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국가대표팀 감독이 우루과이전에서 다시 한 번 모의고사를 치른다.

파울루 벤투 국가대표팀 감독이 우루과이전에서 다시 한 번 모의고사를 치른다. ⓒ 대한축구협회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 한국 축구가 다시금 부활의 날갯짓을 펴고 있다. 지난 9월 본격적으로 항해를 시작한 벤투호가 한 달 만에 재소집했다. 10월 A매치 2연전을 통해 전력 담금질에 돌입한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오는 12일 우루과이(서울월드컵경기장), 16일 파나마(천안종합운동장)과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한국은 지난 9월 A매치 2연전에서 코스타리카에 2-0으로 승리했고, 칠레와 0-0으로 비겨 1승 1무를 기록했다. 특히 이번에 상대할 우루과이(FIFA 랭킹 5위)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르는 등 남미의 대표적인 강호로 손꼽힌다.

내년 1월 열리는 2019 AFC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선언한 벤투 감독은 우루과이 같은 강팀과의 모의고사를 통해 현 대표팀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전술을 점검할 절호의 기회다.

세밀하게 가다듬어야 할 후방 빌드업

한국은 전통적으로 우루과이에 매우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터프하면서도 강한 압박과 개인 기술을 겸비한 우루과이는 역대전적에서 한국에 6승 1무로 크게 앞서 있다. 스쿼드도 화려하다. 유럽 빅리그에서 활약 중인 에딘손 카바니, 루카스 토레이라, 디에고 고딘, 마티아스 베시노, 로드리고 벤탄쿠르 등이 한국을 찾았다.

지난 9월 A매치에서 드러난 벤투 감독 전술의 가장 큰 특징은 좌우 측면 공간 활용과 후방 빌드업이다. 특히 무의미하게 롱패스를 시도하는 대신 골키퍼부터 짧은 패스를 통해 중원까지 전진하는데 큰 초점을 뒀다.

그리고 2선 공격수들의 위치는 높은 지점까지 형성됐다. 좌우 풀백의 적극적인 오버래핑도 마찬가지였다. 이는 상대 수비 라인의 전진을 억제시키는 효과를 얻었다. 2선과 3선의 넓어진 간격은 중앙 미드필더 콤비 기성용-정우영이 빠르고 정확한 좌우 오픈 패스 시도를 통해 상쇄했다.

코스타리카전에서는 벤투 감독의 전략이 상당 부분 맞아 떨어졌지만 칠레전에서는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 김진현 골키퍼의 잔실수가 속출했고, 한국 수비수와 미드필더들은 칠레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압박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우루과이의 오스카 타바레스 감독도 터프하고 강한 압박을 강조한다. 중원까지 진출하는 것을 쉽게 내버려두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벤투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우루과이는 강팀이고,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의 색깔을 더 강하게 만들고 우리 스타일을 추구하면서 팀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

시험대 오른 포백 수비-3선 조합

2019 AFC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차지하려면 단단한 수비 조직력과 허리진을 갖추는 게 핵심이다. 벤투 감독은 9월 평가전에서 변화를 크게 가져가지 않았다.

특히 홍철-김영권-장현수-이용 포백 라인과 3선 미드필더 기성용-정우영이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했다. 결과적으로 2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1차적인 소기의 성과는 달성했다.

그래서일까. 벤투 감독은 "수비적인 부분에서는 좋은 장면들을 많이 봤고 빌드업은 충분히 할 수 있다. 수비수들이 좋은 능력을 가지고 있고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다. 수비는 공격보다 수정해야 할 것이 적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칠레전에서는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칠레의 전방 압박에 한국 수비 진영에서 불안한 볼 처리와 어정쩡한 패스로 소유권을 상대에게 넘겨주기 바빴다. 

코스타리카전에서 맹활약한 기성용-정우영 콤비의 위력도 칠레 앞에서는 크게 반감됐다. 코스타리카전과 비교해 시원스러운 좌우 공간으로의 롱패스가 눈에 띄게 감소했으며, 수비상황에서 1차적인 임무인 포백 보호가 다소 미흡했다. 칠레의 빠른 공수 전환과 템포에 따라가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우루과이전 역시 어려운 경기가 예상된다. 우루과이의 전력은 칠레 이상이다. 조직력 극대화를 위해서라면 연속성이 생명이다. 아시안컵까지는 겨우 3개월 남짓이다. 그럼에도 이번에 새롭게 선발한 박주호, 박지수, 이진현 등을 테스트하며 최적의 선수 조합을 찾는게 중요하다.
 
 혹사에 시달리고 있는 손흥민이 10월 A매치 2연전에 나설 예정이다.

혹사에 시달리고 있는 손흥민이 10월 A매치 2연전에 나설 예정이다. ⓒ 대한축구협회


혹사 당한 손흥민 실험할 기회는 단 두 차례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에서 꾸준하게 출전 기회를 잡고 있다. 경기 감각에는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무득점에 익숙해진지 오래다. 올 시즌 공식 대회 8경기 연속 무득점이다. 지난 시즌까지 확대하면 무려 18경기 동안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다.

손흥민의 혹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종료 후 2018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했고, 곧바로 토트넘 프리시즌에 합류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이어 다시 영국으로 돌아와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을 소화한 뒤 곧바로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위해 인도네시아행 비행기에 올랐다. 그리고 9월 A매치 2경기를 한국에서 소화했다.

손흥민의 부진은 예견된 수순이었을 지도 모른다. 지난 시즌 보여준 역동성과 특유의 강력한 슈팅력이 사라졌다. 슈팅에 대한 자신감을 잃은 탓인지 오픈 찬스에서 욕심을 부리지 않고, 동료들에게 패스하는 횟수가 증가했다.

벤투호에서 손흥민은 단연 에이스이자 팀의 핵심이다. 벤투 감독은 공격진에서 유일하게 손흥민에게 높은 자유도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손흥민은 11월 A매치 2경기, 2019 아시안컵 조별리그 1, 2차전에 결장할 예정이다. 아시안게임 출전을 위해 이미 토트넘과 합의를 본 사항이다.

그래서 벤투 감독이 손흥민과 호흡을 맞출 기회는 이번 10월 A매치 2경기가 마지막이다. 손흥민 활용법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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