서울 26번째 자치구를 선언했고 구청장도 있다. 실제로 서울 내 재개발로 쫓겨난 시민들도 이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우리가 늘장 여기저기를 둘러보고 있을 때 늘장에서 살고 있는 주민등록 말소자 이희성 씨가 어디선가 나타났다. 이희성 씨는 성동구 행당6구역 재개발로 인해 거주불명에 의한 주민등록 말소자가 되었다. 이후 '도시난민 희성씨'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주거 문제를 알리고 있다.

시민자산화프로젝트 꿈꾸는 카페 '나무그늘 협동조합'
 
 나무그늘 협동조합의 조합원 이름으로 만든 나무 명패
 나무그늘 협동조합의 조합원 이름으로 만든 나무 명패
ⓒ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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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장을 한 바퀴 둘러본 우리는 경의선 숲길을 지나 마포구 지역화폐 '모아'( ☞ 지역화폐 모아 이야기)를 사용할 수 있는 동네 상점으로 향했다. 동네마다 프랜차이즈 가게들이 들어서는 요즘이지만 아직 염리동 골목골목엔 동네 카페와 빵집 등이 남아있었다. 모아로 산 커피 원두와 빵을 한 손에 들고 비를 피해 찾은 곳은 나무그늘 협동조합. 언뜻 보기엔 평범한 카페 같지만 자세히 보면 나무그늘 협동조합만의 개성이 드러나는 공간이었다.

나무그늘 협동조합에서 음료뿐 아니라 근처 통닭집 치킨을 시켜 먹을 수도 있고, 인근의 파파이스에서 피자를 주문하면 생맥주 1잔이 무료로 제공된다. 주변 상권과의 상생을 위한 아이디어다. 이뿐만이 아니다. 나무그늘협동조합 안에는 마포구 고용복지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희망키움샵도 함께다. 희망키움샵은 사회적경제 제품을 모아서 숍인숍 형태로 전시하고 판매하는 공간이다.

"나무그늘 협동조합은 2011년에 처음 생겼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여러 가지 활동을 이전부터 해왔지만, 어느 순간 지역주민과 만나는 플랫폼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누구든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카페 공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카페 공간을 운영하면서 중간에 임대료 상승으로 쫓겨나기도 했지만 젊은 분들이 꾸준히 협동조합에 가입하고 있어요. 친구 소개로 오기도 하고 동네로 이사 와서 가입하는 분도 있고요." -나무그늘 협동조합 정종현 이사장
 
 나무그늘협동조합 정종현 이사장
 나무그늘협동조합 정종현 이사장
ⓒ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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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나무그늘협동조합의 조합원은 220여 명. 정종현 이사장은 '이 공간 자체가 조합원 모두의 것이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자유롭게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조합원이 원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을 듣고 보니 이미 그렇게 된 것 같았다.
  
"요즘 생각하는 것은 시민자산화프로젝트입니다. 우리가 건물주가 되면 임대료 때문에 쫓겨날 일이 없죠. 개인이 건물주가 되는 게 아니라 조합 소유의, 시민 공동소유의 건물을 만들어서 우리가 입주해보고 싶습니다, 36.6도씨의료생활협동조합, 홍우주사회적협동조합 등 함께 하는 협동조합들이 있습니다."

주민 갈등 치유하는 마을기업 '솔트카페'
 
 마을기업 솔트카페 이성재 대표이사가 마포만보 '더불어 염리' 투어 참가자들에게 솔트카페와 염리동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마을기업 솔트카페 이성재 대표이사가 마포만보 "더불어 염리" 투어 참가자들에게 솔트카페와 염리동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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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만보 투어의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염리동 주민센터 2층에 자리한 마을기업 솔트카페다. 솔트카페는 원래 전남 영광 등에서 생산한 천일염을 서울시에 유통·판매하는 사업으로 시작한 마을기업이지만 소금 판매만으론 사업 유지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2012년부터 카페를 시작했다. 행정안전부 마을기업으로 선정돼 정부와 마포구의 지원을 받아 70㎡ 규모의 카페를 차릴 수 있었다. 현재 솔트카페는 마을기업 지원보조금이 끊긴 뒤에도 카페 수익만으로 꾸준히 운영을 유지하고 있는 탄탄한 마을기업이다.
  
염리동 투어를 마치며 이성재 대표이사에게 마을기업을 운영하면서 가장 보람찼던 순간은 언제였느냐고 물었다. 이 대표이사에 따르면 염리동 재개발 때 재개발 찬성파와 반대파가 갈려 지역 주민 간 갈등이 컸다고 한다. 한동안 서로 말도 섞지 않을 정도였다고 하니 갈등의 정도가 얼마나 극심했는지 짐작이 간다.

그런데 솔트카페가 마을 사랑방 역할을 하며 공동체가 형성되고 주민들이 같이 일도 하면서 갈등이 치유되었다고 한다. 솔트카페는 마을기업의 공동체성을 통해 마을의 갈등을 치유하는 좋은 사례를 보여주었다.
  
'더불어 염리' 투어를 통해 재개발 지역의 젠트리피케이션 문제를 마주하는 것뿐만 아니라 젠트리피케이션을 극복하거나 젠트리피케이션에서 벗어나는 법, 젠트리피케이션을 피하는 법에 대한 힌트를 얻은 것 같았다. 사회적경제라는 이름으로 뭉친 주민들의 다양한 활동들, 공동체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번 마을 여행을 통해 공동체의 힘을 다시 한번 느꼈다.

마포만보 투어 신청은 마포구고용복지지원센터 마포마을여행구축사업단(전화 070-4235-0662)을 통해 할 수 있으며 더 자세한 정보는 마포만보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마포마을여행플랫폼구축사업단 이선이 프로젝트 매니저는 "마포만보는 특별한 경험과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여행"이라며 "지역 주민과 여행자가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마포만보에 많은 분들이 참여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 변지은(사회적경제 청년혁신활동가)
사진. 하정연(사회적경제 청년혁신활동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공식 블로그 '세모편지(https://sehub.blog.me/)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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